케디라 결승골로 3-2 승리..2회 연속 3위

(서울=연합뉴스) `전차군단' 독일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2회 연속 3위를 달성하며 대회를 마쳤다.

독일은 11일(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4위 결정전에서 2-2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37분 자미 케디라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를 3-2로 힘겹게 물리쳤다.

이로써 독일은 자국에서 개최됐던 2006년 대회에 이어 월드컵 2회 연속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무적함대' 스페인과 준결승 대결에서 0-1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독일은 1970년 멕시코 대회 3-4위전에서 우루과이를 1-0으로 제압한 데 이어 50년 만의 리턴매치에서도 승리했다.

반면 남미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우루과이는 4강에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에 덜미를 잡힌 데 이어 독일의 벽에 막혔다. 두 차례(1930년, 1950년) 우승했던 우루과이는 독일과 맞붙었던 1970년 멕시코 대회에 이어 40년 만의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한 토마스 뮐러(독일)와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은 각각 5골로 다비드 비야(스페인),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네덜란드)와 득점 부문 공동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독일은 통산 개인 최다골(15골.호나우두)에 한 골차로 접근했던 미로슬라프 클로제(14골)가 허리 부상 여파로 빠져 카카우가 최전방 원톱을 맡았다. 또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와 `캡틴' 수비수 필립 람, 주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대신 마르첼 얀센과 데니스 아오고, 한스외르크 부트가 대신 자리를 메웠다. 스페인과 4강에서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던 뮐러가 선발 출격했다.

이에 맞선 우루과이는 네덜란드와 4강전 때 출장하지 못했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포를란의 투톱 파트너로 복귀하고 무릎 부상과 경고 누적 여파로 4강전에 결장했던 중앙수비수 디에고 루가노와 풀백 호르헤 푸실레가 포백 수비진에서 호흡을 맞췄다.

독일이 출발이 불안했으나 신.구 및 공.수 조화를 앞세워 득점포를 먼저 가동했다.

A매치에 데뷔한 수비수 아오고가 경기 시작 4분 만에 수비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고 1분 뒤 자기 진영 프리킥 상황에서 카카우가 핸드볼 파울로 경고를 받았다. 우루과이는 아크 오른쪽 프리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포를란이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공이 왼쪽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전반 9분에는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메수트 외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은 아르네 프리드리히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때려 아쉬움을 남겼다.

`골대 불운'에 가슴을 쳤던 독일이 전반 19분 선제골을 뽑았고 뮐러가 해결사로 나섰다.

람 대신 주장 완장을 찬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가 중앙 미드필더 지역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리자 우루과이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가까스로 펀칭해냈다. 이를 놓치지 않은 독일의 공격수 뮐러가 오른쪽 골지역으로 달려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뮐러는 5골로 득점 부문 공동 선두로 나서며 이번 대회 신인왕을 예약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우루과이가 역습 한 방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우루과이는 전반 28분 오른쪽 하프라인 부근에서 디에고 페레스가 태클로 슈바인스타이거의 공을 가로챈 뒤 수아레스에게 찔러줬다. 수아레스의 전진패스를 이어받은 에딘손 카바니가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골문을 갈라 1-1을 만들었다. 카바니는 귀중한 동점포로 월드컵 데뷔골을 신고했다.

양팀은 빗줄기가 굵어진 전반 막판 절호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전반 42분 수아레스가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골키퍼와 1대 1로 마주했지만 오른발 슈팅은 반대편 골대를 비켜갔다.

독일도 1분 후 상대 수비수 루가노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왼쪽 프리킥 찬스에서 슈바인스타이거의 슈팅이 루가노의 머리를 맞고 굴절됐다.

후반 들어 공격 주도권을 쥔 우루과이는 후반 6분 포를란의 역전골로 승부를 2-1로 뒤집었다. 포를란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에히디오 아레발로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문을 꿰뚫었다. 5골로 득점 부문 공동 1위가 된 포를란은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인 골든볼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독일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독일은 후반 11분 제롬 보아텡이 오른쪽 후방에서 반대편으로 길게 전진 패스를 해주자 왼쪽 골지역에 도사리던 얀센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면서 골네트를 출렁여 다시 2-2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토너먼트의 강자' 독일이 강한 뒷심을 발휘했고 미드필더 케디라가 머리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독일은 후반 37분 오른발 코너킥 찬스에서 외질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줬다. 프리드리히가 걷어올렸고 공이 우루과이 수비수 루가노의 오른발을 맞고 살짝 떴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케디라가 달려들며 헤딩슛을 내리꽂았다. 골키퍼 무슬레라가 손을 뻗어봤지만 공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독일의 승리를 확정하는 천금 같은 결승골이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3-4위전 패배를 설욕하려던 우루과이는 후반 추가 시간에 포를란의 강력한 프리킥마저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면서 결국 50년 만의 4위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