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탈해왕이 어느 3월 밤 금성 서쪽에 위치한 시림 가운데 닭 우는 소리에 신하를 보내어 자초지경을 알아보게 했더니 나뭇가지에 걸린 금궤를 보고 흰닭이 울고 있었던 것이다.
그 금궤 안에서 사내아이가 나왔고 그 아이는 금궤에서 나왔다 하여 김씨 성을 가지게 됐다. 아이를 발견한 시림은 계림으로 명칭이 바뀌게 됐다. 조선의 조속(趙涑, 1595~1668)의 ‘금궤도(金櫃圖)’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만날 수 있다.
예부터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다 제일 처음 동쪽 해와 인사를 나누는 닭. 우리 선조들은 닭을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여명의 상징으로 조명했고 이는 여러 화폭의 소재로 우리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조선 후기 활동한 변상벽(卞相璧)은 도화서의 화원 화가로 영모‧인물초상 등을 잘 그렸다. 특히 동물에 대한 애정과 면밀한 관찰력으로 세밀한 묘사가 일품인데 그 중 고양이를 잘 그린다 하여 ‘변고양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또 변상벽의 그림 중에는 ‘닭’을 소제로 삼은 작품도 상당한데 ‘병아리를 거느린 암‧수탉’에선 윤기 나는 까만 털은 좌우 대칭을 이루고 목털은 잔뜩 부풀려 위풍당당한 수탉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더불어 변상벽의 ‘계자도(鷄子圖)’에서는 어미 닭과 병아리들의 정겨운 모습이 담겨 있다. 작품은 아기자기한 병아리들과 먹이를 챙기는 어미 닭을 통해 진한 모성애를 전달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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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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