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속의 메마른 가지 위 까치 (자료제공: 국립광주박물관)
◆ 자연의 새, 봄을 부르다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고대부터 우리 민족과 친근했던 야생조류 까치. 참새목 까마귀과에 속하는 까치는 한자어로 작(鵲), 희작(喜鵲)‧신녀(神女)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까치 소리에 배에 실려 내려온 궤를 열었더니 한 사내아이가 있었는데 이 아이가 훗날 탈해왕이라는 신화가 등장한다. 이때부터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새로 인식되어 왔다.

까치는 일반적으로 매화나무를 배경으로 그려지는데, 매화는 봄에 가장 빨리 피는 꽃으로 까치는 봄의 전령사로도 불려진다.

메마른 매화가지 위에 기품 있게 앉은 까치를 그린 조속의 ‘노수서작도(老樹棲鵲圖)’.

조속은 영모와 더불어 매화나무를 잘 그렸던 인물이다. 매화가지를 매초(梅梢)라고 부르는데, 매초는 눈초리를 뜻하는 미초(眉梢)와 음이 같다. 이에 매화가지 위에 까치는 기쁜 일이 생기면 즐거움이 눈썹까지 올라온다는 희상미초(喜上眉梢)를 의미한다.

◆ 물가의 새, 마음을 울리다

맑고 청아한 물소리는 인간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신기한 마법을 부린다.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에 상쾌한 기분을 들기도 하고, 빗소리에 가슴이 울리듯 물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처럼 새도 물을 좋아하고 서식하는데 특히 물총새와 같은 물총새과인 호반새는 비를 좋아해 수연조(水戀鳥)란 별명을 지녔다.

물총새가 옛 문헌에는 비취새, 우리말로는 쇠새로 불렸다.

<화원별집>에 수록된 심사정(沈師正)의 화조화 중 ‘홍련과 물총새’는 먹이를 물기 위해 연못을 향해 힘차게 내려오는 찰나를 화폭에 담았다. 작은 몸에 머리가 크고 길쭉한 부리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물총새는 여름 철새이다. 물고기 잡는 솜씨가 워낙 탁월해 영어 이름은 ‘Kingfisher’라고 한다.

그림에서는 연꽃과 갈대가 함께 피어있는 연못 위로 물총새 한 마리가 날아오르는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부드럽게 먹을 써 연잎을 면으로 능숙하게 표현하고, 연꽃에 붉은 빛깔은 은은히 표현돼 수묵화 감각을 바탕으로 담담한 채색의 단아한 멋을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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