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주최한 제95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5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일본 사죄·배상 촉구

“(일본대사관 앞에) 왜 나올까요? 저기서 좋은 소식이 나올까 해서입니다. 한 번도 내다보지도 않지만 혹시나 회개하고 좋은 소식 전해줄까 해서 나오죠.”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3) 할머니가 5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올해 처음으로 열린 제95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같이 말하고 일본의 사죄와 법적배상을 촉구했다.

길 할머니는 “일본은 할머니들 마음에 더는 상처주지 말고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 있을 때 사죄를 하든지 배상을 해야 한다”고 외쳤다.

할머니는 또 “평생 세상에서 사람 같이 살지 못하게 해놓고 사죄 한마디 안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우리가 다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조금밖에 안 남았으니 이번 해를 넘기지 말고 좋은 소식 전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잇따라 별세함에 따라 이날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은 깊은 애도의 뜻을 담아 묵념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이제 할머니들이 국내 70분과 해외 8분 총 78분 살아계신다”며 “대부분 병원에 계시거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또 “할머니들이 끝까지 놓지 못하는 것은 진실을 바로 세우고 생전에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정부가 더는 이 문제를 미루지 않고 앞장설 수 있도록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수요시위에 함께한 한국노총 서울특별시지역본부 여성위원회 이수진 위원장은 “추운 날씨에 두 분의 할머니가 운명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역사를 바로 세우고 여성 인권을 위해 애쓰는 할머니들을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윤주휘(18, 정신여고 2학년) 학생은 “최근에서야 수요시위를 알게 됐다. 학생들이 이 집회가 있는 것조차 대부분 알지 못한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할머니들이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3일과 지난달 31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기선(88) 할머니와 정윤홍(91) 할머니가 노환으로 잇따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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