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설로 인해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시금치 등 농작물이 눈에 파묻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병이 나 앓아 누울 지경이에요. 40여 동의 비닐하우스가 1~2동만 남고 눈 때문에 다 무너졌으니…”

포항시 남구 청림동에서 시금치 등을 재배하는 송모(62, 남, 청림동) 씨는 이 말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비닐하우스의 상당수는 눈으로 입구가 파묻혀 들어갈 수 없었고, 발을 내딛기도 힘든 실정이다.

지난 3일 경북 포항엔 폭설이 쏟아져 동해면 52cm, 오천읍 48cm, 연일읍 36cm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폭설로 남구 일대는 경북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시금치 등 농작물의 피해가 컸다. 비닐하우스 2700여 동이 무너지고, 농가들은 수십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곳은 또 골목마다 눈으로 뒤덮여 있어 차도 지나갈 수 없는 길이 돼버렸다. 주민들은 집 앞에 쌓인 눈을 손수 치워보지만 많은 양의 눈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걸어 다니기에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가 움직일 수 없어 3일째 화물차 운전을 하지 못했다는 한 주민은 제설작업이 빨리 이뤄지길 바랐다.

피해지역 주민 김연곤(68, 남, 청림동) 씨는 “어제부터 집 마당에 쌓인 눈을 치웠지만 끝도 없다”며 “눈 때문에 차가 꼼짝도 못해 오전엔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갔다 왔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지난 3일부터 공무원, 포항 해병사단 등 2000여 명의 인력과 400여 대의 중장비를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도로 곳곳은 10cm 정도 두께의 얼음이 얼어 차량들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한편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폭설피해를 입은 농가에 생계지원비와 비닐하우스 복구지원비 등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5일 포항 남구지역 주민들은 10~20cm 두께에 달하는 얼음이 뒤덮힌 골목길을 차가 다니도록 삽으로 치우느라 여념이 없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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