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체장애를 딛고 당당히 졸업하는 고강민(왼쪽) 학생과 그를 도와 함께 학교생활을 했던 곽준영(오른쪽) 학생 (사진제공: 계명대)

“긍정적 사고가 최고의 무기”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졸업시즌을 맞아 각 대학에선 학위수여식이 한창이다. 이 가운데 1급 지체장애를 딛고 수석으로 졸업하는 고강민(23) 학생의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계명대 컴퓨터공학과 고강민 학생은 지난 15일 계명대 공학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공과대학 수석으로 당당히 졸업했다.

고강민 씨는 “4년의 대학생활 동안 아버지와 어머니가 통학을 도와주셨고 학교 수업은 같은 과 도우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공부했다”고 전했다. 쉽지 않은 대학생활 속에서도 그는 전체 8개 학기 중 5개 학기 성적이 4.5점 만점으로 줄곧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근육세포가 점차 퇴화되고 몸에 힘이 빠지면서 사지를 못 쓰게 돼 사망에까지 이르는 병으로 알려진 근이양증 판정을 받았다. 보통 이 병에 걸리면 대부분 20대를 넘기지 못하는 불치성 질환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껏 병과 장애에 대해 한 번도 낙심하지 않았다”며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게 되면서 그는 컴퓨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정보처리기능사 컴퓨터 자격증을 땄을 정도로 컴퓨터 공부에 열심을 다 했다. 또 중․고교 시절 성적도 늘 전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고 한다.

그의 도우미 역할을 했던 곽준영 학생은 “정말 공부 욕심이 많은 친구고 사교성도 좋아 학과 선후배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며 “긍정적인 사고가 강민이의 가장 큰 무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휴대폰 메인 화면의 ‘이지 컴, 이지 고(Easy come, Easy go)’라는 문구도 밝은 성격을 가진 친구라는 걸 말해 준다. 그는 “제 좌우명인데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뜻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나에게 좌절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앞으로 고강민 학생은 계명대 대학원 컴퓨터공학과를 진학해 컴퓨터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공부를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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