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부산시 중구종합사회복지관을 찾은 KTX 부산지사 승무원들이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라드린 뒤 안마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너울가지’, 어버이날 맞아 복지관서 봉사활동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코레일관광개발(대표이사 길기연) 부산지사 승무원이 부산시 중구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어버이날을 나흘 앞두고 독거노인들을 위한 효 나눔 행사를 펼치기 위해서다.

4일 오전 부산시 중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어르신에게 점심을 대접하기 위한 식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지난 1일부터 새롭게 바뀐 파란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들은 복지관을 찾을 어르신들을 맞이하기 위해 선물을 포장하거나 요리를 준비하기에 바빴다. 복지관 부엌에서는 승무원들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야채와 어묵을 다듬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난 2007년부터 ‘너울가지’라는 봉사단을 만들어서 행사를 하고 있어요. 매달마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복지관을 통해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KTX와 새마을호 승무원 20여 명으로 구성된 ‘너울가지’ 봉사단 이수권(33) 단장은 모임의 성격을 얘기하며 이같이 전했다. 이 단장은 “이전에는 동구 쪽에서 행사를 해오다가 3년 전부터 매해 어버이날이면 중구로 봉사를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오전 11시. 어버이날 효 나눔 잔치에 초청된 어르신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허리가 90도 가까이 굽은 한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버스로 한 정거장이 넘는 길을 걸어왔다. 다른 할머니는 꽃무늬 모자를 쓰고, 평소 잘 안하던 화장까지 하고 나왔다. 며느리 같은 승무원들이 작년 약속대로 어버이날에 앞서 자신들을 보러 와 준다는 기쁨에서였다.

▲ 승무원 박주은 씨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 김춘자 할머니 ⓒ천지일보(뉴스천지)
50여 명 어르신들이 식당에 들어서자 파란 옷에 날렵한 스카프를 두른 승무원들이 등 뒤로 섰다. “어머니 저희가 카네이션 달아드릴께요.” “아버님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빨간 카네이션이 가슴에 하나 둘 꼽힐 때마다 꽃을 단 어르신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꽃 하나에도 고맙다는 말을 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승무원들은 외려 감동을 받아 어르신의 손을 맞잡고 눈빛을 교환하기도, 어깨를 주물러 드리기도 했다.

승무원들의 따뜻한 마음에 김춘자(78, 중구 보수동) 할머니 눈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KTX 승무원 박주은(29) 씨가 부리나케 달려와 어깨를 토닥거리자 김 할머니는 “너무 고마워서···” 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아들 4명을 모두 외지로 장가보내고 며느리도 많이 뒀지만 어버이 날에 꽃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승무원들이 딸 같아서 더욱 눈물이 났다고 울먹였다.

이를 본 일부 승무원들은 집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났는지 돌아서서 눈물을 훔쳤다. 박주은 씨는 “손을 잡아드리면 어두웠던 어르신들 표정이 금세 밝아져요. 저희가 하는 일이 비록 작은 일이지만 이런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어버이날 봉사활동에 나섰다는 KTX 승무원 강동필(30) 씨는 “저희가 만든 음식과 선물을 받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온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코레일관광개발은 봉사대원들의 자비로 산 삼베패드를 50명의 어르신에게 선물했다. KTX 부산지사 봉사단 ‘너울가지’는 앞으로 기념행사 때마다 다양한 행사로 소외된 이웃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 승무원들이 선물로 준비한 삼베패드를 건네자 어르신이 뿌듯한 표정으로 길을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