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수경(30·왼쪽) 교사와 이명신(46·오른쪽) 원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벽산유치원 이명신 원장ㆍ홍수경 교사의 사제 간 情 눈길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부산 벽산유치원에 경사가 났다. 지난 2009년 유치원 원장인 이명신(46) 씨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장관상을 받은 데 이어 2011년 제30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유치원 교사 홍수경(30) 씨가 같은 상을 받았기 때문.

이 일로 부산진구 가야동에 있는 조그만 유치원 벽 한켠에 장관 표창장이 나란히 걸리게 됐다.

부산시가 제30회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연 13일 오전, 이 원장과 홍 교사는 시종일간 벅차오르는 감격을 주체하지 못해 눈시울을 붉혔다.

“원장님 덕분이에요.”

“아니에요. 수경 씨가 잘해줘서 그래요.”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그들은 누구의 공이랄 것 없이 서로를 챙겼다.

이 원장은 “수경 씨는 지난 8년간 한 유치원에서 지내면서 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처음 왔을 때부터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엄마처럼 대하는 모습에 ‘이 사람 된 사람이다’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경 씨는 아이가 몸이 아파서 유치원에 못 나오면 손수 집까지 찾아가 안부를 묻곤 했다”며 “특히 출산 후 병원에서 만난 수경 씨가 ‘아이를 낳아보니 엄마 마음을 더 잘 알게 돼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칠 수 있겠다’고 말해 매우 감명을 받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홍 교사에 대해 “아이들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주려고 매우 애를 쓰고, 아이가 진급하게 되면 고칠 점들을 꼼꼼히 적어 담당 선생님에게 전달하는 ‘성실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홍 교사의 평소 신념은 ‘내가 맡은 아이만큼은 바른 아이로 키우자’이다. 그런 홍 씨는 평소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평소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라고 싶어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책을 보면서 연구도 해요. 무엇보다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아시는 부모님과 자주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3년 전 5월 15일. 이 원장도 이 자리에서 교과부 장관상을 탔다. 또 상을 받고자 노력한 것도 아닌데 한 유치원에서 수상자가 나온 게 그도 신기하단다.

“제가 상을 받은 것보다 더 기뻐요. 겸손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르게 지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념 촬영을 위해 자세를 취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 원장이 카네이션을 가슴 앞으로 치켜드니 홍 교사가 표창장을 쥔 한 손을 빼 바구니를 든다. 그 사이 이 원장의 손은 홍 교사의 어깨를 감싸 쥐고 있다. ‘그 선생의 그 제자(師傳弟傳)’란 말이 있다면 이럴 때 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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