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번대신에 도로명과 건물번호에 따라 표기된 새도로명주소 표지판. 부산시 연산동 소재 한 주택에 도로명과 건물번호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경찰·우체국 등 공공기관 새길 익히기에 분주
시민 “길 찾기 더 편해져··· 잠깐 불편 감수해야”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부산시가 ‘새도로명주소’ 사업을 시행하고 나선 가운데 새주소가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애초 우려와 달리 각 관공서와 시민의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시민은 토지를 필지로 나눠서 번지를 붙인 ‘지번주소’ 대신에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기준으로 붙인 ‘도로명주소’를 쓴다.

특히 100년 만에 정비된 새도로명주소사업은 도로 폭과 길이에 따라 대로(大路), 로(路), 길로 구분해 이름을 붙여 체계화했다. 또 새로 도입되는 주소는 도로 구간별 시작점에서 종점 방향으로 왼쪽 건물에 홀수 번호, 오른쪽 건물에 짝수 번호를 약 20m 간격으로 부여해 목적지의 경로와 위치를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새도로명주소가 고시된 이후 우체국·경찰서 등에서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산 체신청은 집배원에게 지번과 새주소를 숙지하기 위한 교육을 마쳤고, 부산 경찰은 순찰차에 최신 내비게이션을 설치하는 일을 하고 나섰다.

부산 금정경찰서 관계자는 10일 “민생 치안과 직결된 생활안전계에서는 현장에 나가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바뀐 주소를 익히는 ‘길학습’을 하고 있다”며 “고시 이후부터 출동 시 활용하는 주소 검색 장비에 새주소와 기존 주소를 병기 표기해 대원들이 겪을 혼선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바뀐 주소 때문에 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던 배달 업계도 우려했던 것만큼 큰 불편을 겪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쌀 직판장을 운영하는 하태관(53) 씨는 “손님이 물건을 주문할 때 예전 주소를 알려주기도 하는데 막상 찾아가면 새 주소가 붙어 있어 헷갈릴 때가 있다. 하지만 기존 지리를 잘 알고 있던 터라 크게 불편을 느끼진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오히려 새로운 주소가 건물 바로 다음에 숫자를 예측할 수 있어 찾기 편하다”며 “정착만 된다면 상인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치킨·피자·중화요리 등 음식을 전문적으로 배달하는 상인들도 요즘에는 인터넷 지도와 내비게이션이 발달해 목표지점만 입력하면 장소를 쉽게 찾아 주소 변경에 따른 불편이 덜하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시민 박동숙(53, 동래구 온천3동) 씨는 “50여 년 넘게 알고 있던 주소인데 새롭게 익히려고 하면 불편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선진 주소 체계를 도입한 만큼 길도 찾기 쉬워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새도로명주소는 G20국가에서 사용하는 보편적인 주소체계”라면서 “이 방식이 잘 정착되면 경찰서·소방서 등 응급구조기관의 대응력이 높아지고, 물류비 와 같은 사회 경제적 비용이 줄어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부산시 ‘새도로명주소사업’은 지난 4월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새주소사업 추진실적 기관평가’에서 1위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부산시의 새도로명주소를 알고 싶다면 인터넷 검색창에 ‘새주소’ 또는 ‘도로명주소’를 입력하거나 홈페이지(www.juso.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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