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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안보의식 앞에 잊혀가는 6.25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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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특집기획] “희미한 안보의식 앞에 잊혀가는 6.25 안타깝다”

▲ 전상용(오른쪽) 씨와 조카 전기열(왼쪽) 씨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있는 탱크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병역이행 명가’ 전상용·전기열 씨

 

해마다 6.25가 되면 참전용사 전상용(77) 씨의 눈가에는 눈물이 흐른다. 강원 양구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셋째형 상옥 씨가 생각나는 까닭이다.

 

공비토벌 도중 날아온 수류탄에 맞아 오른쪽 눈을 잃고 만 둘째 형 상인 씨의 아픔도 가슴에 묻혀있다. 형들에 대한 생각을 하고나면 KSC노무단에 들어가 무거운 포탄과 식량을 나르던 자신의 모습이 아슴아슴 떠오른다.

 

지난 6일 현충일을 맞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전상용 씨와 조카 기열(65) 씨를 만났다. 상용 씨의 가족은 3대에 걸쳐 무려 20명이 현역으로 입대했고, 이 중 8명은 6.25와 월남전에 참전했다.

 

상용 씨 자신도 22살에 직업군인으로 자원입대했고, 월남전에 참전했다. 이후에는 미8군 군무원으로 들어가 근무하기도 했다. 기열 씨 역시 월남전에 참전했다고.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상용 씨가 말문을 연다. 특별히 강조하는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가문에 대한 자긍심이 진하게 묻어났다.

 

Q. 6.25전쟁 60주년을 맞은 소감이 어떠신지
상용: 6.25전쟁 당시 먹을 것이 없어 하루하루 먹고 살아남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습니다. 미군들이 먹다 남은 일명 ‘꿀꿀이 죽’을 다시 끓여 먹고 살았어요.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다신 6.25전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리 집안사람들은 나라의 부름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군에 입대, 월남전까지 참전해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넘겼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니 고통이 아닌 자긍심으로 느껴집니다.

 

Q. 최근 안보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상용: 갈수록 희미해지는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 속에 6.25전쟁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최근 발생한 천안함 사태가 전화위복이 돼서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열: 아군 NLL을 넘어와 어뢰를 발사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구멍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안보와 국방이 철저하다면 어떻게 감히 들어올 수 있었겠습니까.

 

Q. 당시 군 생활과 지금을 비교하신다면
상용: 우리 세대는 나이가 들었어도 아직 군인정신이 몸에 배어 확고한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과 북한 간에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대치상태임을 잊어선 안 됩니다.

 

게다가 젊은 사람들이 군대를 안가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는 모습을 보면 심히 염려가 됩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 군에 지원할 것 입니다. 나태하고 안일한 정신을 가진 젊은이들은 하루 빨리 그런 정신을 버리고 국가의 부름을 받으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국가는 나 같은 힘없는 노인이 아닌 젊은이들이 지켜야 합니다.

Q. 몸이 많이 불편하신데 어떻게 생활하고 계신지

기열: 저는 매년 6월이 되면 하는 의례적인 행사가 솔직히 못마땅합니다. 특히나 올해는 천안함 사건으로 호국보훈에 관한 행사들이 많아 마음이 더욱 착잡합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평생 병원 신세를 지며 살아오고 있지만 국가가 해주는 것은 국가보훈처에서 지급되는 고엽제 정부 수당 30만 원이 고작입니다.

 

잦은 병원치료로 인해 직업도 없이 평생을 전쟁의 상흔에 시달리며 고통 속에 살아왔는데도 말이죠. 호국보훈의 달만 되면 이벤트성 행사나 말로만 위로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국가유공자나 참전용사에게 최소한 먹고 살 수 있는 대책을 세워줘야지 (현실은) 일반 장애인만도 못합니다. 그나마 장애인은 대우나 받지 국가유공자는 그렇지도 못한 경우가 많아요. 나라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안아줘야지 필요할 때는 불러다 쓰면 누가 총 들고 나가 싸우겠습니까?

 

Q. 젊은 사람들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용: 후손들에게 특별히 기대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6.25를 모르는 후세들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지켜낸 이 나라를 끝까지 잘 지켜내 주기를 바랄뿐입니다.

 

우리는 나라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국방력을 키워야 됩니다. 국방력을 키우고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서 북한을 이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 이상은 더 바랄 게 없습니다.

 

▲ 전상용(왼쪽에서 세 번째) 씨가 월남전 당시 베트남 투이오와 지역에서 부대원들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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