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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2050 탈탄소+탈원전’, 원전 업계 불구 만들어”
경제 기업·산업

“정부의 ‘2050 탈탄소+탈원전’, 원전 업계 불구 만들어”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탄소중립 실현 방향을 담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하고 대국민 의견수립을 진행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탄소중립 실현 방향을 담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하고 대국민 의견수립을 진행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제조업 생태계 무시한 계획”

美도 탈원전 이후 재투자 중

“기후만큼 산업·고용도 중요”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유지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공개하면서 전문가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제조업이 주축이 되는 국내 산업 특성상 재생에너지의 발전 용량으로는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지만, 현 정부가 탈원전을 고수하면서 업계와 마찰이 예상된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을 보유한 국내 원전 업계에도 엄청난 손실이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5일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대 ‘0’까지 감축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했다. 시나리오에선 지난 2018년 국내 온실가스 순 배출량인 7억 2760만톤을 1안 2540만톤, 2안 1870만톤, 3안 0톤(Net-Zero)까지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시나리오에선 원전 비중을 현재의 1/4 수준으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7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적 ‘탈탄소’ 흐름과 기후 문제로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원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날씨에 따라 생산량이 변동적인 재생에너지로 안정적인 전력수요가 필요한 제조업계를 지탱할 수 있겠냐며 우려를 표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과 명예교수는 “국제사회가 기후 위기에 한목소리를 내고, 이에 한국이 동참하는 것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우리나라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졌다는 것을 고려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높은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획기적인 재생에너지 기술도 없이 탄소배출 목표만 정해놓고, 이를 기업에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정부는 원전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에 귀를 열어야 한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지닌 원전 업계를 불구로 만들어놓고, 탈원전만 고집한다면 후대에 엄청난 혹평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9일 경상북도 울진군 신한울 원전 1호기 운영을 최종 허가했다. 원안위는 이날 오후 제142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고 ‘신한울 원자력 발전소 1호기 운영 허가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4월 시공을 마친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발전용량은 1400MW급이며 설계 수명은 60년이다. (출처: 연합뉴스)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4월 시공을 마친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발전용량은 1400MW급이며 설계 수명은 60년이다. 사진은 신한울 원전. (출처: 연합뉴스)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재생에너지로 가능하겠냐는 것을 두고도 문제가 되고 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국내 원전이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무너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까지만 해도 원전 최강국이었으나, 탈원전 선언 후 산업이 서서히 붕괴했다. 지난해 4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는 ‘미 원자력 회복’ 보고서를 통해 “미 원자력 산업은 붕괴 직전 상태”라고 진단한 바 있다. 또 세계 원전의 절반을 건설했던 웨스팅하우스는 정부의 탈원전 선언 이후 영국, 일본, 캐나다에 팔리는 등 소위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

현재 미국은 탈원전 정책 기조로 발생한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원전 산업에 5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허성윤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탈탄소와 탈원전이 동시에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혁신적인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발표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기후와 환경도 중요하지만, 산업 생태계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탈원전으로 해당 산업으로는 인력이 가지 않게 됨으로 원전 산업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수십년간 노력으로 만든 국내 원전 업계를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아울러 “탈탄소도 중요하지만, 업계 고용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중국, 덴마크 등 수입에 의존해야 해서 좀 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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