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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과 ‘깐부’ 하려면 세금부터 똑바로 내야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넷플릭스, 한국과 ‘깐부’ 하려면 세금부터 똑바로 내야

역대급으로 흥행에 성공한 한국 콘텐츠 ‘오징어 게임’에 나온 녹색 추리닝을 입은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역대급으로 흥행에 성공한 한국 콘텐츠 ‘오징어 게임’에 나온 녹색 추리닝을 입은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넷플릭스가 위기에 몰릴 때마다 외치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 콘텐츠와의 동반 성장’이다.

이것은 맞는 말이다. 넷플릭스 덕에 한국 콘텐츠 제작사들이 넉넉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또 IP(지식재산권)를 넘겨야 하지만 흥행에 대한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아도 됐다. 아울러 콘텐츠 몸값이 많이 올랐고 기존 방송법 안에서 방영되기 힘든 콘텐츠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알려질 수 있었다.

이같이 넷플릭스는 우리나라 콘텐츠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소비자들도 이 부분에 열광했다.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수익 분배’ 등으로 비난받을 때마다 네티즌들은 넷플릭스를 감쌌다. 이 문제로 넷플릭스를 달달 볶는 존재는 국내 산업계와 국회·정부뿐이다.

넷플릭스는 억울하다. 사실 망 사용료와 수익 분배 이슈는 사업자들 간 협상으로 풀어갈 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언급하고, 국회가 나서는 상황이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넷플릭스가 마냥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부분도 있다. ‘한국 시장에서 이렇게나 많이 벌어갔는데 왜 그 정도도 하지 않느냐’ ‘한국 콘텐츠 덕에 많이 벌어 놓고 인센티브도 안 주느냐’는 말은 남이 잘되니 배가 아파서 떼를 쓰는 것에 불과하다. 각 사업자가 계약한 내용이 있고 협상이 안 되는 부분은 법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 글로벌 사업자가 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한국만 편의를 봐주는 식으로 가면 곤란해질 것이 뻔하다.

여기까지만 알면 넷플릭스가 피해자 같아 보인다. 다만 넷플릭스도 잘못한 것이 있다. 바로 세금 문제다. 저런 떼쓰기에 더욱 힘이 실리는 이유는 넷플릭스에 세금 회피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작년 국내 매출액 4154억원 중 3204억원(77%)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춰 법인세를 21억원만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본사와 국내 재무현황을 비교한 결과 매출액 대비 매출 원가 비율은 본사가 61%, 한국지사가 81%로 20%나 차이가 났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넷플릭스 본사가 18%, 한국지사는 2%로 9배 가까이 격차를 보였다. 넷플릭스는 본사와 한국지사 간 ‘합의’에 따르는 방식으로 매출 원가 책정 시 영업이익률을 이처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넷플릭스가 부담한 법인세는 21억여원(매출 대비 0.5%)에 불과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넷플릭스 세무조사에 착수한 이후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불복하며 소송으로 대응했다.

어떤 방법으로 세금을 줄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방법이 정당하고, 정당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국세청을 통해 세금을 추징당한 사실은 넷플릭스의 납세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한국 콘텐츠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방패가 될 순 없다. 이와는 별개로 납세 의무는 다해야 한다.

그런데도 넷플릭스는 아주 당당하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이 논란에 대해 “넷플릭스는 100% 세금을 내고 있다. 저희가 진출한 각국에서 반드시 모든 세금을 내고 있다”며 “일부 회사들은 세금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우리는 확실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사업을 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망을 피해 꼼수로 세금을 줄인 행태는 표면적으로만 한국과 동반 성장하겠다는 사업 마인드를 보여준다. 넷플릭스가 다른 이슈에 대해 억울함을 논하려면 이런 기본적인 문제에서 잡음이 없어야 한다.

불리할 때마다 “한국과 깐부”라고 외친 그 말에는 한국에서의 세금도 네 거 내 거 없이 나누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나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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