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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NDC’ 맞닥뜨린 한국산업, 부작용 우려에 ‘원전 부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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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사이드] ‘2030 NDC’ 맞닥뜨린 한국산업, 부작용 우려에 ‘원전 부활’ 급부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COP26서 ‘글래스고 기후조약’ 체결… 文대통령, NDC 상향안 공표

산업계, 전력 수급에 ‘적신호’… “현 수준의 재생에너지만으론 한계”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최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막을 내렸지만, 범세계적 온실가스 감축 행보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은 오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40% 이상으로 상향한다고 선언했고, 업계에선 산업 구조상 리스크가 커 ‘무리한 도전’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석탄화력발전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가운데 정부가 안전을 이유로 원전 업계를 사실상 버려 업계에서 감당해야 할 전력 수급 문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또 앞서 원전과 석탄발전을 없앴던 유럽, 중국 등 주요국에선 대체에너지 요금이 급증해 부분적으로 이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200개국이 참석한 COP26은 ‘글래스고 기후조약’을 체결하며 지난 13일(현지시간) 끝을 맺었다. 글래스고 기후조약은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등 노력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해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조약은 중국, 인도 등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저항해 석탄발전 중단이 아닌 ‘감축’에 그쳤고, 다수국가에서 제출한 2030 NDC마저 기후 위기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잇따라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산업계에선 이마저도 현실을 도외시한 목표치라는 주장이 나온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석탄발전으로 가동되는 공장을 멈춰서 환경을 지킬 경우, 그에 따른 피해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NDC 선포에 업계는 ‘유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COP26에서 “한국은 2030 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며 “개발도상국(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나라로서 선진국들이 바라는 감축과 개도국들이 바라는 적응과 재원이 균형적인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앞장서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국제 사회에 당당하게 발표했지만, 업계에선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업계와 조율 및 소통과정을 건너뛰고 일단 선포부터 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영계와 재계에선 NDC 상향안을 두고 실현 가능성이 없고 업계의 부담이 커 무리라고 지적해왔다.

경총에선 지난달 27일 NDC 상향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을 당시 “정부와 탄소중립위원회가 우리나라의 현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감축목표 상향을 포함한 탄소중립 정책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수차례 우려를 표명했으나, 결국 산업계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최종 확정돼 유감”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공표했고, 온실가스로 인한 이상기후로 지구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오늘날, 2030 NDC는 선진국으로서 더는 피할 수 없는 과업이 돼버렸다.

제조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제조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안정적 에너지 수급’ 중요한 이유는?

업계의 우려하는 것에는 온실가스 감축 설비에 드는 초기투자금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 중 하나는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우려는 한국의 산업 구조에 기인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에서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 9080억 달러로 세계 10위권인데, 이는 소위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제조업이 발달한 영향이며, 한국은 그중에서도 중화학공업(중공업)이 발달해있다.

중공업은 철과 석유를 통해 기계, 자동차, 선박, 비행기, 석유화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중공업은 지난 1970년대부터 국가 주도하에 발전하기 시작해 오늘날의 한국이 있기까지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중공업 등 제조업은 철과 석유를 다루는 만큼 높은 열과 에너지가 필요한 데, 중화학이 중심인 국내 산업현장에선 에너지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산공정이 갑자기 중단돼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국내 산업현장에선 석탄 화력과 원자력을 통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수급해왔었기 때문에 이번 협약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탄소감축 ‘부작용’과 원전 부활 논의

관건은 친환경 재생에너지가 기존의 전력수요를 충족할 만큼 기술 발전을 이룩할 때까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는 ‘탈(脫)원전’을 외치며 안전을 이유로 원전산업을 사실상 버렸고, 석탄화력발전마저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간산업인 제조업 공장들을 가동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한데, 현재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술로는 이를 보완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국토가 넓지 않아 태양광에너지를 사용하기 어렵고, 풍력발전으로 전력수요를 충족할 만큼 바람도 없어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간과한 ‘부작용’은 앞서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섰던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선 경기회복에 따른 전력수요를 대체에너지가 따라가지 못해 대규모의 ‘전력난’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공장이 멈추고 산업생산율이 떨어지고 있다. 전경련은 전력난의 간접적 원인으로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꼽았다.

또 원전과 석탄을 줄이고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에 의존했던 EU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상기후로 바람이 약해짐에 따라 발전량이 줄었고, 대체 연료인 천연가스의 가격은 3.6배 이상 상승했다. 그 결과 전기요금은 연초보다 독일은 2.4배, 영국은 2.8배, 프랑스는 3.1배, 스페인은 3.4배씩 증가했다.

원자력 발전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원자력 발전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각국이 에너지공급 대책 부실로 인한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술이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원전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인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현재 풍력은 연간 200㎿(메가와트) 내외, 태양광은 연간 4GW(기가와트) 정도가 보급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오는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 용량인 50GW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약 60GW의 추가 증설이 요구되는 2030 NDC 계획상의 재생에너지 30.2%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탈원전 기조 아래 무탄소 전력 생산이 이뤄지려면 전기료를 2배 이상 인상해야 하고, 발전시설 및 에너지 저장설비(ESS, Energy Storage System)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재로선 원전을 적정 수준으로 사용하면서 탄소중립에 대처하는 길이 유일하다”며 원전 비중을 10%에서 40%로 늘리고 태양광을 50%→30%로, 풍력을 15%→8%로 줄이는 등 원전의 운전을 적정량 허용하고 운영 허가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신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며 ‘탈원전 정책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향후 원전산업의 부활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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