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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논란에도 결국 ‘대기업 밀어주는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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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n] “전남도교육청, 논란에도 결국 ‘대기업 밀어주는 계약’”

전라남도교육청이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서 계약 방식을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택했다. (출처: 전라남도교육청 제안요청서 캡처) ⓒ천지일보 2022.1.5
전라남도교육청이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서 계약 방식을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택했다. (출처: 전라남도교육청 제안요청서 캡처) ⓒ천지일보 2022.1.5

2021년 12월 31일에 공고 올려

공고 올린 담당자, 타부서로 발령

재공고로 규격 완화… “실효성 無”

전문가 “협상 계약, 부적절” 지적

“수요기관과 기업 간 유착 가능성”

도교육청 “대기업 유착, 전혀 없어”

업계 “상생 위해선 SI 업체 빠져야”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대기업 밀어주기 논란 등으로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을 내년으로 이월하겠다고 밝힌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이 결국 의혹이 많은 ‘협상에 의한 계약’을 선택해 지난해 12월 31일 입찰 공고를 올렸다.

7일 전남도교육청이 공고한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이번 스마트기기 사업 입찰은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된다. 이 계약 방식은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 어울리지 않으며 특정 대기업을 밀어준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고 있다. 공정한 경쟁 입찰이 아닌, 상대방을 임의로 정해 놓고 진행하는 사업자의 ‘수의계약’ 특혜를 정부가 사실상 수용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11월에도 대기업만 참여 가능한 스펙 올린 전남도교육청

앞서 전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8일 사전규격 공고를 올린 바 있다. 이 공고에서 요구한 태블릿PC의 규격은 2560×1600 해상도로, 이는 일부 대기업의 제품만 참여할 수 있게 만든 독소조항이었다.

이에 반발한 사업자들과 일부 언론이 이의를 제기하자 사업을 내년도로 이월하고 공고 또한 그때 올리겠다고 전남도교육청은 밝혔다. 하지만 2021년 마지막 날에 공고를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업무 마감하기 바쁜 12월 31일에 공고를 올리는 곳이 어디에 있냐”며 “책임을 피하기 위해 별수를 다 쓴다”고 말했다.

이 공고를 올린 전남도교육청 담당자는 올해 부로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 후임으로 보급 사업 수행을 맡은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5년간 유지·보수 때문에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라남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 31일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입찰 공고를 올렸다. (출처: 조달청 나라장터 홈페이지 캡처)
전라남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 31일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입찰 공고를 올렸다. (출처: 조달청 나라장터 홈페이지 캡처)

◆재공고된 제안요청서, 규격 완화에도 문턱 높아

재공고된 요청서에 따르면 해상도 규격은 완화됐다. 다만 그럼에도 중소기업 참여 문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입찰 참가 자격 등록 마감 일시는 이달 20일인데 제안서 작성 기간을 너무 짧게 줬다는 것이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31일과 1월 1일을 제외하고 거의 18일 만에 작성해서 제출하라는 얘기인데 이건 제안서가 미리 준비된 기업이 아니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번에도 KT가 낙찰 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입찰 현장 관계자는 “말과는 달리 31일에 공고가 올라온 것을 보고 이번에도 KT가 낙찰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전남도교육청과 유착 관계를 형성해 온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총판업체가 전남 지역의 ‘대장’으로 불리며 이러한 입찰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면서 “이 업체와 입찰 참여 대기업들의 사전 작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천홍 전라남도부교육감이 교육부 인사발령에 따라 5일 부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제공: 전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21.10.5
김천홍 전라남도부교육감이 교육부 인사발령에 따라 5일 부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제공: 전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21.10.5

◆유착 의혹 등 잡음 많은 협상에 의한 계약 

계약 방식 자체의 문제도 있다.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은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입찰에 정통한 전문가에 따르면 이 제도는 ‘단순 물품’ 구매 사업에는 부적합하다. 제도상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스마트기기와 같은 단순 물품을 두고 전문성·기술성·긴급성·안전성 등을 위원들이 정성적인 평가로 논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기기는 협상 계약의 측면에서 평가할 게 없는 제품으로, 단순 구매에 불과하다”며 “다수공급자 계약에 맞는 사업인데 이를 교육청이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하는 부분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술력 평가에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기술능력평가항목(배점 80점 혹은 90점)의 80%(또는 90%) 정도는 정성적 평가항목이며 정량적 평가항목은 20%(또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전문가는 제품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제조사의 규모, 인지도, 브랜드 선호도 등에 영향을 받아 특정 업체에 대한 편향적 평가 등 불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에서 입찰 과정을 모두 살펴본 한 관계자는 “사실상 기술평가점수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아주 큰 영향을 받는다”며 “중소기업과 입찰에 참여하면 점수가 크게 깎인다”고 증언했다.

전라남도교육청이 지난해 11월 올린 제안요청서 중 태블릿PC 규격. (출처: 전남도교육청 제안요청서 캡처)
전라남도교육청이 지난해 11월 올린 제안요청서 중 태블릿PC 규격. 2560×1600는 일부 대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해상도다. (출처: 전남도교육청 제안요청서 캡처)

가격 경쟁 회피 가능성도 크다. 가격평가배점이 20%(이보다 낮은 경우도 있음)에 불과해 기술능력평가 결과가 입찰 사업자를 결정한다. 가격평가배점이 낮다 보니 기술능력평가 결과가 좋기만 하면 사업자가 입찰가를 시장에서 인정하는 가격보다 높게 정하더라도 낙찰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 예산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협상에 의한 계약’에 중소기업이 입찰되기 힘든 이유는 또 있다. 이 계약은 ‘제안서 제출’로 이뤄지는데 이를 만드는 작업이 중소기업에는 엄청난 부담이다. 예를 들어 1000억원이 넘는 사업 제안서는 완성에만 몇억원이 소요된다.

이 전문가는 ‘수요기관과 낙찰자 간 유착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수요기관은 기술능력평가를 직접 수행하거나 또는 조달청 평가를 의뢰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직접 평가하는 경우 평가위원을 수요기관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조달청에서 평가를 대행하는 경우에도 수요기관은 추천 명부를 작성해 조달청 감사담당관실에 평가위원을 추천할 수 있다. 수요기관이 낙찰자를 사실상 결정할 수 있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는 “결국 수요기관의 의지대로 평가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방식으로 낙찰자가 정해지면 장기적으로 발주자와 낙찰자 사이에 유착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그 결과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계약을 담당하는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교육청의 계약 상황까지 고려해 결정했을 뿐”이라며 “대기업과의 유착 등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해명했다.

전남도교육청 전경.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1.11.9
전남도교육청 전경.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1.11.9

◆“협상으로 돈만 받아 가는 SI 업체”

SI 업체의 문제도 있다. 스마트기기 제조사가 아니라 제안서를 작성해 협상에만 참여하는 이들은 사실상 ‘눈먼 돈’을 중간에서 가져간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번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 참여한 SI 업체로는 대표적으로 KT, AJ네트웍스, LG헬로비전, 롯데정보통신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 후 모든 상황을 지켜봤지만 SI 업체가 협상 이외에 이 사업에서 하는 일이 없었다”며 “그들이 참여해서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SI 업체 없이 제조사들하고만 계약을 진행하면 중소기업과 컨소시엄도 할 수 있고 기기 설치 등 지역의 중소업체들도 할 수 있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지역 상생에도 더 좋다”고 주장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 (제공: 전라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22.1.3
장석웅 전남교육감 (제공: 전라남도교육청) ⓒ천지일보 20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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