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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조항으로 ‘삼성전자 독무대’ 만든 부산시교육청 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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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독소조항으로 ‘삼성전자 독무대’ 만든 부산시교육청 입찰

김석준 부산교육감이 지난 5일 오전 11시 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2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부산교육 운영 방향과 주요 추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제공: 부산광역시교육청) ⓒ천지일보 2022.1.10
김석준 부산교육감이 지난 5일 오전 11시 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2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부산교육 운영 방향과 주요 추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제공: 부산광역시교육청) ⓒ천지일보 2022.1.10

“노골적인 삼성전자 제품 밀어주기”
‘네버엔딩’ 삼성 크롬북 ‘하자’ 논란

전문가 ‘AR 콘텐츠 재생 불가’ 지적

내구성도 교육용으로는 부적합해

부산교육청 “물품선정위원회 결정”

“학교에서 희망하는 항목으로 골라”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부산광역시교육청의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서 삼성전자 제품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한 독소조항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11월 공고한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크롬북은 13인치 이상인 제품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13인치 제품 중 조달청에 등록된 크롬북은 삼성전자의 제품뿐이었다.

부산시교육청은 삼성전자 외 다른 제조사 한 곳에도 13인치 크롬북이 있기 때문에 독소조항이 아니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제품은 조달청에 등록되지 않았다.

이에 교육기관에 보급하기 위해 제조사들이 조달청에 제품을 등록하는 것인데 등록된 제품 중에서 비교하는 것이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조달청에 등록하는 건 교육기관에 보급할 걸 염두에 둔 것인데 등록 여부에 따라 (제품) 재고 수량 등 차이가 크다”며 “너무 뻔히 삼성전자만 들어갈 수 있는 규격으로 만들어 놓고 다른 제품이 있으니 독소조항이 아니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조달청에 등록된 제품 중에서만 비교하는 건 아니고 스펙 자체는 물품선정위원회에서 고려해서 가장 학교에서 희망하는 항목으로 골랐다”고 해명했다.

부산시교육청 제안요청서 중 크롬북 규격. (출처: 조달청 나라장터 내 부산시교육청 제안요청서 캡처)
부산시교육청 제안요청서 중 크롬북 규격. (출처: 조달청 나라장터 내 부산시교육청 제안요청서 캡처)

13인치 크롬북이 교육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보면 12인치 이하가 교육용 라인업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크롬북에 정통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글로벌 제조사까지 포함해서 스탠더드로 봤을 때 교육용 라인업은 밀리터리 스펙에 상응하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밀리터리 스펙은 쉽게 말해 학생들이 사용 도중 실수로 떨어뜨리거나 해도 부서지지 않는 내구성을 의미한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제품은 떨어뜨리면 박살이 난다”며 “다른 제조사도 13인치 이상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 크롬북 제품 자체의 문제는 또 있다. 교육용 ‘실감형콘텐츠’ 사용을 위해서는 크롬북에 카메라가 앞뒤로 2개가 있어야 하지만 삼성전자의 크롬북은 카메라가 전방에만 있어 AR 콘텐츠의 실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삼성전자 제품으로 사업을 수행했던 지방 교육청 중에서 부산시교육청, 대전광역시교육청에서는 이 문제로 불편을 겪은 선생님들의 불만이 나온 바 있다. 그런데도 서울특별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등은 해당 리스크를 안은 채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업에 참여해 총 물량의 47%를 수주했다. 지난 10일 계약 기준 총 6만 9829대의 크롬북이 교육 사업에 보급된다. 이 중 삼성전자 2만 9547대, 리퓨터(레노버) 3만 5398대, 엔와이컴퓨터(아수스) 1317대, 엠엔지이엔티(Acer) 3567대가 계약됐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중소기업이 참여하기 힘든 입찰 방식인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해당 사업을 추진했고 그 결과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독 입찰로 들어가 수의계약으로 낙찰됐다.

부산시교육청 전경.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1.11.5
부산시교육청 전경.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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