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민원 넣으면 함흥차사”… 부동산원 ‘무관심’ 대응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민원 넣으면 함흥차사”… 부동산원 ‘무관심’ 대응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0.40% 올라 4주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8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 중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9.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주택을 사는 과정에서 복잡한 규정을 이해하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경우 관련 공공기관까지 무관심하다면 당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청약 과정에서 건설사 측의 편법으로 청약통장이 날아갔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는 부적격 통보를 받고 소명하지 않았으니 부적격자로 처리됐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건설사의 내규에 따라 당첨자 처리됐고 계약을 하지 않아 계약을 자의로 포기한 셈이 됐다.

경쟁률이 치열한 청약시장에서 계약을 자의로 포기한 결과는 부적격으로 자격이 취소되는 것보다 페널티가 컸고, 제보자는 0점이 된 청약통장과 함께 가족의 신뢰까지 모두 잃어버렸다.

건설사는 줄곧 이런 식으로 해왔고 문제가 없었다는 반응이었고, 이에 제보자는 분양업무를 담당하는 한국부동산원에 문의 민원을 넣었다. 제보자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총 4회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지만, 부동산원은 규정에 나와 있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제시할 뿐이었다.

제보자는 “부동산원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민원을 넣으면 직원들은 답변 마감 기한(2주)까지 기다렸다가 기한 추가(2주)로 연장하고 오는 답변은 모호하거나 형식적”이라고 푸념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전화로 같은 사안을 문의했을 때는 다음 날 아침 메일로 답변이 와있었다. 답변내용은 대동소이했지만, 부동산원은 취재진에 따로 연락해 “해당 민원에 대해 정확한 파악이 안 됐다”며 “사업주체와 민원인에게 연락해 상황을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부동산원은 다시 민원인에게 직접 연락해 구체적인 사안을 재조사하고 사업주체(건설사)에 문의해 해당 조처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해 알려주겠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부동산원의 이중적인 태도에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부동산원이 민원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해 다행이라는 반응이었다.

인터뷰 과정에서 제보자는 지난 한 해를 생전 처음 들여다봐야 하는 난해한 분양법과 절차를 해석하느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난해하거나 건설사와 해석이 다른 부분을 부동산원에 문의했지만, 전화를 잘 받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 답변에 상처가 됐다고 한다.

개인이 평생 소비하는 재화 중 가장 비싼 것을 꼽으라면 단연 ‘주택’을 얘기할 수 있다. 다만 비용을 지불하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들과는 달리 주택은 관련 법과 절차가 복잡하고 이 과정에서 사기도 많이 일어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공권력이 개입하는 부분이 필요하지만, 관련기관의 문의를 해보면 ‘다만’이라는 단서를 달아 모호하게 답변하거나 관할부처가 아니라는 답변으로 피해가는 경우를 어렵지않게 접할 수 있다. 이번 취재에서도 제보자의 민원에 부동산원은 결국 “자세한 사항은 사업주체에 문의해야 한다”며 사안에서 발을 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해관계자들과 관련법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부동산 갈등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하고 준비해야하는지를 분별하기는 쉽지않다. 물론 분양과정에서 절차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했던 제보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겠지만, 법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시민들의 고충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던 부동산원의 민원 대응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