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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중기부 ‘中企 죽이기’ 동참 그만해야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조달청·중기부 ‘中企 죽이기’ 동참 그만해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21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 및 정부 부처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육청의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입찰 과정에서 나타난 불공정한 문제들을 취재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처음에는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입찰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홀대받는다는 사실만 확인했었다. 그런데 취재를 이어가보니 데스크톱 시장의 문제도 심각했다.

현재 이 시장은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의 탈을 쓰고 들어와 독점하고 있다. TG삼보(삼보컴퓨터), 에이텍, 대우 등이 너무 오랜 기간 70%를 오가는 점유율로 이 사업을 차지해 왔다. 이 외에 30~40개의 중소기업들은 남은 점유율을 가지고 경쟁해야 했으며 이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독점을 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인증마크’를 이용해 진입장벽을 쌓는 것이었다. 세 기업이 새로운 인증마크를 달면 조달이 이 마크가 없는 사업자는 입찰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판을 만들어줬다. 이 같은 과정의 반복 속에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사업자들은 세 기업이 다는 마크를 똑같이 갖기 위해 많은 비용을 쓰고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이들의 독점을 눈감아줬다. 조달청은 해당 사업에 이들이 참여하는 걸 막지 않았고 오히려 ‘인증마크 알박기’ 행위를 묵인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들에게 중소기업이라는 목걸이를 걸어줬다.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사업자가 법인이 분리돼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중기 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편법이 허용된 것이었다. 이를 용인하면 삼성전자나 LG전자도 계열사를 분리해 중소기업으로 인정받고 해당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TG삼보는 삼보컴퓨터로, 중소기업으로는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봐도 볼 수 없는 기업이다. 에이텍과 대우도 마찬가지다. 셋 다 아슬하게 1000억원을 넘기지 않고 중소기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은 상장사인 데다가 계열사까지 모두 합치면 매출이 수천억원에 달한다.

조달청과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을 위해 존재한다. 중소기업만을 지원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디폴트값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 정부 기관들이 이 셋을 중소기업으로 정의하고 입찰 과정에서 도와주는 일까지 한 건 ‘진정한 의미의 중소기업’을 죽인 행위나 다름없다.

설립 취지에 따라 이제는 정말 영세한 중소기업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기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면밀히 살펴 이번 정부에서 하지 못한 중소기업 지원을 제대로 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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