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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기업결합 승인… ‘중흥표 대우건설’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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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사이드] 우여곡절 끝 기업결합 승인… ‘중흥표 대우건설’ 시작되나

[천지일보=윤신우 기자] 대우건설 CI 변천사. ⓒ천지일보 2022.3.3
[천지일보=윤신우 기자] 대우건설 로고 변천사. ⓒ천지일보 2022.3.3

최정상급 실력에도 대우그룹 파산 후 매각·재매각 등 ‘다사다난’

호남 중견기업에 안착했지만 독립경영 약속 후 대대적 임원 인사

그룹 파산에 주인 없는 회사 전락

대우실업의 자회사로 시작한 ㈜대우 건설부문은 대우그룹의 파산과 함께 2000년 사명을 대우건설로 바꾸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한다. 7년 뒤 금호아시아나가 인수에 성공했지만 경영 악화로 3년만에 재매각의 수순을 밟는다. 이후 호반건설이 인수에 나섰지만 해외 현장의 문제로 무산되면서 다시 주인 없는 회사가 된다.

 

최종 승자 ‘중흥’… 다만 그 이후는

금호의 대우건설 매각 12년 만에 호남의 중견기업 중흥이 인수를 자처했다. 체급 차이가 크고 푸르지오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와의 합의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까지 받아내며 최종 승자는 중흥이 됐다. 다만 승인 직후 대대적 임원 인사를 단행해 ‘중흥표 대우건설’의 출발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호남의 중견기업이 도급순위 5위의 대형건설사를 인수한다고 밝혔을 때부터 ‘다윗이 골리앗을 삼킬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컸지만, 지난달 대우건설 노조와의 협상에 성공한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까지 받아냈다.

다만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경영난에 내몰려 3년 만에 다시 처분된 전례가 있었고, 지난달 28일에는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원 절반가량을 갈아치우는 대규모 조직·인사 개편을 단행한 만큼 추후 ‘중흥표 대우건설’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굴지의 건설사 ‘떠돌이 생활’ 연속

국내 빅(BIG)5 대형건설사인 대우건설이 마침내 중흥의 품에 안착했지만 그 과정은 전혀 순조롭지 않았다.

지난 1973년 대우실업이 영진토건을 인수하며 시작된 ㈜대우 건설부문은 1975년 당시 국내 최대의 오피스 빌딩인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을 시작으로, 1976년 남미의 에콰도르 첫 해외 공사를 수주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1999년 지나친 몸집 불리기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됐고, 2000년 사명을 대우건설로 바꿈과 동시에 여기저기 팔리는 신세가 됐다.

대우그룹 파산과는 별개로 당시 대우건설의 시공 능력은 이미 국내 최정상급이었다. 대우건설은 2003년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론칭하면서 2006년에서 2009년까지 시공능력평가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건설사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해서 떠돌이 생활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당시 대주주였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2005년부터 대우그룹 해체 시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대우건설 매각을 시도했고, 2006년 6조 6000억원을 제시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같은해 12월 6조 4255억원에 매각했다. 당시의 대우건설은 금호의 날개 심볼을 단 CI를 사용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수 당시 대우건설 CI. (출처: 대우건설)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수 당시 대우건설 CI.

하지만 금호그룹도 과거 대우그룹처럼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렸고, 세계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대우건설을 다시 팔아버렸다.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인수자금 중 절반 이상인 3조 5000억원을 재무적 투자 즉 ‘빚’에 의존하면서다. 당시 금호그룹은 대한통운까지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결국 2010년 6월 금호그룹은 한국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재매각했고,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서울스퀘어를 잃게 된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에서 캠코, 금호그룹, 산업은행까지 여기저기에 팔렸지만 지난 20년간 시공능력평가 1~5위를 유지하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당시 산업은행은 자회사 관리를 부실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고 2017년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로 했다. 당시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보통주 약 2억 1000만주(지분율 50.75%), 액수는 1조 3400억원이었다.

사전입찰에 나선 곳에는 호반건설 등 해외 기업 등 4곳이었다. 이후 2018년 본 입찰에서는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는데, 당시에는 매출이 대우건설의 10%도 못 미치는 건설사의 입찰 제안에 ‘자충수’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다만 이마저도 대우건설이 2017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무산됐다. 당시 대우건설이 시공한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실적에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하면서 호반건설이 인수에서 손을 뗀 것이다.

중흥그룹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제공: 중흥그룹)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제공: 중흥그룹)

◆중흥의 인수발표 후 논란 잇따라

이후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중흥그룹에 매각하게 되는데,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지난해 6월 30일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가 나왔을 때도 논란이 많았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이미 ‘중흥S클래스’라는 아파트브랜드를 가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푸르지오 브랜드 파워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다.

또 인수과정에선 2조 3000억원을 제시했다가 다음달 2일 2000억원을 낮춘 가격을 불러 ‘재입찰’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만 산업은행이 “재입찰은 아니고 순조로운 매각을 위한 선택”이라고 해명해 유야무야 넘어갔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중흥의 인수가 특혜 매각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최근 중흥 측에서 노조의 요구사항을 다수 수용하면서 일단락됐다. 요구사항에는 ▲3년간 사업부 분할 매각 금지 ▲3년간 현재 대우건설 임원 중 법인 대표이사 선임 ▲대우건설 소유 지식재산권 독점적 소유·사용 ▲동종업계 상위 3개사 수준 임금 인상 ▲매각 격려금 지급 등이 있다.

아울러 지난달 24일 공정위가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실질적인 인수가 마무리됐다. 공정위는 양사가 결합해도 건설업계 특성상 종합건설업과 부동산 개발업 시장에서 미치는 경쟁제한 효과가 크지 않다며 승인했다고 밝혔다.

중흥그룹은 지난달 24일 공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이 발표되자마자 임원 90여명 중 40여명에게 면직 통보를 보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백정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 (제공: 중흥그룹, 대우건설)
중흥그룹은 지난달 24일 공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이 발표되자마자 임원 90여명 중 40여명에게 면직 통보를 보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백정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 (제공: 중흥그룹, 대우건설)

◆경영권 지켜준다 했지만 지켜질까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일단락됐지만, 중흥이 대우건설의 경영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 당일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임원의 절반을 사실상 해고하면서다.

공정위의 승인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대우건설 임원 90여명 중 40여명이 중흥그룹으로부터 면직 통보를 받았다. 현 대표이사인 김형 사장과 정항기 사장과 미래전략, 재무관리, 조달본부 등 임원 등이다.

업계에선 인수인계 기간도 없이 40여명의 임원을 무더기로 해고한 것을 두고 지나치게 성급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노조와 합의한 지 안 된 시점에서의 대대적인 ‘물갈이’는 일반적이지도 않고 납득하기도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우건설 측은 노조 합의 내용에 따라 본부장(전무·상무) 위주로 이상 50%를 남겨뒀기 때문에 합의를 파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중흥그룹이 시공능력평가액 5위의 대우건설을 인수함에 따라 업계 4위로 오를 전망이다. 중흥토건이 17위, 중흥건설이 40위라는 부분을 고려하면 엄청난 도약을 이룬 셈이다.

다만 대우건설 주요 요직에도 전라도 출신을 세울 것이란 우려와 노조와의 약속대로 대우건설의 경영권을 제대로 보장할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중흥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직후 임원의 절반을 갈아치운 만큼 추후 중흥의 꼬리표를 단 대우건설이 탄생하게 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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