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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우려 교차하는 尹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기대·우려 교차하는 尹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접견실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제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천지일보 2022.3.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접견실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제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천지일보 2022.3.28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청년희망적금과 청년도약계좌 중에서 선택한다면 어떤 상품을 가입하실건가요?”

“글쎄요, 둘 다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10년 만기의 도약계좌를 넣느니 제가 펀드를 찾아서 넣는 게 훨씬 이득이죠. 요즘 은행에서도 10년 상품 안 내놓잖아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년 자산 증식 공약으로 내건 ‘청년도약계좌(도약계좌)’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앞서 진행된 ‘청년희망적금(희망적금)’과 유사해 보이지만 2년 만기의 희망적금과 달리 10년이라는 초장기 만기로 최대 1억원이라는 목돈을 만들어준다는 점이 큰 차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청년층 내에선 ‘1980년대나 내놓을 법한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에서부터 ‘다음 정권에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비겁한 정책’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정책 이름에서부터 예금자 보호 대상인 예금이나 적금이 아닌 ‘계좌’라고 명시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상품일 가능성이 높고 중도해지할 경우 금융소비자가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먼저 도약계좌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이 매달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10만∼40만원씩 보태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어주는 상품이다. 소득이 낮고 통장에 붓는 돈이 많을수록 정부의 지원액이 늘어난다.

해당 상품을 도입하기 위해선 5년간 약 7조 5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는 올해 국가 전체 예산 607조원의 1%가 넘는 금액이다.

국가의 돈을 부어 청년의 자산 증식을 돕는다는 점은 어찌보면 혹할만하다. 실제로 희망적금에 가입하지 못한 일부 청년들은 도약계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실제 출시일을 기다리기도 한다.

문제점은 ‘소득이 낮고 납입액이 많아야 정부의 지원액이 늘어난다’는 상품의 구조다. 정부가 제공하는 최대의 혜택을 만기인 10년 동안 누리기 위해선 해당 기간에 연봉 2400만원을 유지해야 한다. 월급이 동결될 리는 없겠으나, 연봉이 늘어나도 문제가 된다. 날이 갈수록 국가의 지원이 나빠짐에도 ‘10년’ 동안 돈이 묶이는 꼴을 보기만 해야 하기 때문이다.

1980~1990년대는 10%대의 금리를 기록하며 5~10년의 장기적금이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나 2020년대에는 이전과 달리 저금리를 기록하면서 1~2년의 짧은 만기의 적금을 여러개 이용해 복리효과를 노리는 방향으로 재테크를 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대선 동안 윤 당선인은 2030대를 ‘캐스팅보터’로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밝혔으나, 정작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 정책은 정반대로 내놓은 것이다.

설령 도약계좌가 시행돼 청년들이 해당 혜택을 받아도 문제가 된다. 도약계좌 시행을 위한 예산 마련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고, 청사진도 그려지지 않았다. 희망적금과 같이 은행권이 부담을 떠안을 수 있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국민의 세금을 통한 재원 마련이다. 혜택을 받은 청년들이 세금으로 혜택을 다시 토해내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결국 장기화된 코로나로 올해 나라살림 적자 규모 전망치가 71조원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한 도약계좌를 이행할 경우 국민 세금에만 의지하는 ‘표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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