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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국가사업에 책임감 가지고 임해야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KT, 국가사업에 책임감 가지고 임해야

지난해 12월 기준 최근 1년간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협상에 의한 계약 낙찰 현황. ⓒ천지일보 2022.4.4
지난해 12월 기준 최근 1년간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협상에 의한 계약 낙찰 현황. ⓒ천지일보 2022.4.4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KT가 주사업자로 참여하는 교육청의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이 온갖 난관에 봉착했다. 기기 납품, 사후 관리 문제 등이 골자다.

KT는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입찰을 진행한 교육청 중 대부분의 입찰에서 낙찰된 사업자다. 이들 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을 제외하고는 거의 수백억에 달하는 예산을 가지고 집행할 만큼 큰 규모의 교육청이다. 때문에 KT는 이번 사업과 긴밀한 연관이 있으며 스마트기기 보급, 설치, 현장 교육 등 전방위적인 부분에서 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청들은 90일, 120일 등 사업 수행 기간과 함께 필요한 제품의 규격, 개수 등을 공고한다. 이를 보고 사업자들이 입찰에 들어갈지 말지를 결정한다. 무작정 참여했다가 사업 수행 기간을 맞추지 못하면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달법에 따라 지체 일수만큼 지체상금(납기지연 배상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단 사업 수행을 기간 내에 할 수 없는 인정할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관공서(교육청)에서 이를 승인해줄 수 있다. 이 경우 사업 수행 기간을 늘려줄 수 있는데 문제는 한도가 없다는 것이다. ‘무제한 봐주기’가 가능한 셈이다.

KT는 현재 수행 기간을 맞추지 못한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수행 기간 연장을 승인받았다. 이는 교육청이 사업 수행에 대해 KT를 제재할 생각이 없다는 뜻과도 같다. 한마디로 KT가 앞으로 계속해서 기기 납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현재 KT는 ‘충전 보관함’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는 스마트기기가 보급될 때 이를 보관하면서 충전까지 할 수 있는 충전 보관함이 필요하다. 또한 사업 수행 일정상 기기 보급보다 충전 보관함이 먼저 설치돼야 수월하다. 충전 보관함이 오지 않으면 다른 스마트기기 납품 일정도 꼬이게 된다.

이는 반도체가 부족한 탓인데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이번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충전 보관함 납품이 수개월은 더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교적 앞서 사업 수행을 시작한 교육청을 중심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후발 주자들도 같은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다. 스마트기기 보급 일정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기기 납품뿐만이 아니라 A/S 문제도 있다. 인천광역시교육청과 대구광역시교육청에서도 KT와 협상에 의한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A/S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학교가 직접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받기 위해 직접 A/S 센터에 배송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는 KT가 ‘수의계약’을 체결했는데도 스마트기기 납품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다.

이에 KT가 조금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사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KT는 국가사업에서 매출의 15% 이상을 가져가는 만큼 하청업체를 통해 과징금을 물리거나 모든 업무를 떠넘길 게 아니라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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