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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키우고 시스템반도체 잡고… 이재용의 뉴삼성 전략 본격 시동
기획

[삼성이야기<33>] 6G 키우고 시스템반도체 잡고… 이재용의 뉴삼성 전략 본격 시동

삼성이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와 4만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내놓은 발표보다 60조원이나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후 11일 만에 내린 결단으로, 정·재계에서 거론되는 ‘이재용 역할론’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위기 때마다 대규모 투자로 경쟁 업체를 압도하는 삼성의 힘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엘지전자와 삼성전자에서 각각 근무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 육성 경영전문 컨설턴트 박광수 칼럼니스트의 경험과 에피소드가 이 질문에 답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은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30여년간 근무했다. 연구개발·생산기술·기획·품질관리·영업·구매 관련 분야를 망라한 것은 물론 영어와 일어에 능통해 미국 일본 등 해외주재원으로도 활동했다. 삼성전자 퇴사 후 미리넷과 태평양 임원 등을 역임했다.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은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30여년간 근무했다. 연구개발·생산기술·기획·품질관리·영업·구매 관련 분야를 망라한 것은 물론 영어와 일어에 능통해 미국 일본 등 해외주재원으로도 활동했다. 삼성전자 퇴사 후 미리넷과 태평양 임원 등을 역임했다.

전직 삼성맨의 삼성이야기

<33> 이재용의 뉴삼성 전략 본격시동 (최종)

전자사업으로 글로벌 1위 찍은 삼성

이재용, 부친 성과 넘어야하는 과제

 

미래 먹거리 위해 다양한 사업 육성

바이오·통신·반도체 각각 정상 목표

6G 기술연구로 특허 등록 등 선점

시스템반도체 2030년까지 1위 목표

【화성=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4월 30일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이 열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발언하고 있다.
【화성=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4월 30일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이 열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호암 이병철 회장이 대구에서 삼성상회(물산)를 1938년 설립하면서 태동했다. 초기 30여년간은 주로 국민들이 입고 먹고 생활할 때 필요한 제품을 판매하다가 국민소득과 수출이 조금씩 늘던 1969년 전자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갔다.

이후 삼성은 가전제품을 생산, 판매하면서 이름을 알려왔고 이건희 회장 시절 반도체 ‘올 인 투자’가 성과를 거두며 오늘날 세계 최첨단 1위 전자회사인 삼성전자로 크게 성장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통해 본격적인 삼성의 변화와 빠른 성장이 시작됐다고 본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 사후 실질적인 삼성의 오너로 부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의 성장이 지속되려면 부친의 업적을 뛰어넘는 경영실적을 올려야 함을 알고 뉴삼성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종교는 원불교로 알려졌으나 원래 삼성은 동양사상의 일종인 ‘논어’에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가정을 이뤘다. 이병철 회장은 자서전에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논어’”라며 “나의 생각이나 일반 생활이 논어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해도 만족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건희 회장 역시 선친 회장에게 어떤 경영 수업을 받고 자랐냐고 질의를 받으면 항상 “논어를 상세하게 보고 음미한 것이 전부”라고 하며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을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은 정치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이후 철학이나 인문학적 견해를 통달하고 이를 경영철학에 반영시켰으나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대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며 인문학을 근간의 기초로 두고, 일본과 미국에서는 경영학 공부를 했다. 이에 따라 동양적 사고의 이재용식 논어 경영전략은 부친과 다른 경영 스타일을 담은 삼성의 철학을 표방하게 됐고 현재의 뉴삼성 경영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좀 더 살펴보면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이같이 말한다. “그가 (지금) 하는 것을 보고 그가 어떤 이유로 그렇게 행동하는가를 관찰하고 그가 편하게 여기는 것을 면밀하게 살펴보라.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숨기겠는가?” 삼성 ‘이재용 시대’를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10월 28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삼성 바이오로직스에서 국내 생산 모더나 백신이 출하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해 10월 28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삼성 바이오로직스에서 국내 생산 모더나 백신이 출하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바이오·통신 분야서도 ‘세계 1위’ 준비

앞으로 삼성전자의 명암은 ‘삼성 3세’인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에 달려 있으며 미래 먹거리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얼마나 잘 시행하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은 기존 전자 사업 외 신수종 사업으로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세워 짧은 기간 내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분야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13년 상업 생산을 한 1기부터 2015년 11월 착공한 3기 공장이 2018년 완공되면서 총 36만 리터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됐고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을 완공하면 삼성보다 훨씬 역사가 긴 해외 경쟁사들을 밀어내고 ‘글로벌 CDMO(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과 위탁개발) 1위’ 기업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외에도 백신,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을 인천 송도 공장에서 위탁생산해 작년 10월 국내용 백신 243만 5천회분을 공급했다.

이런 상황은 역시 삼성이 하면 역시 다르다는 이미지가 대중에 가슴 깊게 스며드는 계기가 됐으며, 삼성의 백년대계를 바라보며 선투자하는 경영전략의 묘미를 느끼게 했다.

통신 분야에서도 이전에 언급했던 스마트폰 성공 신화 때와 같이 삼성은 현재 상용화된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만족하지 않고 2019년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 연구 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연구를 시작했다. 2019년 7월에는 6G 기술을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개발해 기술 선점을 하겠다는 의지로 ‘6G 백서’도 출간했다. 이는 중국 화웨이,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 전 세계 주요 경쟁 업체를 통틀어 최초였다.

삼성은 글로벌 기업들과도 적극적인 협업을 하고 있으며 2019년 11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 주도로 결성된 ‘넥스트G 얼라이언스’에도 합류했다. 작년 11월 이재용 부회장은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 본사를 직접 방문해 6G 이동통신사업 협력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연구는 성과로 이어져, 작년에는 6G 테라헤르츠(THz)대역을 15m 거리에서 6.2 Gbps(초당 기가비트)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테라헤르츠 대역은 100 GHz~10 THz 사이의 주파수 대역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파수 대역이 올라갈수록 넓은 통신 대역폭을 사용할 수 있어 6G에서 요구하는 초고속 통신에 적합하다. 또 통신 시스템 내에 수많은 안테나를 집적하고 전파를 특정 방향으로 송·수신하는 고도의 빔포밍(Beamforming) 기술을 해결시킨 최첨단 통신기술로, 삼성전자가 최초로 개발한 성과라고 본다.

6G를 좀 더 상세히 기술하면 크게 5개 핵심 서비스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성능 초대역(완전자율 자동차, 초현실 가상서비스 등) ▲초공간(항공기내 고속인터넷, 플라잉카, 드론 등) ▲초정밀(실시간 원격 의료 진료, 원격근로) ▲초지능(사업자 개입 없는 자동 연결 서비스 등) ▲초신뢰(사이버 위협 없는 안전한 복융합 서비스 제공)이다. 6G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미래 통신기술에 대한 선점과 특허 등록으로 삼성은 미래 먹거리 사업에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뉴시스)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뉴시스)

◆대만과 파운드리 경쟁… 3나노공정 승부수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분야에 대한 과감할 투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1983년도에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투자해 10년 만에 일본 거대 반도체 회사인 도시바, 히다치 등을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는 대만의 TSMC가 세계 1위를 굳건히 유지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 약점을 극복하고자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선언하고 대규모 투자(171조원)를 통해 평택공장 생산라인 확대는 물론이고 중국 시안공장 시설 확대, 미국 대규모 공장 건설에 나섰다.

특히 삼성은 반도체 공급이 수요(특히 자동차분야)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 발맞춰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려 매출 극대화를 도모 중이다. 이에 2021년 기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성장률은 30%대 규모로 예상돼 대만 TSMC 성장률 24%를 빠르게 추월했다.

TSMC도 삼성전자 못지않게 공격적인 투자로 향후 3년간 1천억 달러(약 113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세우고 1차로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착공에 돌입했다. 이는 파운드리 투자 전쟁을 알리는 신호로, 삼성전자와 TSMC와의 경쟁으로 볼 수 있는데 현재 20나노미터(nm) 이하 선단공장을 운영하는 곳은 두 회사가 유일하다.

파운드리 시장 경쟁은 누가 먼저 나노 공정을 선점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 행사에서 올해 상반기 중 GAA기술을 적용한 3나노 1세대, 2023년 3나노 2세대 양산을 시작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7나노와 5나노 양산에서 번번이 TSMC에 밀려난 삼성전자가 마침내 3나노 공정에서 세계 최초 회사로 등록한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GAA(Gate-All-Around) 기반 기술로 TSMC와의 기술격차를 한 순간에 따라 잡는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통한 소식에 따르면 TSMC는 3나노 공정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의 3나노 공정기술 적용이 올해 상반기에 계획대로 성공한다면 TSMC를 이길 절호의 기회가 되니 삼성전자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정신으로 단단히 무장해 좀 더 분발할 것을 요청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과감한 투자는 영업확대로 이어져 미국 구글, 퀄컴, IBM, IMD 등 글로벌 빅 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등록했고 최근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물량도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2030년 이전에 TSMC를 이기고 세계 1위 파운드리 제조 회사로 성장해 부친이 달성한 실적을 뛰어넘을 것을 필자는 고대한다.

(정리 = 이솜 기자)

※외부 기고는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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