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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지방 이전… ‘지역 균형 발전’ 될까 ‘지역 균형 볼모’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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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사이드] 국책은행 지방 이전… ‘지역 균형 발전’ 될까 ‘지역 균형 볼모’ 될까

KDB산업은행 본사. ⓒ천지일보DB
KDB산업은행 본사. ⓒ천지일보DB

국가 균형 발전 필요성 중요해지면서 산은 부산 이전 속도 빨라져

공공기관 이전 따른 지역 일자리 효과 미비에 부작용 우려 목소리

-핵심 요약-

◆지선 앞두고 국책은행 이전 가시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책은행 본사의 지방 이전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다. 수도권 인프라 과밀 현상으로 인한 주거, 인구, 교육 등 사회적인 문제를 고려했을 때 국책은행 본사 이전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위를 비롯한 정치권도 국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법 조항을 개정하는 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오는 6월 진행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 차원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국책은행 이전 정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역효과 우려에 갑론을박 이어져

그러나 혁신도시 등 사례를 감안하면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개발된 혁신도시의 경우 수도권에서 유입된 인구보다 유출된 인구가 많아지는 등 부작용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본사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인력 이탈이 줄 잇는 가운데 지역 균형 발전으로 인한 실익보다 국책은행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 본사의 지방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당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산은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한국수출입은행도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서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균형발전특위)가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6월 진행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를 앞두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역대 정부는 수도권에 과밀된 인프라로 인한 주거, 인구, 교육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진행해 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전체 시·군·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7곳에서 2000년 이전부터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 등 국가 균형 발전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년층 이탈이 줄 잇고 고령화로 사라지는 지방 도시를 살려내기 위해선 일자리로 꼽히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같은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산은 본사가 이전될 것으로 점쳐지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이전한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기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따졌을 때 긍정적 효과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거래소와 예결원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음에도 그 역할을 서울 사옥에서 진행하고 있어 불필요하게 잦은 출장 등의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또 부산 이전이 가시화됨에 따라 산은의 인력 이탈이 현실화하면서 제2의 국민연금공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 노후자금 935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7년 전주로 이전한 이후 1년간 기금운용본부장(CIO)을 구하지 못한 바 있다. 또 지역 인재를 20~30%의 할당량만큼 의무적으로 고용하게 되면서 조직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인수위·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속도

균형발전특위는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해 관계 부처에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만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실천 의지를 수차례 강조하면서 인수위도 구체적인 계획 착수에 돌입한 것이다.

윤 당선인의 시도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KDB산업은행을 이전해 (부산을) 스마트 디지털 경제 도시로의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부산을 찾아 이러한 공약을 강조한 데 이어 이달 초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수출입은행도 이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국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법 조항을 개정하는 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지방 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국책은행의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제한하는 강제조항을 삭제하고 대한민국 어디서나 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국책은행의 주 사무소 혹은 본점을 서울에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국책은행의 서울 일극주의가 균형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수도권 인프라 과밀 봤을 땐 긍정적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심화되면서 노무현 정부 이후 역대 정부는 매번 지역 균형 발전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대표적 예시로는 세종시를 꼽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주요 부처가 옮겨간 세종시는 출범 10년이 지난 2월 중순 인구가 38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구가 세 배 넘게 증가했다. 기업체 수도 지난해 말 기준 1만 2000여곳으로 출범 당시 6600여곳에 비해 두 배 가깝게 늘었다.

이 같은 수도권 과밀과 혼잡으로 파생되는 주거, 인구, 교육 등 사회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국책은행 부산 이전 정책은 설득력을 더 얻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경제 규모는 52.5%로 우리나라 전체 절반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이나 울산 등 주요 광역시의 경제 규모는 경기도의 5분의 1,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국책은행의 부산 이전에 따른 실질적 이득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역 금융활성화와 금융중심지 발전 연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금융중심지 육성 사업은 제도적 정비와 부산국제금융센터 설립, 공공금융기관 이전 등 법적·물적 인프라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부산이 대한민국의 두 번째 대도시라는 점에서 충분한 생활 인프라와 인적 자원이 구비돼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변 쇠락·인력 유출 등 부작용 다분

반면 지방으로 공공기관이 옮겨가면서 개발된 혁신도시 등 사례를 감안하면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윤상 KDI연구위원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효과 및 정책방향’ 연구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 만들어진 10곳 혁신도시 중 8곳이 계획인구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수도권에서 유입된 인구보다도 유출된 인구가 더 많아졌으며 주변 소도시의 인구를 흡수하는 역효과도 나타났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지역 일자리 증가 효과도 제한적이었는데 단기적으로 공공기관 주변에 음식점 등이 생겨나면서 일자리가 늘었지만 꾸준한 고용이 이뤄지는 지식기반산업 성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구체적으로 부산·강원·전북은 지식기반산업 고용효과가 증가했지만 광주·전남·울산은 오히려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

금융업 특성상 기관 몇 개가 본점을 이전한다 해도 금융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산은 본점 이전이 예정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의 경우 거래소, 예결원 본사가 위치해 있으나, 실제 역할은 서울 사옥에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거래소는 한 해 동안 총 10번의 임원들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서울이 아닌 부산 본사에서 회의가 진행된 건 6월에 진행된 제5차 회의 한 번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열린 두 번의 이사회도 서울 사옥에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잦은 출장, 순환 근무에 따른 피로감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부산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인력 이탈이 진행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7년 전주로 본사를 옮긴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용본부 기금운용본부장(CIO)을 1년간 구하지 못한 바 있다.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한 공공기관이 본사가 위치한 지역의 인재를 20~30%만큼 뽑아야 한다는 규정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원자의 경쟁력보다 출신 지역을 우선하는 만큼 핵심 인력 보충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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