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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로 세계는 ‘식량전쟁’… 韓은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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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사이드] 우크라 사태로 세계는 ‘식량전쟁’… 韓은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반복

곡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日수출제한·요소수 품귀대란 등 수입에 의존하다 낭패 봤는데…

文정부 임기내 식량자급률 ‘51%→55%’ 목표했으나 결과는 45%로 더 추락

-핵심요약-

◆수입 의존하다 직격탄 맞아

2019년 일본의 수출제한과 작년 말 요소수 품귀대란은 한국이 해당품목에 대해 각각 일본과 중국에게 수입 의존도가 집중된 탓에 수입 길이 막히자 경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를 겪을 때마다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 다변화와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안의 대책이 마련됐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도 곡물자급률이 낮고 수입 의존도가 큰 원인으로 또다시 직격탄을 맞고 말았다.

 

◆언제까지 되풀이 할 것인가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국경제를 위기에 빠져 들게 하고 있다. 곡물가격과 에너지가격의 급등으로 한국은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3고 현상’으로 자칫 경기침체 속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국내 환경상 에너지 수입은 어쩔 수 없더라도 곡물가격은 자체 생산해 자급률을 높여 대비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개월째 접어들었다. 예상치 못한 전쟁의 장기화가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밥상물가와 에너지가격 급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 한국도 그 영향권에 이미 진입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지금 세계는 ‘식량전쟁’으로 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곡물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생산과 무역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급 부족 현상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바구니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 들어설 윤석열 정부는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동시에 대처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 ‘진퇴양난’에 처한 셈이다.
 

◆식량·곡물자급률 OECD 최저수준

우리나라가 세계 곡물가격 급등 현상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데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식량자급률을 주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식량자급률은 한 나라의 전체 식량소비량에서 자국산 식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45%,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19%(국회예산정책처 기준 20.2%)를 기록해 매년 감소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캐나다(192%), 미국(120.1%), 중국(91.1%) 등의 주요 국가들의 곡물자급률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전 세계 평균은 100%를 웃돈다.

가까운 일본과 비교하면 20년 전만 해도 일본은 26.6%로 곡물자급률이 한국(29.4%)보다 낮았으나 꾸준히 20%대 중후반 수준을 지켜 2020년 기준으로 27.3%로 소폭 끌어올렸고 한국은 20% 밑으로 떨어져 역전된 것은 물론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째인 2018년 2월, 식량자급률을 50.9%(2016년 기준)에서 2022년까지 5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올라가는 것은 고사하고 2020년 기준으로 45%까지 떨어졌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기존보다 자체 곡물생산을 줄이고 수입에 더 의지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는 한국은 2019년 기준 국내 곡물 수요량 76.6%를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7위 곡물 수입국이 됐다. 특히 밀 자급률은 0.7%에 그친다. 밀 하나만 해도 거의 수입해서 쓰다 보니 밀이 들어가는 식품 대부분도 같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결국 밥상물가 인상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문제가 터진 것이다.

연도별 식량 및 곡물 자급률 ⓒ천지일보 2022.4.29
연도별 식량 및 곡물 자급률 ⓒ천지일보 2022.4.29


◆수입에 의존하다가 매번 낭패

우리나라는 늘 미리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수입에 의존하다가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뒤늦게 자체 강화에 나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상황을 매번 반복한다. 일례로 2019년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제한조치를 하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입에 제동이 걸려 반도체, 배터리 산업에 충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국내 소부장 기업 육성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말 품귀 현상을 겪은 ‘요소수’ 사태는 중국과 호주의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자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 대한 수입의존도에서 벗어나 수입의 다변화와 다시 자체 생산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를 국내에서도 생산했으나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유지하기 어렵게 되자 2011년을 끝으로 자체 생산을 중단하고 저렴한 중국산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그 결과가 ‘요소수’ 사태를 낳고 말았던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발발된 곡물가격이 결국 경제위기는 물론 식량안보 위기로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자칫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될 수도 있다고 시장은 경고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곡물 수입량이 196만 4000t, 수입액은 7억 5800만 달러(9493억 9500만원)로 집계됐다. 1t당 평균 가격은 386달러로, 작년 2월(306달러)에 비해 26%로 치솟아 곡물가격이 크게 올랐음을 알 수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80%로 세계 2위 수준이므로 우크라이나 사태나 중국 상하이 봉쇄 조치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주요 선진국들이 식량의 자급자족을 목표로 두고 있는 반면 우리는 특히 식량자급률이 50%도 안 돼 수입 의존도가 아주 높다. 이 때문에 더 크게 타격을 받고 있으므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식량의 수입 의존도를 더 낮추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8일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1.1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작년 11월 8일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2.4.29

◆고유가·고물가·고환율 ‘3고 현상’ 직면

국내에서는 고유가, 고물가와 함께 환율까지 크게 오르는 등 ‘3고 현상’에 접어들었다. 장기간 지속된다면 경기침체 속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이할 수도 있다.

연초만 해도 배럴당 8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는 러시아 전쟁 이후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중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로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70~80달러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하반기 중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인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연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10주 연속 오르며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인 리터당 2004원을 찍었다. 정부의 유류세 20% 한시 인하 조치로 최근에는 리터당 1968원까지 떨어졌다.

변동성 확대로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외환거래는 656억 달러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환율은 27일 1272.5원에 거래를 마감해 5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1270원을 넘어선 것은 약 2년 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게 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이 가속화되는 데도 영향을 주므로 이는 한국경제에 타격이 될 수 있어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3%를 돌파한 후 5개월째 3%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4.1%를 기록해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도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쉽지 않다. 지난 21일 취임한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총재도 새 정부와 머리를 맞대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은 물론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까지도 시사하고 있어 외부 압력이 녹록치 않다. 미국 기준금리와 국내 기준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유출 현상이 있을 수 있어 미국과 어쩔 수 없이 장단을 맞춰야 하기에 새 정부나 한은 총재 모두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미국과 속도를 맞춰 금리를 인상시킨다면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가 있지만 경기가 둔화될 우려도 상존한다. 여기에다 가계부채 문제까지 얽혀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43포인트(1.08%) 오른 2667.49에, 코스닥은 3.96포인트(0.44%) 내린 892.22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7.3원 오른 1272.5원에 마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43포인트(1.08%) 오른 2667.49에, 코스닥은 3.96포인트(0.44%) 내린 892.22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7.3원 오른 1272.5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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