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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불평등 극복하려면 ‘큰 정부’돼야”
기획

[윤석열 정부 정책탐구① 경제] “양극화·불평등 극복하려면 ‘큰 정부’돼야”

윤석열 정부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국정비전을 내걸고 이달 공식 출범했다. 국정운영의 근간으로 삼을 운영 원칙에 ‘국익·실용·공정·상식’이, 6대 국정목표와 110개 국정과제에는 새 정부가 나아갈 정책들이 집약됐다. 여기서는 경제·에너지·노동·복지·공공·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 정부의 정책들이 나오게 된 배경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짚어보고 정부가 놓치거나 마련하지 못한 부분을 집중 진단한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지일보 2022.5.15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지일보 2022.5.15

文정부 ‘균형재정’보다 줄인다

尹정부, 긴축재정 추진 예고

“긴축 시 ‘완충 역할’ 약화”

 

고물가·침체 ‘스태그’ 우려도

“긴축에 자원·소득분배 막혀

사회 전반 양극화 심해질 것”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사회 전반에 양극화와 불평등이 더욱 심화됐습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 상황 속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윤석열 정부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졌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이달 새롭게 출범한 가운데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역할론으로 ‘작은 정부’가 아닌 ‘큰 정부’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는 ‘재정 정상화’ 문제가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올라왔다. 국정목표 첫번째인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에 이어 다섯번째로 ‘민간주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재정 정상화·지속 가능성 확보’ 과제가 등장했다.

재정 정상화 국정과제로는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 도입 ▲지출 효율화 ▲재원조달 다변화 ▲재정성과관리체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재정운영 방향이 제시됐다. 재정준칙은 재정 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을 말한다.

또 이날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인 일명 ‘와이노믹스’의 윤곽도 공개됐다. 문재인 정부가 시행했던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 중심의 경제정책을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고 정부는 제도 설계와 함께 규제를 푸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정책이다.

이에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2년이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터널을 지나면서 정부의 대응은 중소기업·소상공인·저소득층들에게 그 충격이 더욱 전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최근에는 물가도 급등하면서 사회 취약계층뿐 아니라 국민 전반의 경제적인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재정이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밑에서부터 돈이 돌고 소비가 늘어나도록 선순환시키는 것이 재정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긴축재정을 펼치는 ‘작은 정부’가 아닌 ‘큰 정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브리핑 공간인 오픈라운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브리핑 공간인 오픈라운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긴축재정, 민생악화 부를 것”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기조는 재정건전성 강화, 대기업 낙수효과에 따른 민간주도 일자리 창출, 부동산과 자산시장 부양을 통한 부채성장 지속·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이 연구위원은 “문 정부는 확장재정이 아닌 사실상 균형재정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윤 정부는 이마저도 문제라고 비판하면서 긴축재정을 예고했다”며 “재정은 일반적으로 자원배분·소득분배·경제안정 성장의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그만큼 더 안 쓰면 사회복지 부분 지출도 줄일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제대로 분배가 안 되고 정부재정이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 안 그래도 자산 불평등이 심한 상태에서 사회 양극화가 전방위적으로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코로나로 ‘큰 정부’와 확장적 재정정책이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오늘날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재정건전성을 우선해 긴축재정을 펼치는 것은 큰 시대적인 착오”라며 “결과적으로 민생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가채무비율 자체가 분모인 GDP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도 분자의 부채에만 집중했다는 점도 잘못된 접근”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OECD나 IMF 등의 국제기구에서도 확장재정을 주문하는 만큼 지금의 긴축정책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짚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부담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 3월 빌라 매매 비중이 급증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거래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509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빌라의 매매거래량은 3303건으로 전체 주택 매매거래 비중의 64.8%를 차지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지난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월별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빌라촌의 모습. ⓒ천지일보 2022.5.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부담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 3월 빌라 매매 비중이 급증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빌라촌의 모습. ⓒ천지일보 2022.5.9

◆“자산불평등 완화 역점 둬야”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각국의 자산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인 피케티 지수(국민순자산/순소득)는 문 정부 집권 해인 2017년 이후 지속 상승하다가 2020년에 11.45까지 벌어졌다. 이는 전체 소득에서 자산규모를 따라잡으려면 11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이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엥겔계수(생계비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2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며 “이렇게 물가가 급등하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가계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작은 정부와 낙수효과라는 기조로 경제정책을 펼치려고 하는데 그리되면 시장과 재분배 영역 모두에서 불평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손쉬운 선택이면서 향후 몇년 만을 고려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늪에 빠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하고 있다”며 “심화되는 대-중소기업, 수출-내수기업, 고-저부가가치 자영업자업, 고-저소득 간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고 자산불평등을 완화하는 데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동산 실패 반복 말아야”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면서 시장을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분양가상한제와 정비사업 제도를 조정하고 205만호 이상 주택공급, 민간임대 주택공급 촉진, 재건축 규제 등 각종 규제 완화·철폐,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통해 시장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 선임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분수효과를 확실하게 내는 정부가 되겠다고 ‘큰 정부’를 표방했는데, 지나치게 균형재정을 고집하면서 재정지출이 적었고 부동산 가격도 폭등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임대주택 활성화 등의 정책들이 포함돼 있지만 기본골격은 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는 점을 비판하면서도 부동산 시장을 다시 요동치게 하는 부양 중심의 모순된 정책 기조를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는 부동산 폭등과 그로 인한 자산불평등 심화, 가계부채 문제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시급히 요구되는데, 부양 정책으로 부동산 정책뿐 아니라 시장 전반에 거품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영수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뇌관인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코로나 충격을 여전히 받는 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와 지원, 그리고 이를 위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아울러 대기업과 첨단산업에 쏠리는 산업 불균형을 해소하고 불로소득 확대에 따른 자산불평등 완화 노력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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