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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성 출장’ 의혹 한전기술, 추가 출장 돌연 취소… 내부고발자 신원 노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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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유성 출장’ 의혹 한전기술, 추가 출장 돌연 취소… 내부고발자 신원 노출 논란

경북 김천혁신도시 한국전력기술. (출처: 한국전력기술)
경북 김천혁신도시 한국전력기술. (출처: 한국전력기술)

정일순 상임감사, 스리랑카행으로

감사받은 후 또 해외 출장 가려다

국회서 자료 요청하니 갑자기 취소

 

감사원 감사 후 제보자 신원 드러나

제보자 “감사원, 회사에 알려줬을 것”

감사원 “다른 경로로 노출된 것 예상”

[천지일보=손지하·홍나리 기자] 외유성 스리랑카 출장 논란으로 한 차례 몸살을 앓은 한국전력기술㈜의 상임감사가 추가 출장을 가려다가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한국전력기술 내부 관계자 A씨에 따르면 정일순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는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해외지사 정기 감사를 구실로 프랑스 출장을 가기 위해 출장 기안 결재를 받았다. 그런데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실 등이 출장 계획 자료를 요청하자 항공권 위약금 75만원을 물고 취소했다.

[콜롬보=AP/뉴시스] 6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대는 정부가 수십 년 만에 닥친 최악의 경제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항의하며 의회 근처에 속옷들을 걸어놓고 시위를 벌였고 상점, 사무실, 학교 등은 일일 파업에 들어갔다. 2022.05.06.
6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대는 정부가 수십 년 만에 닥친 최악의 경제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항의하며 의회 근처에 속옷들을 걸어놓고 시위를 벌였고 상점, 사무실, 학교 등은 일일 파업에 들어갔다. (출처: 뉴시스)

◆논란의 시작 ‘감사실의 스리랑카 출장’

앞서 정 상임감사를 포함한 임직원 3명은 지난 3월 11~17일 일주일간 스리랑카로 출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해 임기 말 외유성 출장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정 상임감사는 올해 7~8월경 3년의 임기를 마친다.

본 출장을 위해 정 상임감사와 감사실 직원 곽모씨는 비행깃값을 포함하지 않은 출장 체재비로 각각 253만원, 250만원을 받았다.

출장비를 받았음에도 이들은 동행한 산업개발팀장 신모씨의 출장비 중에서 일비랑 식비를 공제했으며 신씨의 법인카드로 차량렌트비 196만원과 호텔 식사비를 지불했다. ​이들은 상임감사와 감사실 검사역 출장, 사업개발팀장 출장 기안을 두 개로 나눠 결재했다.

A씨는 “기안을 둘로 나눈 것은 ‘법인카드 꼼수’ 사용을 위한 게 아니냐”고 지적하며 “이 중 차량렌트비 사용 내역은 패키지형 현지투어 비용으로 판단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의 출장 명분은 ‘스리랑카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정부 부처 협의’였다. 그런데 이마저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우리 회사의 메인 사업은 신재생이나 태양광이 아닌 원자력 발전소 설계”라며 “스리랑카에는 해외 지사도 없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도 없다”고 설명했다.

명분의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회사 측에서는 회의차 출장을 갔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회사도 감사실이 해외사업을 개발하는 곳은 없다. 상임감사와 감사실 직원이 해외사업개발 명목으로 간 것 자체가 외유성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리랑카는 현재 외화 부족으로 인해 국가부도에 직면해있으며 극심한 물가상승, 에너지 부족 등으로 국민적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게다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스리랑카에 공기업 ‘상임감사’가 ‘해외사업개발’을 명목으로 출장을 간 이유를 묻자 한국전력기술 측은 “사업 추진의 정당성에 대한 감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시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지난 2019년도에 추진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사업이 다시 추진되는 게 타당한지, 현지 정세를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이 사업이 잘될 수 있을지 등 내부 감사의 차원에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일순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와 임직원 2명이 스리랑카 현지에서 지출한 차량 렌트비 내역. (출처: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2.4.27
정일순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와 임직원 2명이 스리랑카 현지에서 지출한 차량 렌트비 내역. (출처: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2.4.27

◆감사원 ‘문제없음’ 결론… 공개된 공익제보자 신원

A씨는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지만 감사원은 해당 사건을 ‘문제없음’으로 사건 종결했다. 때문에 정 상임감사 프랑스 추가 출장까지 계획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후였다. A씨의 신원이 감사 이후 한국전력기술 감사실에 공개된 것이다. A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내부 직원들을 통해 감사실이 자신이 내부 고발자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걸 듣게 됐다.

A씨는 처음에는 감사원 측에서 보낸 문서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감사원에 따르면 A씨의 이름이 적힌 문서는 없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문이 나간 적이 없다. 쓰거나 만든 적도 없다”며 “감사원이 아닌 다른 경로로 신원이 노출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제보한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린 적이 없는데 감사 이후 감사실에서 제가 내부고발자라는 걸 알고 있는 부분이 이상하다”며 “(감사원이) 구두로 (제보자의) 이름을 알려줬거나 하는 방법으로 증거를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딱히 뭔가 얻기 위해 한 것도 아니고 우리 회사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제보한 건데 결과를 보니 다 잃은 것 같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감사원 전경. (출처: 연합뉴스)
감사원 전경. (출처: 연합뉴스)

공익신고자 보호법 또한 공익신고자가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원상회복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신청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제12조(공익신고자 등의 비밀보장 의무)에는 공익신고자임을 미뤄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해선 안 된다고 금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력기술 측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공공기관의 외유성 출장 논란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17개 공공기관 직원들이 혈세 3억원으로 해외여행·외유성 교육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연수비용은 평균 900만원에 육박했으며 이들 중 상임감사 9명은 비즈니스석 이용으로 약 600만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정부 각 부처 수장들이 잇달아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과 관련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같이 목적과 다른 해외 출장이 공공기관 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최재해 감사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2.5.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최재해 감사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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