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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경영 DNA’ 물려받은 범현대家 2세대… ‘永’자 이어 ‘夢’자로
기획

[현대이야기<3>] 탁월한 ‘경영 DNA’ 물려받은 범현대家 2세대… ‘永’자 이어 ‘夢’자로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한국 산업 근대화의 주역’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방증하듯 현대경제사와 궤를 같이한 한국의 대표 기업가다. 아산이 일군 현대그룹은 자동차와 조선, 건설, 유통, 자재, 금융 등 주요 산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으로 한국 사회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90년대 정몽헌 당시 현대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스카우트해 현대전자에도 몸 담았던 박광수 칼럼니스트가 올해 75주년을 맞은 현대그룹을 파헤쳐본다.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은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전자 등에서 40년간 근무했다. 연구개발·생산기술·기획·품질관리·영업·구매 관련 분야를 망라한 것은 물론 영어와 일어에 능통해 미국 일본 등 해외주재원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기업경영 컨설턴트, 기업초빙강의 전문가와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천지일보 2022.5.12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은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전자 등에서 40년간 근무했다. 연구개발·생산기술·기획·품질관리·영업·구매 관련 분야를 망라한 것은 물론 영어와 일어에 능통해 미국 일본 등 해외주재원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기업경영 컨설턴트, 기업초빙강의 전문가와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천지일보 2022.5.12
ⓒ천지일보 2022.5.27
ⓒ천지일보 2022.5.27

<3> 범현대家 2세대 가계도①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일한 정주영

담보 없이 신용 하나로 자금 대출

변중석 여사와의 슬하 8남 3녀 둬

1995년 삼성그룹 제치고 1위 우뚝

장남 잃은 정주영, 깊은 슬픔에 잠겨

정몽구, 경복고 재학 시절 럭비선수

대한민국 현대 기업사 백년을 살펴보면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국민으로부터 가장 존경받고 있는 경영인 중 한 사람이다. 향후 백년 이내에 그런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줄 경영인이 대한민국에 다시 나올 수 없다고 판단하는 이들도 많다.

정주영 회장은 현재는 북한땅이지만 강원도 촌구석 통천면 아산리 210번지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부친 정봉식과 모친 한성실의 6남 1녀의 장남으로 1915년 11월 25일 출생했다.

◆정주영, 1995년 포브스 선정 ‘부자 9위’

어린 나이에 세상의 눈을 뜬 아산은 4차례 가출 끝에 마침내 성공해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인천 부둣가와 고려대학교 안암동 신축공사장에서 누구의 도움 없이 본인의 몸뚱어리 하나만으로 막노동을 하면서 자금을 모았다. 부지런하고 남들보다 한발 앞서 일하는 아산을 본 당시 재력가들은 아무런 담보도 없이 사업자금을 신용 하나로 대출해줬고, 아산은 1947년 5월 25일에 주식회사가 아닌 개인 기업으로 드디어 현대그룹의 창업인 현대토건을 세웠다.

현대토건을 현대건설로 사명을 바꾼 것은 1950년으로 당시 자동차 수리 사업으로 세운 ‘현대자동차공업사’와 합병하면서다. 이후 건설과 자동차, 중공업(조선·철강 등), 전자사업으로 승승장구한 현대그룹은 드디어 1990년대 국내 재벌기업 1위인 삼성그룹을 제치고 국내 1위 재벌기업이 됐고, 아산은 1995년 미국 포브스에서 선정하는 세계 9위 부자로 우뚝 섰다. 당시 1위는 빌게이츠, 2위는 워렌버핏이다.

이것은 현재까지도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기록으로 남아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최장수 회장 기록도 세웠다. 또한 아산은 1976년 중동건설 붐을 타고 달러로 벌어들인 돈이 9억 3000만 달러로 대한민국 정부예산의 50%를 차지했을 정도로 현대그룹을 성장시켰다. 특히 아산은 3가지 장점을 모두 겸비한 사업가로 순간적인 기지와 돌파력, 특유의 배짱과 자신감, 냉철한 판단력을 근간으로 현대그룹을 성장시켰다.

아산 정주영 회장과 변중석 여사. (출처: 아산정주영닷컴)
아산 정주영 회장과 변중석 여사. (출처: 아산정주영닷컴)

◆변 여사 ‘부자 티’ 안낸 겸손한 삶 주목

아산 정주영 회장(1915~2001)은 변중석(1921.7.13~2007.8.17) 부인과 금술이 좋아서 슬하에 8남 3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당시 정주영(20세) 회장은 변중석 여사와 선을 보는데 변 여사는 총각이 서울에서 선을 보러 왔다는 말에 무서워서 방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결국 신랑 정주영 회장은 신부의 뒷모습만 보고 신부 변 여사는 신랑의 얼굴도 못 보고 결혼을 1937년 1월 8일 했다고 한다.

당시 변 여사는 결혼할 때 혼수품으로 갖고 온 재봉틀을 유일한 재산으로 평생 간직하고 살다가 사망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자신이 현대그룹 회장의 부인으로 부자라는 티를 전혀 내지 않고 겸손하게 살았다. 오죽하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변 여사를 살아있는 천사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변 여사는 종갓집 큰며느리 역할을 하면서도 집안 내 대소사(제사, 경조사 등)를 손수 챙겼다. 변 여사는 매일 자정에 돼서야 귀가하는 정주영 회장의 목욕물을 적당한 온도로 데워서 준비해뒀고, 정 회장은 피곤한 몸을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변 여사는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했고, 남편 정 회장을 볼 시간도 거의 없이 일복(속칭 ‘몸빼’)을 입은 허름한 옷차림에 화장기 전혀 없는 맨얼굴로 날마다 현대그룹 본사 직원 300여명의 점심을 준비했고 항상 미소를 잃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도 화를 내거나 싫은 기색을 전혀 하지 않고 정 회장 옆에서 말 없는 내조를 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등기우편을 배달하러 온 우편배달부는 변 여사를 보고 집 안에 거주하는 가정부로 착각하고 대화하다가 회장 부인인 것을 알고 너무나도 송구스럽다고 말을 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럼 정주영 회장의 직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청운동 자택에서의 아산 일가. (출처: 아산정주영닷컴)
청운동 자택에서의 아산 일가. (출처: 아산정주영닷컴)

◆장남 정몽필, 경부고속도로서 교통사고 사망

첫째 아들은 정몽필(1943.12.11~1982.4.29, 연세대학교 경영학학사, 경영대학원 MBA 수료)이며, 정 회장이 가장 아끼던 아들로 알려졌으며, 1982년 4월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안타깝게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정 회장은 큰 충격을 받고 1주일간 업무에 복귀를 못 할 정도로 장남을 잃은 슬픔이 가득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1982년 인천제철(현 현대제철) 사장으로, 처 이양자(1943~1990, 암으로 사망)와의 슬하에 2녀를 뒀다. 1녀는 정은희(1971년생)로 그의 남편은 주현 전 현대 아이에이치엘(IHL) 대표이고, 2녀 정유희(1973년생)의 남편은 김지용(김석원 쌍용그룹장남)으로 용평리조트 상무를 거쳐 현재는 고속도로 휴게소 3곳을 운영 중인 태아산업의 최대주주로 부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두 자매는 2014년 2월 KCC주식에 투자해 수십억 이상의 수익을 본 것으로 유명하다.

◆차남 정몽구, 삼성의 품질경영 벤치마킹

차남은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의 명예회장인 정몽구(1938.3.19)이다. 정몽구 회장은 외향적이면서 다부지고 거대한 체구를 이용해 경복고 재학 시절 럭비 선수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그는 공부를 등한시해 부친인 정주영 회장의 야단을 맞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정몽구 회장은 1차 대학에 실패하고 한양대학교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정몽구 회장은 뚝심 있는 경영자로 삼성의 품질경영을 벤치마킹해 자동차 품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그는 1996년 한국의 경영자상, 1998년 금탑산업훈장, 201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해외에서도 2001년 자동차업계의 노벨상인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 선정 ‘자동차산업공헌상’ 수상, 2004년 미국 비즈니스 위크 ‘2004 최고경영자’,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세계 100대 최고 경영자’ 6위에 선정된 바 있다.

또 정몽구 회장은 1989년 센트럴 코네티컷 대학교 인문학 명예박사, 2001년 몽골 국립대학교 경영학 명예박사, 2003년 고려대학교 경영학 명예박사, 2015년 한양대학교 공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영광을 누렸다.

1970년 2월 현대자동차 서울사업소 부품과장으로 입사한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서비스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스스로 현대정공을 1997년 7월에 설립했다. 정몽구 회장은 그의 삼촌이 운영 중인 현대자동차와 차별화시킨 RV차의 원조인 현대갤러퍼(벤츠엔진사용)를 개발하고 생산 판매한 것이 대박을 터트리며 정주영 회장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다.

정몽구 명예회장 부인 故 이정화 여사. (출처: 연합뉴스)
정몽구 명예회장 부인 故 이정화 여사. (출처: 연합뉴스)

◆이정화, 19년간 변중석 여사 병수발 도맡아

부인인 이정화(1939.10.4~2009.10.5, 홍익대학교 졸업, 해비치리조트 대표이사 역임)는 평범한 실향민 집안의 셋째 딸로 새벽 3시에 일어나 어김없이 아침식사를 챙겼고 19년간 시어머니 변중석 여사의 병수발을 도맡았다. 신문배달원이나 미화원들에게도 명절이면 어김없이 선물을 준비해줬다고 미담이 전해지며, 정몽구 회장과의 슬하에 1남 3녀를 뒀다.

1녀인 정성이(1962년생,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졸업)는 현재 광고회사인 이노션 고문으로 활동 중이고, 남편인 선두훈(1957년생,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출신)은 1957년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로, 현 영훈의료재단병원(대전 선병원) 이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2녀인 정명이(1964년생, 이화여대 생활미술과 졸업)는 현대캐피탈카드 커머셜 브랜드 사장으로 근무 중이며, 남편 정태영은 종로학원 설립자인 정경진의 아들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근무 중이다.

3녀는 정윤이(1968년생)로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이며, 미국 MBA 출신인 전 남편 신성재는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전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이다. 신성재가 1995년 현대전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1997년 정윤이와 결혼했으나 이들 부부는 2014년 3월 합의이혼 했다.

손자, 손녀들과 산행 길에서(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희, 은희, 운선, 교선, 지선, 정주영, 의선). (출처: 아산정주영닷컴)
손자, 손녀들과 산행 길에서(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희, 은희, 운선, 교선, 지선, 정주영, 의선). (출처: 아산정주영닷컴)

◆정주영 장손 정의선, 경영능력 인정받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장손이자, 정몽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정의선 회장은 경복초, 압구정중, 휘문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후 미국 샌프란스시코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처는 정지선(1973년생, 정도원 삼표그룹회장 장녀)이고, 정지선의 부친인 정도원은 정몽구 회장과 경복고 선후배로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자녀들의 결혼으로 아주 친숙한 사돈관계로 발전됐다.

정의선 회장은 1991년 현대자동차 자재본부 이사로 입사 후 구매실장, 국내영업 담당전무를 거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20년 10월 30일 현대차그룹을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물려받고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현재 실질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정의선 회장의 경영능력은 매우 뛰어나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20~22일) 미국에 105억 달러(13조 4천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기업인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으로 면담하고 투자 발표까지 한 것은 정 회장이 유일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방한 중인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2025년까지 로보틱스, 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차그룹 산하 3사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24일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총 63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미(對美) 투자액 105억 달러의 5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정리 = 유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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