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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과 다른 尹… 대기업 11곳 1060조원 투자보따리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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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사이드] 文과 다른 尹… 대기업 11곳 1060조원 투자보따리 풀었다

 

‘친기업 기조’ 새 정부에 역대급 투자 쏟아붓는 대기업들

33만명 신규 채용에 신사업 투자로 간접 일자리 창출도

전문가 평가 엇갈려… “경제 활성 기여” vs “정치적 쇼”

-핵심요약-

◆대기업들, 새 정부에 1060조 쏟는다

대기업들이 ‘친기업 기조’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자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11개 대기업은 향후 4~5년간 총 106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맞춰 최대 향후 5년간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새 정부의 친기업 기조의 화답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투자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한 당시 한동안 조용했던 대기업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33만명 일자리 창출… 간접 효과도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함께 향후 4~5년간 33만명 이상을 채용한다. 미래·전략 산업에 투자하는 만큼 인재도 확보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 삼성과 SK 등 5대 그룹의 국내 채용 규모는 5년간 최소 26만명이다. 여기에 포스코와 한화, GS 등 10대 그룹의 채용 계획도 포함하면 총 33만명에 달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신사업 투자로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천지일보=정다준·김정필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향후 4~5년간 1000조원이 넘는 ‘투자 보따리’를 풀고 30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 대규모 투자로 미래·전략 산업을 선점함과 동시에 인재 확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투자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한 당시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보다는 재벌개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경영환경에 있어 리스크를 확대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 저격수’로 불려온 인사들을 임명하거나 내정해 기업들이 투자 발표보다는 분위기를 살피는 데 급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 및 외빈 만찬에 5대 그룹 총수를 초청한 데 이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환영 만찬 등 계속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는 등 ‘친기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기업들은 역대급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어 윤 대통령의 기조에 화답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친기업 기조’에 기업들이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업 10곳 중 7곳이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새 정부 경제정책과 최근 경제상황’ 자료에 따르면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기대한다’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72.7%로 집계됐다. 기대하는 이유로는 ‘시장·민간 중심의 정책 기조’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자의 47.9%가 이를 꼽았고, ‘규제 개혁 의지(35.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대표들이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식장에 도착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박수를 치고 있다. 2022.5.10 (출처: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대표들이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식장에 도착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박수를 치고 있다. 2022.5.10 (출처: 연합뉴스)

◆대기업 줄줄이 투자… 총 투자액 1060조

지난주 삼성과 현대차로 시작된 줄줄이 투자 계획 발표는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과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등 총 11곳의 대기업이 동참했다.

이들은 향후 4~5년 동안 총 1060조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올해 본예산 607조 7000억원보다 1.7배 많은 수준이다.

그룹별 투자 계획을 보면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450조원을 투자한다. 이 중 80%가량인 360조원은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지난 20일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평택캠퍼스)을 방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나와 ‘반도체 초강대국’을 달성하기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SK그룹은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에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한다. 국내에만 179조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SK는 2026년까지 ▲반도체·소재 142조 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 4000억원 ▲디지털 24조 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 12조 7000억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금의 90%가 BBC에 집중될 만큼 핵심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도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국내 투자 분야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16조 2000억원), 로보틱스 등 신기술 및 신사업(8조 9000억원),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 및 서비스 품질 향상(38조원) 등이다.

이들 3사는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함으로써 ‘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투자 계획 배경을 설명했다.

LG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48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또한 배터리·배터리 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분야에 43조원을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5년간 국내 사업에 3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 추진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투자액 중 41%는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분야에 투입된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총 53조원을 투자한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통해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친환경인프라 ▲미래기술투자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2026년까지 5년간 미래 산업 분야인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국내 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37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 관계자는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들의 경쟁 우위는 더욱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시장 주도를 위한 미래 기술 내재화 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GS는 2026년까지 5년간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21조원을 투자한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부문에 가장 많은 14조원을 투입한다. 여기에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와 수소(블루암모니아), 신재생 친환경 발전 등 탈탄소 시대의 미래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대거 포함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21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특히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건설 분야 자동화, 무인화 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건설기계 인프라 구축, 스마트 에너지사업 투자에 12조원을 투입한다. 친환경 R&D 분야에도 총 7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은 그룹 미래를 위한 핵심 목표”라며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5년간 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와 온라인 사업 확대, 자산개발, 신사업 등 4개 테마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앞으로 5년간 SMR,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한다. 두산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한 축으로 부상한 SMR 개발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5대 그룹 국내채용계획. (자료: 각 사) ⓒ천지일보 2022.5.30
5대 그룹 국내채용계획. (자료: 각 사) ⓒ천지일보 2022.5.30

◆대규모 투자에 대기업 취업문도 ‘활짝’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와 함께 33만명 이상의 국내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미래·전략 산업에 투자하는 만큼 인재도 확보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삼성과 SK 등 5대 그룹의 국내 채용 규모는 5년간 최소 26만명이다. 이 중 삼성은 신규 채용 규모가 8만명으로 가장 많고, SK그룹과 LG그룹이 각각 5만명을 직접 채용한다. 이 외 포스코와 한화, GS 등 10대 그룹을 모두 포함하면 총 33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신사업 투자로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삼성은 이번 투자로 총 10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앞으로도 공채 제도를 유지해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돕는다.

기업들은 주력 신사업 위주로 신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은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신성장 IT 등 핵심 사업을 시작으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며, SK그룹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이른바 ‘BBC’ 산업에 신규 채용을 집중한다.

LG그룹은 우선 3년간 AI와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배터리 등의 연구개발 분야에서만 3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 롯데는 유통과 호텔 등에 채용이 예상된다.

◆투자 관련 전문가 평가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대학 명예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투자에 대해 전략적이고 진취적인 투자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그간 미국 관련 투자가 많아 국민이 섭섭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미국 투자의 몇 배에 해당하는 이번 투자로 이를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교수는 정부의 호응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열심히 하겠다고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하는데 정부도 기업들의 행보에 호응해야 한다”며 “기업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뿐 아니라 다른 기업인들도 자유롭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해결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 발표한 민간 주도 경제 성장 정책에 대해 선제적으로 발표함으로써 ‘정부와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중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정부도 ‘기업 프랜들리’ 움직임을 보여 정책적 지원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권 초기에 이뤄진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가 일종의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권 초기에 경제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약속한다”며 “이를 홍보용으로 사용하고 원하는 규제 완화와 조세감면 등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규제 완화와 세제 감면을 받기 위한 제스처(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이런 투자 전략은 대략 4~5년 주기로 돼 있다”며 “새 정권 초기에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다음 정권에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해 기업들이 실리만 챙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대기업 빌딩이 즐비한 모습. ⓒ천지일보 2020.6.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대기업 빌딩이 즐비한 모습. ⓒ천지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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