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유흥식 대주교, 한국 네 번째 추기경에 임명… 추기경은 어떤 직책
종교 천주교

[종교in] 유흥식 대주교, 한국 네 번째 추기경에 임명… 추기경은 어떤 직책

지난해 8월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해 유흥식 대전교구 주교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지난해 8월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해 유흥식 대전교구 주교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유흥식 대주교가 지난해 6월 11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된 지 약 11개월 만에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부활삼종기도 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를 포함한 21명의 고위 성직자를 추기경(cardinal)으로 임명했다. 새 추기경 서임은 오는 8월 27일 토요일에 있을 추기경회의(consistory)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유흥식 대주교는 1979년 사제품을 받고, 로마에서 수학했다. 솔뫼 피정의 집 관장, 대전교구 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2003년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됐고, 2005년 대전교구장직을 계승했다. 주교회의 서기 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상임이사,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주교회의 엠마오연수원 담당 주교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담당 주교를 맡은 바 있다. 2021년 6월 11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됨과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됐으며, 지난해 8월 1일부터 성직자성 장관으로서 직무를 시작해 현재 로마에 상주하고 있다.

고(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1969년 서임), 고(故)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2006년 서임),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2014년 서임)에 이어, 유흥식 대주교는 한국인으로서 네 번째 추기경이 됐다. 역대 추기경들은 모두 서울대교구장으로서 추기경에 임명됐는데, 교황청 관료로서 추기경에 임명된 것은 유흥식 대주교가 처음이다.

작년 8월 21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성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에서 유흥식 대주교가 강론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2022.5.29.
작년 8월 21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성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에서 유흥식 대주교가 강론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2022.5.29.

이번에 새로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 아시아 출신이거나 아시아 지역을 관할하는 새 추기경은 유흥식 대주교 외에 ▲필리페 네리 안토니오 세바스티앙 도 로사리오 페랑(Filipe Neri António Sebastião do Rosário Ferrão) 대주교, 인도 고아와 다마오 대교구장 ▲비르질리오 도 카르모 다 실바(Virgilio do Carmo da Silva) 대주교, 거룩한 성소회(Societas Divinarum Vocationum), 동티모르 딜리 대교구장 ▲안토니 풀라(Anthony Poola) 대주교, 인도 히데라바드 대교구장 ▲윌리엄 썽쳬고(William Seng Chye Goh, 吳成才) 대주교, 싱가포르 대교구장 ▲조르조 마렌고(Giorgio Marengo) 주교, 꼰솔라따 선교 수도회(I.M.C.), 몽골 울란바토르 지목구장 등이 있다.

한편, 벨기에의 겐트교구 전임 교구장 루카스 반 루이(한국 이름 윤선규[루카]) 주교는 1961년 살레시오회에 입회한 뒤 1964년부터 1985년까지 한국에서 선교한 바 있다.

◆추기경은 어디에서 유래됐나

추기경(樞機卿)에서 추기(樞機)라는 말은 중추(中樞)가 되는 기관(機關)을 말하며, 경(卿)은 높은 벼슬에 대한 경칭이다.

추기경(Cardinalis)이라는 용어는 그레고리오 대교황(590~604년) 때 교회법 용어로 채택됐고, 이 용어가 11세기부터는 세계 교회의 으뜸인 교황의 최고 측근자들이며 자문단으로, 후임 교황의 선출권을 독점해 실제로 후임 교황이 그들 중에서 선출되는 최고위 성직자를 뜻하게 됐다.

추기경(樞機卿, 라틴어 Sacrae Romanae Ecclesiae Cardinalis; 영어 The cardinal of the Holy Roman Church)의 유래는 초기 천주교회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초세기 교회에서 모든 성직자는 어느 한 교회에 종신토록 소속돼 봉직하기 위해 주교나 사제 혹은 부제로 서품됐다. 그 성직자는 ‘직위를 받았다’라고 하고, ‘직위자’라고 불렀다. 그리고 성직자가 평생 봉직하도록 서품됐던 직위를 바꾸게 되면 그때부터는 새 직위로 ‘입적됐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마디는 돌쩌귀라는 라틴어 cardo(hinge)에서 유래된 것이다. 문짝을 문설주에 달고 여닫으려면 돌쩌귀가 중요한데, 교회에 중요한 인물이라는 의미로 직위가 바뀐 이러한 성직자를 ‘직위자’라고 부르지 않고 입적된 중추자(中樞者, cardinalis)라고 부르게 됐다.

로마의 주교좌가 모든 교회들의 중심, 곧 중추(cardo)로 인정됐기에 중추자라는 칭호는 로마 교구 소속 성직자들에게만 한정됐다가, 점차 서방 교회의 여러 교구에서도 주교좌 성당이 교구의 중추이므로 주교좌 성당에 속한 성직자들을 입적된 중추자라고 불렀다.

동북 아시아의 중국, 일본, 조선에서는 황제의 최고 자문 기관을 중추원(中樞院)이라고 불렀는데, 16세기에 그리스도교가 전파된 중국과 일본 등에서 교회 용어를 번역할 때 그 당시의 국가 사회 용어를 채용했고, 이후 교황의 최고 자문 기관인 ‘로마 교회의 중추자’들을 추기경이라고 번역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달 이임 감사 미사를 위해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달 이임 감사 미사를 위해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교황에 성실히 협조할 의무 가진 ‘추기경’

추기경에 승격되는 이들은 적어도 사제품을 받았고, 학식과 품행과 신심과 현명한 업무 처리 역량이 특출한 남자 가운데에서 교황이 자유로이 선발한다. 아직 주교가 되지 못한 이들은 추기경으로 서임되면 주교 서품을 받아야 한다.

추기경의 서임은 교황의 명시적 의사 표시 외에 다른 것이 필요하지 않으며, 미리 다른 추기경들의 자문이나 동의를 받을 필요도 없다.

교황은 전세계 도처에서 적격자들을 뽑아 추기경으로 임명한다. 통상 사제급 추기경들은 각국의 대교구장들 가운데에서 선발되는 경우가 흔하다.

과거에는 오스트리아, 프랑스, 에스파냐, 포르투갈 등의 국왕이 교황에게 추기경 후보들을 추천할 수 있는 특권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세속 국가의 추천권이 없다.

새 추기경의 서임은 교황이 직접 추기경회의에서 한다. 이러한 관습은 추기경단이 교황 궁정으로 기능했을 때부터 비롯됐다. 그 당시에는 교황이 추기경 후보자를 거명하면서 추기경단에게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하고 물었고, 추기경들이 토론하고 동의하는 절차가 있었으나, 현재에는 형식적인 절차로만 존속하고 있다.

새 추기경은 서임되는 즉시 추기경단 특별법에 따라 교황 선거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가진다.

추기경은 교황을 선거하는 소임이 있는 특수한 단체, 곧 추기경단의 구성원으로 임명된 주교이며 중대한 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함께 소집되는 때에는 합의체적으로 행동하여 교황을 보필하거나 또는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여러 가지 직무로 교황을 도움으로써 교황을 보필한다.

교황과 추기경단의 관계는 교구장 주교와 교구 참사회의 관계 또는 국가 통치자와 국가 최고 회의의 관계와도 비슷하다.

추기경은 교황에게 성실히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교황청에서 일하는 추기경들은 로마에 상주해야 한다. 지역 교회의 교구장 주교인 추기경들은 교황이 추기경회의를 소집할 때마다 로마에 가야 한다.

추기경의 복장은 모두 홍색이다. 그래서 추기경을 홍의(紅衣) 주교라고도 불렀다. 교황의 복장은 백색이며, 주교의 복장은 모두 자주색이고, 사제의 복장은 모두 흑색이다.

성직자가 일단 추기경으로 임명되면, 추기경으로서 신분상의 지위는 종신직이다. 그러나 80세가 되면 법률상 자동적으로 교황 선거권을 비롯한 모든 직무가 끝난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