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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투자위원회 신설… 부동산 비리 척결 등 ‘쇄신’ 의지
종교 천주교

교황청, 투자위원회 신설… 부동산 비리 척결 등 ‘쇄신’ 의지

교황청 (출처: AP=뉴시스)
교황청 (출처: AP=뉴시스)

재정 비리 의혹 등 논란 잇달아

교황청 내 독립적 위원회 신설

투자은행 경력 외부위원 4인

투자 윤리 규범 준수 검토 역할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교황청이 외부위원으로 이뤄진 투자위원회를 신설했다. 영국 부동산 투자 비리 의혹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교황청이 재정 운영을 개혁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교황청 공보실은 교황청 자금 투자의 도덕적 측면을 점검하기 위한 독립적인 투자위원회를 설립했다고 지난 7일(현지시간) 밝혔다.

교황청은 다국적 투자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영국의 장 피에르 케이시, 독일 조반니 게이, 스웨덴 데이비드 해리스, 미국 존 J. 조나를 외부위원으로 선임했다. 이들은 임기 5년 동안 교황청이 추진하는 투자 프로젝트의 위험성 및 지속가능성‧수익성 등을 평가해 투자의 도덕‧윤리 규범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위원장에는 교황청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 장관을 지낸 케빈 조셉 패럴(74) 추기경이 세워졌다.

이번 교황청 개편에 따른 투자위원 신설은 영국 부동산 투자 비리 의혹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교황청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에 걸쳐 총 3억 5000만 유로(한화 약 4699억원)를 들여 매입한 런던 첼시 지역의 고급 사무실을 약 1억 6500만 유로(한화 약 2215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교황청은 약 2억 유로(한화 약 2685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뿐 아니라 교황청 관료조직의 정점에 있는 국무원이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베드로 성금’을 포함한 교회 기금 200만 달러(한화 약 25억원)를 운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톨릭 대내외에서 비판을 받았다. 베드로 성금은 신자들의 성금이나 기부로 조성된 자선기금이다.

이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횡령‧사기 등 각종 비리 의혹도 함께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교황의 최측근인 조반니 안젤로 베추 추기경은 횡령‧직권남용‧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부동산 매매 브로커를 비롯한 다른 피의자 9명과 함께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국무원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며 교황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해온 베추 추기경은 정보‧외교 활동 명목으로 이탈리아 여성에게 교황청 자금 50만 유로(한화 약 6억원)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같이 교황청 내 비리가 연일 드러나자 교황은 교황청 금융‧재무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교황은 부동산 비리 의혹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뒤인 2020년 12월 국무원의 교회 기금 관리 기능을 박탈한다고 공표했다. 교황청 업무상 비밀 유지 의무를 들어 부동산 매매 관련 구체적 진술을 회피해온 베추 추기경에 대해서도 지난 3월 교황청 비밀 유지 의무 해제를 선언했다.

재정 관련 비리 문제로 몸살을 앓은 교황청은 심각한 재정난도 겪어야 했다. 영국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천문학적 손실을 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악재까지 더해진 것이다. 코로나19로 최대 현금 창출원인 바티칸 박물관이 장기간 봉쇄되면서 교황청은 극심한 재정난에 빠졌다. 수년간 적자를 메우기 위해 비상용으로 비축한 예비비까지 다 쓴 탓에 지난해 3월 추기경 등 고위 성직자들의 봉급 삭감을 단행해야 했다. 교인들에게도 손을 뻗쳐 헌금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교황은 지난 3월 교황청 조직 개편 관련 새 교황령을 발표했다. 교황령에 따라 기존의 9개 심의회, 3개 부서, 5개 평의회로 구성된 교황청 조직은 16개 부서로 전면 개편된다. 교황청은 전반적으로 업무가 중복되는 조직을 통폐합해 인사 운용 및 업무 효율 개선에 방점을 뒀다.

이 시행령은 ‘성령 강림 대축일’인 지난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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