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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OTT’는 이제 살아남기 힘들다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그냥 OTT’는 이제 살아남기 힘들다

OT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OTT.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CJ ENM, KT, 티빙, 파라마운트+, LG유플러스….

이 다섯 기업의 초협력이 화제다. 콘텐츠 배급사부터 복수의 플랫폼 기업, 이동통신사까지. 언제부터 이렇게 사업 분야를 넘나드는 전략적 제휴가 가능했을까. 이제는 국내에서도 디지털 플랫폼화가 이같이 비유기적 성장으로 나타나는 추세다.

이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충성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누리겠다는 미디어 사업자들이 콘텐츠 제작에 큰돈을 쏟겠다고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다. 디지털 시대에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Contents, Commerce, Platform, Network, Device 등 여러 분야의 국내외 사업자가 너도나도 OTT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다만 OTT 자체가 이들의 최종 목적은 아니다. 대충 보면 OTT 시장이 커지니까 대기업들이 손을 뻗는 모양새처럼 보이지만 진짜 목표는 A부터 Z까지 전부 자신의 브랜드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다. 끊임없는 고객 창출이 1순위인 이들에게 OTT는 부업일 뿐이다.

소비자는 즐거울 수밖에 없다. 사업 분야를 초월해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목을 끌겠다고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OTT는 이제 본 서비스를 누릴 때 함께 받는 ‘부가서비스’ 격으로까지 돼가고 있다. 쿠팡이 글로벌 1위 기업 아마존닷컴의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처럼 쿠팡플레이를 만들고, SK텔레콤이 웨이브에 올라타고, KT가 시즌(Seezn)을 운영하면서도 티빙과 협력하는 모양새가 다 같은 맥락이다.

반면 이처럼 디지털 시대에 국내외 IT 빅테크들이 ‘플랫폼화’로 향해가고 있기 때문에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는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는 단일 서비스에 특화된 유니콘을 말한다. 글로벌 OTT 중 넷플릭스가, 국내 OTT 중 왓챠가 이에 해당한다. 음원 시장에서는 스포티파이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강자들을 상대로 지금껏 ‘디바이스’로 시장을 점유해온 건 정말 엄청난 결과다. 다만 디바이스만 가지고는 혁신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애플마저도 이제 디바이스만 개발하지 않는다. 구글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검색과 광고 시장을 넘어 클라우드와 미디어 시장의 수익까지 꿰찼지만 ‘구글만으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광폭 행보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IT 강자가 된 지 오래지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어떻게든 앞서가기 위해 인수합병을 통해 VR 시장까지 빠르게 선점 중이다.

이젠 “이 기업은 안 하는 게 뭐야?”라는 물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이 IT 거인 사이에서는 대세이고, 화두이고, 전략이다. 한 우물만 기막히게 잘 파면 성공이 따라왔던 경영 선례는 많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런 전략이 얼마나 먹힐지 예측할 수 없게 돼 버렸다. 자신의 분야에서만 각축전을 벌이던 과거보다 훨씬 이색적인 동맹 전략과 연합군들이 등장할 것이다.

과거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진 대기업이 꽤나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혁신을 도모한다는 건 경영자 입장에서도 큰 결심과 혜안이 필요한 일이다. 때문에 남다른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미래 시장을 선점할 IT 선구자는 누가 될지, 유니콘들은 어떤 생존 전략을 꾸릴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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