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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령’ 돼버린 마을 이장… 공장 인허가로 배 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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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통령’ 돼버린 마을 이장… 공장 인허가로 배 불리다

청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청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시도·군청서 공장 설립 허가해도

마을이 민원 넣으면 사업 중단

기준 불명확… 정부, 중재 안 해

민원 취하로 ‘돈 요구’ 비일비재

마을 기금부터 이장 개인 돈까지

“인허가보다 민원이 먼저인 나라”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마을 이장이 공장 인허가 등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을 남용해 사업자들에게 ‘뒷돈’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공장 인허가를 알아보는 중인 사업자 A씨는 최근 전국 시도·군청을 통해 공장 설립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각 마을 이장으로부터 동의서를 써줄 테니 돈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요구 금액은 수천만원에서 2억원까지 달했다. ‘마을 발전기금’을 걷는다는 명목 말고 이장 개인 돈으로써 말이다. 또한 마을 발전기금도 따로 걷었다. A씨는 전국적으로 이장의 이 같은 악행이 심하다고 폭로했다. 이는 불특정 전국 시도·군청에서 답습되고 있으며 A씨는 특히 “여주시·용인시 등 경기도 지역이 심하며 충청북도 음성군 등 전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장뿐 아니라 마을 자체의 악습도 있었다. 임의로 ‘민원’을 넣어 마을 내 설립된 공장의 가동을 중단시키고 해당 사업자에게 마을 발전기금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는 B씨도 A씨와 비슷한 골치를 앓고 있었다.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주변 마을에서 수시로 민원을 넣어 영업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B씨는 “이럴 경우 마을에 돈을 내야만 민원을 취하해주고 내지 않으면 ‘먼지 때문에 못 살겠다’며 또 민원을 넣어 사업을 중단시킨다”고 호소했다.

공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공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 모든 건 시·군청에서 내린 ‘공장 인허가’보다 ‘민원’이 더 힘이 셀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었다.

음성군청에 따르면 공장 인허가는 군청의 각 부서가 법에 근거에 살펴보고 저촉되는 사항이 없으면 허가를 내준다. 공정 인허가를 최종 결정하는 부서는 정해져 있지만 판단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서가 함께 ‘법’에 근거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다만 마을의 민원으로 사업자와 갈등이 생기면 중재하지 않는다. 명확한 기준도 제시하지 않는다.

음성군청 관계자는 “법에 저촉되지만 않으면 공장 인허가를 내줄 수 있지만 마을의 민원이 있으면 사업자에게 직접 마을과 합의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과정에서 군청의 개입은 없었다. 오로지 사업자와 마을의 합의에 사업이 중단될지, 재개될지 결정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장은 개인 돈을 받아 배를 불릴 수 있으며 마을은 언제든지 사업자를 압박할 힘을 갖게 되는 부작용이 나온 셈이다.

A씨는 “시도·군청에서 허가받은 사업이라고 해도 마을의 민원이 먼저인 나라”라고 지적하며 “이 때문에 사업 수행을 2년이나 못한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마을의 갑질도 문제지만 이장이 직권을 남용해 불법 청탁을 받는 것을 감사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음성군청에 따르면 이장의 해임 조건에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와 각종 이권이나 불법행위 개입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가 포함돼 있었다. 문제는 이장을 제대로 감사할 만한 장치는 딱히 없다는 것이다. 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장의 임명과 해임을 읍면장이 관리할 뿐이었고 불법 청탁을 적발할 만한 제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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