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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균형발전은커녕 금융정책 구멍만 커진다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尹정부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균형발전은커녕 금융정책 구멍만 커진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던 중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을 반대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과 산은 직원들 앞에 서서 준비한 발언문을 읽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던 중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을 반대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과 산은 직원들 앞에 서서 준비한 발언문을 읽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임명 14일이 넘도록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는 데 노사 간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새 정부는 산은 본점 이전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한 데 이어 지난 9일 2028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겠다고 목표기간을 확정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진행되는 본점 이전에 인력 이탈은 날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전문직을 포함해 46명이 넘는 인원이 중도 퇴사했다. 매년 40명 수준의 인원이 이직 등의 이유로 퇴사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비슷한 수의 인원이 중도 이탈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산은 이전을 밀어붙일 경우 전문직이나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이탈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물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이 그릇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도권에 과잉된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것은 역대 정부도 진행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윤 정부가 이전시키려고 하는 산은이 일반 공공기관이 아닌 국책은행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국책은행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해 약 4조원의 경제유발효과가 발생한다 해도 부산이 금융허브가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앞서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기관의 경우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음에도 그 역할을 서울 사옥에서 진행하고 있어 불필요하게 잦은 출장 등의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조금 더 범위를 넓혀 2017년 2월 전주로 본사를 이전한 국민연금공단은 2019년 3월까지 총 18번의 운용위원회 회의를 모두 서울에서 열었다. 또 본사 이전 이후 대대적인 인력 이탈을 겪으면서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2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전 직후인 2016년 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것을 감안하면 본점 이전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많은 문제에도 윤 정부가 산은 이전을 밀어붙이자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의 핌피(일종의 지역이기주의)와 정무적 이해관계의 영향으로 발생한 ‘오송역 설치 및 선정 논란’을 언급하고 있다.

집단적인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권의 지역 표심 잡기로 인해 잘못된 나비효과가 발생했던 것처럼 윤 정부가 부산, 울산, 경북의 지방권력을 잡기 위해 국책은행 지방 이전 카드를 꺼냈다는 주장이다.

물론 공공기관 이전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공약 이행을 위한 노력이라 하더라도 ‘친시장’과 ‘규제 혁신’을 표방하는 새 정부가 자본시장 논리와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채 이전을 강행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심리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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