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쿠팡 없이 못 살게”… 김범석 ‘혁신’으로 정상 오른 쿠팡 파헤치기
기획 경제·산업·유통 기획 경제인사이드

[경제인사이드] “쿠팡 없이 못 살게”… 김범석 ‘혁신’으로 정상 오른 쿠팡 파헤치기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상장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NYSE에 이날 상장된 쿠팡 주식은 63.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상장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NYSE에 이날 상장된 쿠팡 주식은 63.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출처: 연합뉴스)

와우 멤버십, 제대로 ‘락인’

고객 편의 혁신으로 ‘급성장’

문제는 ESG 리스크와 재정

“판매 창구 증대 노력해야”

김범석, 28일 전 직원 미팅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요즘 플랫폼 기업의 핵심 전략은 ‘구독’이다. 그중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파격적인 전략으로 유료 구독자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간 쿠팡의 사례를 분석해본다.

쿠팡은 각종 논란을 빚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물류센터 화재’ ‘쿠팡이츠 갑질’ ‘아이템위너 갑질’ ‘리뷰 조작 논란’ 등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있었지만 국내 이커머스로서 압도적인 입지와 위상을 자랑한다.

배민라이더스 배달 오토바이. (출처: 연합뉴스)
배민라이더스 배달 오토바이. (출처: 연합뉴스)

◆쿠팡, 빠른 ‘배송문화’ 시대 선도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처음으로 쿠팡에 국내 최대 이커머스 지위를 내줬다.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은 32조 4000억원이었으나 쿠팡의 연간 거래액은 37조 8000억원으로 추정되면서다.

‘쿠팡’이라는 두 글자를 보면 ‘쿠팡맨’ ‘쿠팡이츠’ ‘로켓배송’ 등 친숙한 연관 키워드까지 떠오를 정도로 쿠팡은 우리 삶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이는 쿠팡의 성공을 이뤄낸 ‘로켓배송’ 서비스부터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와우 멤버십’ 덕이다. 로켓배송은 오늘 주문한 상품을 내일 받아볼 수 있도록 쿠팡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배송 전략이다. 로켓배송 상품을 묶어서 1만 9800원 이상 결제하면 무료 배송으로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데 쿠팡은 이를 통해 초기 시장 장악을 빠르게 이룰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와우 멤버십은 월 2900원의 회비만 내면 한 달간 로켓배송의 모든 상품을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혜택을 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30일간 무료 교환 및 반품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제품이 나에게 맞을지 걱정할 필요 없이 주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튼 한 번으로 간편하게 반품하라’는 게 취지다.

와우 회원은 신선 식품도 더욱 빠르게 배달받을 수 있다. ‘로켓프레시’는 식재료부터 과일, 베이커리, 아이스크림까지 850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신선 식품을 새벽배송, 당일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오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준다. 주문 최소 금액도 1만 5000원에 불과하다.

직구 상품마저 무료배송이다. 일반회원은 국가별 2만 9800원 미만 구매 시 배송비 2500원을 내야 하지만 와우회원은 구매금액 제한 없이 무료로 배송받는다. 쿠팡은 이 외에도 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각종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쿠팡의 논란 규모를 보면 불매운동까지 일어날 법한 수준이지만 이 같은 쿠팡의 편의성은 가입자 이탈을 막아 왔다. 쿠팡이 싫다고 해서 포기하기엔 ‘바로 다음날 받아보는’ 서비스가 너무나 편리하다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사람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이 쿠팡의 미션이다”라는 발언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쿠팡도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해 와우 멤버십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SNL 코리아’에 출연 확정한 배우 조정석 이미지. (제공: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에 출연 확정한 배우 조정석 이미지. (제공: 쿠팡플레이)

◆OTT ‘쿠팡플레이’ 등에 업고 질주

2020년에는 와우 멤버십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추가했다. 바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출시 당시 “볼 게 뭐가 있겠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쿠팡은 부가서비스인 OTT에도 대충 투자하지 않았다. OTT와 콘텐츠가 비대면 추세로 흥행 가도를 달릴 때 그 흐름에 제대로 편승한 결정이었다.

쿠팡플레이는 화제가 된 신동엽, 안영미, 주현영 출연 ‘SNL 코리아’, 김수현과 차승원 주연 ‘어느 날’ 등 독점 오리지널 프로그램부터 무한도전 레전드편,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EPL 토트넘 경기 생중계, 콜드플레이 콘서트, 유아동 영어교육 콘텐츠까지 영화, 드라마, TV 프로그램, 스포츠 생중계, 콘서트,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했다.

그 결과 쿠팡플레이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 4월 기준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OTT앱 사용량에서 약 321만명으로 넷플릭스, 티빙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락인 효과(고객을 묶어두는 전략)’를 확인한 쿠팡은 이달 월 회비를 4990원으로 인상했다. 무려 70% 이상의 인상률이지만 4990원은 이 모든 혜택을 종합해봤을 때 ‘낼만 하다’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다.

쿠팡의 유료 회원은 지난 1분기 기준 900만명 이상이다.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이라도 산 활성고객 1812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매달 회비를 내는 유료 가입자라는 뜻이다. 지난 2018년 10월 멤버십 서비스를 런칭하고 2년 반 만에 거둔 성과다. 와우 멤버 유료 회원은 2020년 600만명에서 2년 만에 50% 증가했다. 국내 인터넷 쇼핑 인구(3700만명) 가운데 유료 와우 가입자는 25%에 이른다. 때문에 멤버십 가입자 증가 추이 속에 ‘1000만 유료 멤버십’ 시대를 눈앞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본래의 상품 구매와 관련해 회원 1명이 쓰는 소비 금액 자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와우 회원을 포함한 쿠팡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이상 증가한 283달러(약 34만원)였다.

[천지일보 이천=남승우 기자] 29일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주변에 쿠팡의 사죄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6.29
[천지일보 이천=남승우 기자] 29일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주변에 쿠팡의 사죄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6.29

◆‘급부상’에 뒤따른 문제와 혁신의 이면

다만 이 같은 쿠팡의 혁신에는 노동자들과 하청업체들의 희생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리뷰 조작 등 서비스와 관련된 논란도 잠잠해질만 하면 나타난다.

배송문화의 혁신으로 평가받는 ‘로켓배송’의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있었다는 게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발생한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같은 해 2월 소방시설 점검에서 277건의 지적을 받았었다. 이 때문에 이 사고가 인재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이템위너’ 제도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시된 합리적인 가격에 쿠팡의 ‘갑질’이 숨겨져 있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조달가보다 낮은 가격 책정으로 공급사의 매출은 늘었지만 과도한 할인으로 쿠팡의 마진이 적어지자 이를 공급사에 손실을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식이다. 자율적인 경쟁 속에서 출혈 경쟁이 발생하면 매출액·판매수 대비 쿠팡의 마진이 떨어지는 구조인데 이를 공급사가 메우게끔 하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쿠팡과 거래를 해온 A씨는 점층적으로 매출 상승을 달성 중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 동월 대비 예상치 못한 매출의 상승을 이뤘는데 이후 쿠팡 측의 갑질이 더욱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쿠팡은 아이템위너라는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오직 최저가로 대응하고 있다. 그들이 제품을 가져가는 순간 더는 그 제품의 가격에 대해 협력사는 논할 수 없다”며 “그런데 본인들이 따라간 가격으로 인한 손실액을 우리에게 부담하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광고료, 리베이트, 성장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마진 손실을 보상하라고 한다”며 “실제로 광고가 집행되는 것도 아닌데 어디에 쓰이는 건지 모르겠다. 이를 따르지 않는 업체는 당장 발주를 하지 않겠다는 엄포도 여러 차례 듣는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쿠팡은 큰 점유율을 가진 플랫폼 중 하나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입점하지 않기엔 너무 손해고 잠자코 있자니 억울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쿠팡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같은 논란은 대형마트 등 몸집이 있는 중개사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공급사들이 다양한 판매 창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플랫폼의 독점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억울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독점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여러 판매 창구를 마련하는 등 공급사만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재정적인 부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빠른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올해로 창업 12주년을 맞는 쿠팡은 1분기에도 2억 570만 달러(약 2648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오는 28일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상장 후 처음으로 전 직원 앞에 나선다. 전 직원이 대상인 만큼 중요한 발표는 없겠지만 올해 1분기 핵심사업 부문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흑자를 달성하는데 노력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신사업에 속도를 내줄 것을 주문할 전망이다.

쿠팡 본사. (출처: 연합뉴스)
쿠팡 본사. (출처: 연합뉴스)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