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2년 반 만에 한미 금리 역전 초읽기… 외국 자금유출 가능성과 대응은
경제 경제일반 이슈in

2년 반 만에 한미 금리 역전 초읽기… 외국 자금유출 가능성과 대응은

[그래픽=윤신우 기자] 최근 3년간 한미 금리 추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모습 ⓒ천지일보 2022.6.21
[그래픽=윤신우 기자] 최근 3년간 한미 금리 추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모습 ⓒ천지일보 2022.6.21

내달 금리 뒤집힐 가능성 커져

3차례 역전기 증권자금 유입

채권 유입·주식은 유출 경향

“과거 사례만 보고 안일 안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이상 올리는 것)을 밟으면서 한미 간 격차가 0.00∼0.25%포인트로 비슷해졌고 다음달이면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책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게 되면 약 2년 반 만에 역전이 된다.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더 낮은 한국에서 굳이 돈을 굴릴 이점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의 주식·채권 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과거 금리가 역전된 시기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오히려 채권을 중심으로 유입된 사례가 있어 한국은행이나 시장에서는 당장 이번에 역전되더라도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너무 과거 사례만 보고 안일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연준 빅스텝 밟아도 역전

미 연준은 지난 14∼15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p 올렸다. 지난달에도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밟아 2개월 만에 1.25%p나 빠르게 올렸다. 그러면서 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 1.75%와 격차가 좁혀져 사실상 같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은도 5월과 6월 0.25%p씩 인상하면서 2007년 7~8월 이후 약 15년 만에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하면서 1.75%까지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고물가에 대응했으나 미국의 인상 속도가 빨라 역전 상황까지 왔다. 1% 이상 차이가 났던 한미 금리차는 2개월 만에 순식간에 사실상 같아졌다. 미국 연준이 다음달에도 빅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을 예고하고 있어 격차는 반대로 더 벌어질 것이 기정사실이다. 한은이 6월에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지 않고 7월에 열리기에 미국이 빅스텝만 밟아도 역전은 피할 수 없다. 한은이 0.2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금리차는 0.25∼0.50%p까지 벌어지는데, 격차를 더 좁히기 위해 우리도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워싱턴DC=AP/뉴시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연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7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22.06.16
[워싱턴DC=AP/뉴시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연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7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22.06.16

◆과거 3번의 역전기에 어땠나

내달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과거 미국 금리 인상기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았던 시기는 ▲1기(1996년 6월∼2001년 3월) ▲2기(2005년 8월∼2007년 9월) ▲3기(2018년 3월∼2020년 2월) 총 세 차례가 있었다. 특히 외환위기 시기와 맞물렸던 1기의 경우 미국 금리가 최대 1.50%p 높은 시기가 6개월(2000년 5∼10월)이나 지속됐다. 2기, 3기의 최대 역전 폭은 1.00%p(2006년 5∼8월), 0.875%p(2019년 7월)였다.

미국 금리가 역전된 시기에 외국인 증권(채권+주식)자금은 1기(168억 7천만 달러), 2기( 304억 5천만 달러), 3기(403억 4천만 달러) 모두 순유입됐다. 다만 주식의 경우에는 1기(209억 3천만 달러 순유입)를 제외하고 2기(263억 4천만 달러 순유출)와 3기(83억 6천만 달러 순유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주식의 경우 단순 금리 격차 때문에 모두 유출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2기에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증시에 대거 들어온 외국인들이 주가 급등과 원화 절상(가치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려는 경향이 강했고, 3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중 무역 갈등과 반도체 경기 논란 등이 겹쳐 주식시장 자체가 약세 영향이 컸다는 이유 때문이다.


◆금리 동조화 정책 보는 시각은

이런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급격한 자본유출로 연결될 가능성은 적다는 점을 들어 한국이 기준금리를 미국에 동조해 급격히 올리기보단 국내 물가·경기 여건에 맞게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미 간 물가와 경기 상황 차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기준금리 격차는 용인할 필요가 있다.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2000년대 이후 한미 간 금리 격차로 인해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한 적은 없다”며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되고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국인 자본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금리 동조화 정책’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어 국내 외국인 자금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미국 금리를 따라가지 않을 수는 없다”며 “한은이 내부적으로 기준을 정해놓을 필요가 있는데 역전되더라도 미국이 올리는 금리의 3/4 정도는 맞춰가는 ‘금리 동조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을 막기 위해선 우리가 미국보다 항상 1%p 이상 높아야 안전하다. 현재 우리나라 물가 또한 굉장히 높고 환율도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발 맞춰 빅스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으며, 이와 함께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비축하고 한미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