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삼성전자를 향한 강원도교육청의 ‘러브콜’
기획 경제·산업·유통 기획 이슈in

[심층취재-입찰㉘] 삼성전자를 향한 강원도교육청의 ‘러브콜’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출처: 연합뉴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출처: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교육 기관에 ‘1인 1스마트기기’를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천지일보는 해당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을 취재하고 교육청의 편파 행정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심층 보도를 기획했다. 제28보에서는 강원도교육청의 사전 규격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본다.

2차 사업 추진 속 숨겨진 의미

레노버와 中企 다 배제할 ‘묘수’

협상 계약에 스펙 알박기 더해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강원도교육청이 지난 1차 사업과 달리 400여억원의 큰 예산을 가지고 2차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입찰 방식과 규격을 모두 1차 때와 다르게 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최근 강원도교육청이 올린 사전 규격 공고에 따르면 해당 교육청은 입찰 방식을 ‘다수공급자(MAS) 계약(1차 때)’에서 ‘협상에 의한 입찰’로 변경했으며 스마트기기 중 태블릿PC의 해상도를 2560×1600으로 올렸다.

강원도교육청. ⓒ천지일보DB
강원도교육청. ⓒ천지일보DB

◆레노버와의 사업에서 얻은 교훈

강원도교육청이 이같이 선택한 이유로는 1차 때 낙찰된 사업자가 레노버(Lenovo)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입찰에는 삼성전자, 레노버, 중소기업 포유디지탈이 참여했고 가격 경쟁을 통해 1위로 포유디지탈이 낙찰됐다. 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은 포유디지탈을 규격 미달로 떨어트렸는데 이 과정에서 2위였던 레노버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사업 수행 과정에서 생겼다. 레노버는 중국의 유명한 전자 대기업이지만 현재 한국 조달 시장에 들어온 레노버는 레노버 본사도, 한국레노버도 아니다.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라는 기업이 대리점 형태의 유통 사업자로서 레노버 제품을 조달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는 레노버의 태블릿PC를 수리할 수 없다. 교육청과 계약 당시 일정 기간의 유·무상 A/S를 약속하지만 사실상 온전히 지킬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국레노버가 수리할 수 있지만 계약과는 완전 무관하다. 때문에 학교는 제품이 고장 나면 일일이 수리 가능한 곳을 찾아 유상 A/S를 해야 하는데 학생이 하기도, 교사가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강원도교육청은 입찰 방식을 가격 경쟁이 거의 필요하지 않고 레노버와 포유디지탈 모두 참여하기 힘든 방식으로 바꿨다. 기존의 입찰이 중소기업에 가장 유리한 구조였다면 이번 계약 방식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삼성전자가 낙찰되는 방식이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1차 때의 경험을 토대로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 스마트기기·충전함 보급 및 하자 보수까지 포함하기 위해 계약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이 올린 사전 규격에는 삼성전자와 레노버 제품만 들어갈 수 있다. (출처: 조달청 나라장터 캡처)
강원도교육청이 올린 사전 규격에는 삼성전자와 레노버 제품만 들어갈 수 있다. (출처: 조달청 나라장터 캡처)

◆해상도 스펙으로 한층 높인 문턱

강원도교육청은 계약 방식만 바꿨을 뿐 아니라 사업자 간 경쟁도 최소화했다. 해상도를 2560×1600으로 정하면서 삼성전자와 레노버만 참여할 수 있는 규격으로 만든 것이다. 포유디지탈에만 참여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실감형콘텐츠 구동을 위해 그에 맞는 디바이스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해상도를 높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 동일한 사업을 진행할 때 2000×1200 스펙이 필요하다고 했었다. 2560×1600 수준의 해상도가 꼭 필요한 게 아닌 셈이다. 이뿐 아니라 대부분의 실감형콘텐츠는 1920×1200 해상도에서도 구동되며 초고화질의 몇몇 콘텐츠만 2560×1600이 필요하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만약 실감형콘텐츠 구동을 위해 2560×1600의 해상도가 있어야 한다면 (강원도교육청이) 1차 사업 때 사들인 태블릿PC는 못 쓰게 되는 게 아니냐”며 “그렇다면 전부 2000×1200으로 사업을 진행한 경기도교육청 등은 큰일 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감형콘텐츠의 99%는 1920×1200에 맞춰져 있다”고 짚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