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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친시장·자유?”… 尹, 인플레에 ‘관치금융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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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사이드] “말만 친시장·자유?”… 尹, 인플레에 ‘관치금융 카드’ 만지작

당정, 은행권 ‘이자장사’ 비판
‘혁신’ 대신 ‘관치금융’ 등판
여론회복 되겠지만 후폭풍多
대출 둔화·당국 압박 등 악재
금리 내리면 銀 1000억 손실
개입 반복에 금융주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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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 전담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관치금융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0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관치금융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사고 전담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이 은행권의 수익성에 대해 ‘과도한 이자 장사’라며 구두 압박을 준 데 이어 여당인 국민의힘까지 금리 인하 압박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연말 기준금리가 최대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최근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서민의 대출 이자 부담을 막겠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으나,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할 금리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인위적인 개입으로 조정하려고 한다는 점에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하며 민간에 시장을 맡기겠다고 밝혔던 윤 대통령이 ‘관치금융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은행권, 줄이어 대출금리 인하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여당, 정부의 ‘이자장사’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 일정 수준의 금리를 지원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시행하는 ‘취약 차주(대출자) 프로그램’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달 말 기준 연 5%를 초과하는 대출자를 대상으로 다른 조건 없이 금리를 연 5%로 1년간 일괄 감면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HANA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오는 11일부터 시행하고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 및 서민금융 지원 대출에 대해 각각 최대 1%p의 금리를 지원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연 7%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고객의 대출 만기 도래 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를 최대 1%p 감면 지원한다. 

이번 조치를 두고 금융권 내에선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신용도 평가 등 별다른 조건 없이 금리를 일괄적으로 깎아주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한은행의 조치가 은행권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이자로 수익내는 은행에 압박

금융권 내에선 은행권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들을 만나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 국민들이 (물가 급등 등 경제위기로)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정책 타깃인 중산층과 서민들의 민생 물가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위는 금융당국에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예대금리차 공시 기간·방식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가계경제 부담이 늘고 영끌족,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직면했지만 5대 금융지주가 11조 30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실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은행의 이러한 초호황이 2018년 6월 이후 예대금리차로 인한 이익 창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점점 커지는 尹정부 관치금융 논란

이에 따라 은행권은 일제히 몸을 낮췄다. 실제로 이 원장과의 간담회 다음날인 지난달 21일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형 혼합금리(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를 연 0.35~0.36%p, 변동금리 중 금융채연동금리(6개월) 상품의 금리를 연 0.3%p 내렸다. 전세대출 상품도 일반전세와 청년전세 금리를 연 0.41%p, 연 0.32%p 각각 낮췄다.

주담대 금리 최상단에 위치했던 우리은행은 지난달 저신용 고객에게도 우대금리를 확대 적용해 한때 연 7%를 넘어섰던 고정형 주담대 최고 금리를 연 6%대로 내렸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10%p 확대한 데 이어 지난 1일부터 0.10%p의 우대금리를 확대, 총 0.20%p의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이 ‘관치금융’ 논란이 일자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보는 “시장 개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 복합 위기 시기에 은행들이 이익 추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모두 공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지난달 29일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은 공공성을 넘어선 관치금융”이라며 “‘보여주기식’으로 높은 금리를 없애면, 예컨대 7% 금리를 없애서 5%로 왔으면 7% 금리로 대출을 받을 사람을 대출 시장에서 배제해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에 리스크 프리미엄, 업무원가 등 가산금리가 더해져 나온다’고 모범규준에 명확히 적혀 있다”며 “금리는 말로 내리라고 해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범규준 위반으로 검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反시장’ 조치에 후폭풍 일파만파

이 같은 윤 정부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은 금융지주사 손실을 비롯해 많은 문제를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의 금리 인하로 소비자들의 여론을 돌릴 수 있겠지만 시장 왜곡이 양산되면서 한국 경제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손실을 보는 것은 은행이다. 

은행의 대출 금리는 통상적으로 ‘준거금리+가산금리– 우대금리’로 책정된다. 코픽스, 금융채 금리 등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준거금리에 은행이 책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하고 고소득·

고신용자에게 제공하는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인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다. 문제는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음에도 정부와 당국의 압박에 적게는 수백억, 크게는 1000억원의 손실이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동안 가계대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은행권의 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 등의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 6521억원으로 지난해 말(709조 1472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국민은행이 2.5%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9%, 1.6% 줄어들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파른 기울기로 증가하던 가계대출이 방향을 바꾼 것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에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침체가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올 하반기 대출 한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3단계가 시행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점차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은행 손실만 발생하는 것이 아닌 증시에도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은행권의 수익을 결정하는 대출 금리가 좌우된다는 점으로 인해 한국의 은행주가 지속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스피가 9.3% 떨어지는 사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17.7%씩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는 16.1%, 신한지주는 9.7% 낮아졌다. 

이달에도 은행주의 악재는 겹쳐져 지난 4일 기준 하나지주는 3.64%, 우리지주는 2.92%, KB금융은 2.59%, 신한지주는 1.72%씩 떨어져 같은날 코스피 하락율(0.22%)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업의 주당순자산을 주가로 나눈 값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3~0.4배(4일 종가 기준)에 머물고 있다. 통상 PBR 1배 이하는 저가 매수의 기회로 여겨진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이 0.91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악영향이 지대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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