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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금지법 3년, 사각지대 ‘여전’… 검찰송치 300여건
사회 사회일반

괴롭힘 금지법 시행 3년, 사각지대 ‘여전’… 검찰송치 300여건 달해

법시행 후 신고 2만여건 접수
괴롭힘 경험 비율 감소했으나
‘심각하다’ 인식 여전히 높아
“정부·국회, 법 보완·개정해야”
노동부 “원칙 따라 엄중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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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2.07.15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직장상사가 저의 조그마한 잘못을 지적할 때 유독 언성을 높여 ‘일을 그따위로 하느냐’고 모두 앞에서 창피를 줍니다. 자존감이 너무 떨어지고 불안 강박증이 심해져 약을 먹기 시작했고 최근엔 우울증까지 생겼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올해 7월 16일로 3년째를 맞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정의하고 금지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괴롭힘 발생 후 사용자의 적절한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누구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 위반에 대해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고발할 수 있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난 2019년 7월 16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관련 신고는 1만 8906건이 접수됐다. 그중 ‘신고 등을 이유로 한 사용자의 불이익 처우 금지’ 규정을 위반해 검찰에 송치된 사건도 292건(기소 108건)에 달했다. 시행 첫해 24건(기소 3건)에서 2020년 70건(26건), 2021년 145건(63건)으로 매년 검찰송치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업종은 제조업(18.0%)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5.9%), 유형은 폭언(34.6%)과 부당인사(14.6%)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첫해만 하더라도 가해자 처벌조항도 없고 조사·조치의무를 위반했을 경우에 대한 벌칙조항도 없는 그야말로 ‘종이호랑이’ 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2019년 12월 ‘사장(가족) 갑질’에 대한 문제제기로 회사가 아닌 노동청에 신고하도록 노동부 지침이 개정됐다.

그 다음달인 2020년 1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퇴사 시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도록 고용보험법 시행령이 개정됐으며, 괴롭힘으로 이직 시 청년내일채움공제 재가입이 가능해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직장갑질 가해자가 사용자(친인척)일 경우와 조사·조치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과태료 규정이 도입 이후 총 481건의 법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 시정지시를 통해 개선된 경우를 제외하고 이미 발생한 괴롭힘 행위나 비밀누설 등 시정할 수 없거나 시정에 불응하는 82건에 대해서는 과태료가 매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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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강화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26일 게재돼 이날 기준 2798명의 동의를 얻었다.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천지일보 2022.07.15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 현 실태를 조사하고자 변호사·노무사 등 전문가들로 발족한 직장갑질119는 지난 2019년부터 분기별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비율이 44.5%였으나 2021년 6월에 29.6%로 14.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매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들 중 괴롭힘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2020년 33.0%, 지난해 33.1%, 올해 6월 39.5%로 괴롭힘에 대한 심각성 의식은 높아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19년 33.4%에서 2021년 71.9%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별법이 아닌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3에 명시된 법안을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알고 있다는 점은 3년간 직장 갑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변화를 묻는 질문에도 직장 내 괴롭힘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2019년 31.9%에서 2022년 60.4%로 28.5%나 늘었다. 이러한 결과는 법 시행의 효과로 직장갑질 경험이 줄어들고 법 시행 인지도와 변화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제도 도입 이래 사용자와 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제고되는 등 사회적으로 근절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곤 있으나 괴롭힘 해당성에 대한 회사 구성원 간의 인식차가 좀 더 줄어들고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해서는 직권조사·감독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며 “상호존중의 직장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예방사업과 홍보 및 캠페인 등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각종 예방사업 등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잦은 업종(제조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과 유형(폭언)을 중심으로 사업장을 지원하고 있다. 민간 역량을 활용한 전국 10곳의 상담센터를 통해 법률·심리상담, 사업장교육 등의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반면 권두섭 변호사는 “법률 규정은 그 적용 자체가 갖는 예방효과가 있다. 반대 명분인 5인 미만 사업장의 재정부담도 이 법과 크게 상관이 없고 정부가 결심하면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의 개정으로 바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수고용 노동자들 역시 법 적용밖에 있다”며 “원하청 관계에서 원청 사용자·노동자에게 하청노동자가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 아파트경비원 노동자가 입주민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에도 적용이 어렵다.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 개정에 국회와 정부가 이제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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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천지일보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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