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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년 전 男중심 접대문화 민낯 그대로… 그 DNA는 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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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진으로 보는 역사] 130여년 전 男중심 접대문화 민낯 그대로… 그 DNA는 사라지지 않아

獨 여행가가 남긴 부끄러운 자화상
1890년대 구한말 조선 생활상 담아
탕건 착용하고 접대받고 있는 남성
높은 관직 짐작, 오늘날까지 이어져
나쁜 관습 접대문화 고발하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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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인 1890년대 한 독일인 여행가가 찍은 것으로 당시 접대문화를 알 수 있는 사진이다. 남성 모두 탕건을 쓰고 있어 관직에 있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기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몸집이나 얼굴이 굉장히 어린 나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여성으로부터 술잔을 건네받는 등 술접대 자리를 즐기고 있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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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인 1890년대 한 독일인 여행가가 찍은 것으로 당시 접대문화를 알 수 있는 사진이다. 역시 남성 모두 탕건을 쓰고 있어 관직에 있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음식접대를 하는 모습으로 보이며, 오른쪽 남성이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왼쪽 여성의 표정이나 자세가 비교적 여유로워 나름 노련한 기생으로 추측된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07.19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장자연 사건·빅뱅 출신 승리의 버닝썬 사태 등은 여러 유명인사가 연루된 성접대 의혹으로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며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이 의혹을 받고 있어 정치권에서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접대문화다.

이 접대문화가 130여년 전에도 있어졌던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2점의 사진을 본지가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로부터 제공받아 단독 공개한다. 1890년대 구한말 찍은 사진으로 한 독일인 여행가가 조선을 여행하며 곳곳의 생활상을 촬영한 사진 중 일부다. 외국인 여행가는 우리네 서민들의 모습도 담았으나 선비나 관료들의 생활상도 담았다.

사진에는 젊은 기생으로부터 술을 따른 술잔을 건네받고 또 음식을 작은 접시에 받아 식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4명의 남성이 있는 사진은 모두 상투를 틀고 탕건(宕巾)을 썼다는 점이나 여유 있는 모습 등의 행색을 봐도 관직에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탕건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망건(網巾) 위에 쓰거나 다른 관모(冠帽) 안에 썼던 것으로 간편하게 쓰는 모자의 일종이다. 관직자가 평상시에 관을 대신해 쓰면서 속칭 ‘감투’라고 부른다. 그래서 벼슬에 오르는 것을 일컬어 ‘감투 쓴다’라는 표현이 여기에서 유래됐다. 곧 관직자만이 쓸 수 있는 탕건을 썼다는 점에서 나름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으로 추측된다. 술을 따른 잔을 건네고 있는 기생은 몸집이나 얼굴을 봐도 나이가 무척 어려 보인다.

당시 외국인은 이 모습 또한 신기해서 사진에 담았을 법하지만 결국 이 사진은 안타깝게도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여주는 사진인 셈이다.

남성 2명과 같이 있는 사진 또한 탕건을 쓰고 있는데, 가운데 남성은 사진을 찍는 것이 어색한 것인지 혹은 현재 앉아 있는 장소가 자랑할 만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 불편했던 것인지, 다소 표정이 경직돼 있고 자세 또한 제대로 앉아 있지 못한 듯하다. 옆에 편하게 앉아서 아무렇지 않은 듯 음식을 먹고 있는 남성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옆의 남성은 얼굴에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문헌에서는 16세기부터 우리나라에서 안경을 착용한 것으로 나오는데 특히 17세기부터 양반들이 즐겨 착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에서는 수정으로 안경을 만들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경주 ‘옥돌안경’ 혹은 ‘남석안경’으로 불리는 안경이다. 18세기에는 양반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까지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양반들이 주로 사용했고 서민들은 정밀한 세공작업을 해야 하는 장인들이나 침을 놓는 의원들 중심으로 착용했다고 한다.

탕건을 쓰고 안경을 쓰고 있는 점을 미뤄 신분이 낮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기생으로 보이는 여성 앞에 큰 그릇이 놓여 있는데 여기 음식을 작은 그릇에 담아서 이 남성들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표정이나 자세가 비교적 여유로워 나름 노련한 기생으로 추측된다.

이 모습은 오늘날에도 장소는 달라졌으나 그대로 이어져 우리네 민낯이 되고 있다. 2019년 버닝썬 사태 당시에도 일본의 한 매체는 ‘성 접대는 조선의 오래된 문화’라고 보도한 적이 있었다. 130여년 전의 모습이 그대로 사진기록에 남겨져 있어 부끄럽지만 부인할 수 없는 모습이다. 세월이 흘렀으나 정치권이나 높은 관료 출신, 대기업 총수까지 끊임없이 ‘성 접대’ 의혹과 연루돼 그 DNA(유전자의 본체)는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온 셈이다.

본지가 이번에 공개하는 사진은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가진 이들의 ‘접대문화’는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오히려 더 변질돼 왔다는 것을 고발하고 지적하는 사진인 것이다.

우리 한민족이 분명 예부터 우수하고 높은 문화를 꽃피워왔고, 현재는 K팝과 K드라마와 영화, K푸드 등의 우리 문화가 한류 열풍을 일으켜 세계에 위상을 떨치고 있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고치고 버려야 할 나쁜 습관 문화들도 적지 않다. 그중 마치 DNA가 된 ‘접대문화’는 이제 청산해야 할 문화 중 하나가 아닐까. 특히 정치권이나 관료 등의 유명인들 중에서는 더이상 ‘성 접대’와 관련된 의혹사건이 발생하지 않고 오로지 국민들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펼치길 국민들은 진정으로 바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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