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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에도 안전조치 위반 ‘수두룩’… 상반기에만 300명대 사망
사회 노동·인권·여성

중대재해법 시행에도 안전조치 위반 ‘수두룩’… 상반기에만 300명대 사망

10곳 중 6곳 안전조치 위반
안전미이행 930곳 사법 조치
중대재해, 사망 86건 총 88건
제조업 사망 99명, 11% 증가
검찰 지휘 없어 기소 단 1건
“수사·사법기관, 엄정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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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10일째인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살인기업 처벌 강화!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촉구! 건설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 중이지만 산업 현장에선 여전히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소규모 건설·제조현장에서 10곳 중 6곳 이상이 안전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 당국이 최근 1년간 전국 소규모 사업장 4만 4604곳을 점검한 결과 63.3%에 달하는 2만 8245곳에서 안전난간 미설치나 덮개·울 등 방호조치 불량 등이 나왔다. 지난해 7월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년간 24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번 현장조사에는 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 측 3만 6000여명, 긴급자동차 9000여대가 투입됐다.

제조업보다 건설현장에서 위반사항이 더 많이 나오면서 업종별 위반율은 건설업 66.2%, 제조업 55.6%로 조사됐다. 1년간 50인(50억원)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추락·끼임 사고사망자는 175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217명보다 19.4%(42명) 감소했다. 노동당국은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930곳에 대해 대표자 등을 입건한 뒤 사법 조치하기로 했다.

특히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7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산재사고가 잇따르면서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가 지난해와 같이 300명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올해 1월 27일부터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아 노동자나 이용자를 사망이나 부상에 이르게 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같은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같은 유해 요인의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다만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유예기간을 거친 뒤 오는 2024년 1월부터 적용된다.

전체 현황을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산재 사망사고는 303건으로 이로 인해 320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 5년간 상반기 사망자는 2018년 401명→2019년 370명→2020년 337명→지난해 340명→올해 320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중 전체 사망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224명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게다가 제조업 사망자 수는 99명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10명(11.2%) 늘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사망사고 수는 334건보다 31건(9.3%) 감소했으며 지난해 340명보다 20명(5.9%) 감소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사고 다발 사업장인 건설업이 155명, 기타업종은 66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24명(13.4%), 6명(8.3%) 줄었다.

재해유형별로는 먼저 추락 126명, 끼임 57명 등 상위 2대 사고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7.2%를 차지했다. 반면 물체에 맞음 32명(10.0%), 깔림·뒤집힘 27명(8.4%)은 전체의 18.4%를 차지하며 그 비중이 지난해보다 5.4%p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안전조치 위반내용은 작업지휘자 지정 등 작업절차·기준 미수립(108건)이 가장 많았다. 이어 안전난간 설치 등 추락 위험방지 미조치(70건), 컨베이어 등 위험기계 안전조치 미실시(53건) 순으로 집계됐다.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87건으로 그로 인해 96명이 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사고는 22건(20.2%), 사망자는 15명(13.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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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법 적용 중대재해는 사망사고 86건, 질병사고 2건 등 총 88건이다. 이 중 최근 5년간 중대재해 이력이 있는 곳에서 재발한 경우는 38건으로 전체의 43.2%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6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HDC현대산업개발 시공아파트 붕괴사고는 중대재해법 시행 전 약 2주 차이를 두고 발생하면서 이 숫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광주 붕괴 참사는 지난 1월 신축공사현장에서 아파트 최상층에서 23층까지 총 16개층이 연속으로 붕괴하면서 작업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사고를 말한다.

이처럼 산재사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상반기 노동부에 의해 수사가 이뤄진 사건은 38건에 불과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이 송치된 수는 12건에 그쳤다. 특히 검찰에 의해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은 현재까지 단 한 건밖에 없다. 유일하게 기소된 사건은 경남 창원의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인 두성산업에서 노동자 16명이 집단 급성중독된 사건이다. 중대재해법이 과거 산업안전보건법의 처벌 정도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점에 이어 세월호 등 대형참사를 겪으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등장했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은희 변호사는 “새롭게 제정된 중대재해법이 단순히 경영책임자의 처벌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처벌을 통해 궁극적으론 기업으로 하여금 ‘안전보건관리체계’와 같은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적·체계적 안전장치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본래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년이 넘는 기간 많은 구성원들이 노력한 결과로 탄생한 중대재해법을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는 법률을 만든 것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다. 법률의 효력은 제정이 아니라 그 집행에 달려있기 때문”이라며 “노동부와 검찰·법원 등 수사 및 사법기관들이 중대재해법 취지를 잘 살리도록 법을 적용 집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사망사고가 감소했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사망사고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중대재해법을 적용받는 50인 이상 기업들이 상반기에 수립한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정착하도록 해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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