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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4동맹에 8월말까지 답 달라는 미국… 동맹에 최후통첩인가
국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칩4동맹에 8월말까지 답 달라는 미국… 동맹에 최후통첩인가

미-중 양자택일 기로에 선 한국 외교 ‘원칙론’ ‘현실론’ 교차
美, 韓 통해 對중 압박 의도 분명… 칩4 참여시 中 보복 수순
전문가 “한국, 공개적으로 미국과 중국에 입장‧방안 요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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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겨냥해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안을 미국 상원이 통과한 가운데 미국이 한국 정부에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Chip)4’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생활을 하는 가운데 재계 및 노동계 지도자들과 반도체법 관련 화상회의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출처: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Chip)4’ 참여 압박을 받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실상 양자택일의 기로에 선 한국이 전략적 선점을 위해 미중 양국에 과감한 대화를 주도하자원칙론어차피 전체 이해관계자들이 제3의 대안을 만들어나갈 것이므로 새로운 무역질서가 형성될 때까지 외교적으로 무리하지 말고 기다리자현실론이 교차되고 있다.

대만은 세계 최대 규모 파운드리 업체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Limited)의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고, 일본은 반도체 관련 소부장이 나름 강하지만 최종제품 생산기반이 거의 없어, 결국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다 갖고 있는 한국이 칩4에서 가장 애매한 입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미국이 사실상 선전포고하듯 8월 말까지 한국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청하는 전례 없이 상황은 한국 반도체 중국 수출비중이 60%인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미국의 대중 압박 의도가 분명한 만큼, 미국을 따르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따르지 않으면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보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외교통상 전문가들은 이제는 미국에도 할 말을 하자는 의견이 비등하다.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의 중국 수출 비중이 현지 생산분까지 합치면 거의 60%인데, 여기에 SK하이닉스의 현지 생산과 수출까지 합치면 중국 반도체 시장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 거의 절대적 비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미국에 중국시장을 포기한 대가가 무엇인지, 자유민주주의국가가 수출 기업에게 수출을 강제로 중단시킬 수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수출을 포기하라는 것인지 밝히라고 미국에 되레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고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무리 정당한 요구라 하더라도 오랜 양국관계상 한국이 미국에 그렇게 정색을 하고 따져 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차선책을 찾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나은 선택이라는 주장도 있다.

무역업에 오래 종사해온 한 기업인은 미국 요구대로 한국이 중국 의존도를 완전 탈피,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으로 완전히 전환하더라도 중국과 거래하는 소규모 상사들을 만들어 제3국을 경유한 중국과의 거래를 하는 새로운 무역망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 수출이 사실상 봉쇄된 러시아산 원유도 중동에 들어와 섞여 거래가 되고 있다면서 이윤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규제를 피해갈 수 있고,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는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로 비접촉 근무, 스마트 자동차, 내연기관차량보다 무려 10배 넘게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기차 비중 증가 때문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전례 없는 공급망 위기가 덮쳤다. 하지만 최근에 인플레이션 상승, 중국 소비지출 감소,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반도체 수요가 다소 줄고 있다. 앞서 높은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넉넉히 재고를 쌓아 둔 반도체 제조사도 있다.

요컨대 어느 시점에는 줄어든 수요, 예비용 재고 긴축이 절묘하게 겹치면서 되레 공급과잉이 초래될 수도 있다.

한편 미국이 최근 4동맹 가입에 대한 입장을 8월말까지 제시하라고 한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의 요구는 한국을 동맹국으로 대하는 태도가 아니다라는 강한 불만도 알음알음 커지고 있다. “동맹국에 이런 식으로 최후통첩을 하는가? 한국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미리 사전협의를 통해 한국의 입장을 타진하는 것이 예의 아닌가?”라는 이유 있는 항변이다. 동맹국을 곤경에 몰아 넣으면서까지 추구하는 미국의 가치를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표다.

미국의 요청을 거절하는 시나리오라면, 중국에게도 미국의 보복으로부터 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요구해야 한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미국과 중국에게 입장과 방안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 꽤 다수 학자들의 견해다. 충분한 명분이 있고, 이런 물음 자체가 실리라는 설명이다.

한편으로 다극화 시대를 대비해 중국과 러시아, 중동,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교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

서방 중심의 블록에서 한국은 종속변수에 불과하지만, 러시아나 중국, 중동 등으로 구성된 블록이라면 한국은 일본이나 독일과 같은 독립변수적 위상을 차지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7일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간담회에서 칩4 동맹 참여 여부를 묻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게 아니라 한국의 국익이라는 차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반도체 수출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몫을 버리고, 언제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지 모르는 새로운 투자를 강요받고 있는 나라의 외교 장관의 기개가 사뭇 호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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