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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에 ‘혁신적인 공급안’ 空約되지 않기를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금리인상기에 ‘혁신적인 공급안’ 空約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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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천지일보DB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곧 발표할 주택공급 혁신방안 등을 통해 청년·서민의 내 집 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국민 주거 안정을 실현하겠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했던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 때 했던 말이다. 부동산 시장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도 ‘혁신’을 외쳤다. 장관의 말처럼 새 정부는 허울뿐인 ‘공약(空約)’이 아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최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보고 지금의 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누군가가 집을 사겠다고 할 때 심히 걱정되는 때’라고 할 수 있다. ‘노도강’이 뜨고 있다며 빌라에 투자를 했던 지인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했다던 2030세대 ‘영끌족’ ‘빚투족’은 치솟는 대출이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통계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년간 문재인 정부는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 판단, 저금리로 시장에 막대한 양의 유동성 자금을 풀어버렸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오늘날 서울 아파트 가격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치솟자 놀란 사람들은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어떻게 해서든 집을 마련하기 급급했다.

다만 그들의 바람과 관계없이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실물경제는 침체됐지만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과열됐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이자도 증가했고 강력한 대출규제와 시너지를 내 자금줄이 메마르면서 수요가 줄어 서울 아파트값은 9주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통상 유동성 자금이 풍부한 소수의 부유층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마련한다. 때문에 대출비중이 높을수록 이자 부담에 헐떡일 수밖에 없다.

또 이자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단순히 주택을 마련하는 가계에만 해당하는 부분이 아니다. 주택공급에 필수적인 자금조달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건축비, 인건비 등 대부분의 비용이 인상됐다.

정부는 대규모 주택공급 통해 집값을 잡겠다고 했고 이를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다. 필요한 비용도 늘어난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이자까지 늘어나니 누군가는 그 짐을 짊어져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한국은행도 이달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자기 돈을 투자하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결국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다면 정부 및 공공기관이 시행을 맡아 자금을 융통하고 건설사들에게 시공을 맡기는 꼴이 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문재인 정부와 비슷한 공공주도의 주택공급계획이 될 것이다. 문 정부의 말로를 안다면 금리가 치솟는 지금의 때에 섣부르게 공약(空約)을 던지는 것보다 비판을 감수하고 시간을 두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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