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임성재는 왜 LIV 골프에 반대를 했을까
오피니언 칼럼

[스포츠 속으로] 임성재는 왜 LIV 골프에 반대를 했을까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image

“LIV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직 PGA만 염두에 두고 있다.”

2021~2022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종전을 앞둔 ‘아이언맨’ 임성재(24)가 한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투자해 지난해 6월 창설된 신종 세계골프투어인 ‘LIV 투어’에 반대하며 ‘PGA’ 투어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인 것이다. 그는 올 시즌 마지막 PGA 투어로 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7131야드)에서 열리는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30만 달러) 출전을 앞두고 가진 온라인 기회회견에서 “저에게는 항상 PGA 투어가 최고의 투어”라고 밝혔다. PGA 투어와 선수 영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LIV 골프에 대해 평소 소신을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PGA 투어를 꿈꿨고 그 무대에서 경기하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항상 PGA 투어에서 많은 우승을 하고 계속 커리어를 쌓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세계 남자프로골프는 LIV 골프와 PGA 골프 둘로 나뉘어져 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1968년 창설돼 세계골프를 주도한 미국프로골프인 PGA투어에 LIV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LIV는 고대 로마숫자로 54를 뜻한다. ‘L’은 숫자 50을 뜻하며 ‘IV’는 4를 의미한다. 투어 명칭을 이 같이 정한 것은 18홀 골프장에서 3라운드 이벤트에서 모두 버디를 할 경우 54라는 숫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1990년대 ‘호주의 백상어’로 유명세를 탔던 그렉 노먼이 회장을 맡은 LIV 골프는 시작부터 PGA 엘리트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며 PGA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필 미컬슨 등 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자 등 소수 PGA 투어 엘리트들을 영입한 것이다.

PGA는 자신들의 소속 엘리트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 메이저 대회를 비롯한 PGA 투어 대회에 LIV골프로 입문한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시키고 제명처분하는 강수로 맞섰다. PGA는 LIV골프가 인권 탄압과 테러 지원을 자행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달러’를 뒷받침으로 출범한 배경을 부추키며 9.11 테러 희생자 가족 등 미국내 인권 단체들의 지원을 받으며 LIV 골프의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PGA 투어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탄압으로 전 세계의 비난을 받는 중국에서 대회를 개최한 적도 있어 LIV를 사우디아라비아와 연관시켜 비난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LIV 골프와 PGA 투어 논란의 본질은 사실 돈을 좀 더 벌려는 엘리트 선수들의 ‘욕심’때문이라고 생각한다. LIV 골프 노먼 회장과 미컬슨은 PGA 투어가 엘리트 선수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는 ‘사회주의 조직’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었다. 엘리트 선수들이 일반 선수들 때문에 돈문제에서 피해를 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PGA 자체도 1968년 레슨프로 중심의 한 지회였다가 프로골프 인기가 높아지면서 투어로 독립해 나왔다. PGA 투어는 엘리트들이 주도하며 TV 중계권료 등으로 프로골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현재에 이른 것이다.

임성재의 PGA 투어지지 선언은 타이거 우즈, 로리 맥킬로이, 저스틴 토머스 등 PGA 투어 주류 엘리트들이 PGA 투어를 지키는 대세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PGA 신인상을 수상하며 PGA 신흥 강자로 떠오른 그였던 만큼 PGA 무대에서 뛰어야 할 명분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승자 독식주의’가 판치는 자본주의 스포츠에서 ‘고인 물’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PGA 투어가 변화하지 않고 LIV 골프의 도전을 뿌리치며 앞으로 성공시대를 계속 열어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