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영종 운북동, 비만 오면 침수… “순식간에 물바다, 토사까지 흘러내려”
전국 인천/경기 이슈in

영종 운북동, 비만 오면 침수… “순식간에 물바다, 토사까지 흘러내려”

“물 갑자기 차올라 꼼짝 못 해”
물 빠진 후 흙탕물 자국 선명
매해 비 올 때마다 피해 잇달아
“배수로 제대로 안 돼 반복돼”
중구청 “내년에 확장할 계획”

image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일 인천 중구 운북동 백운로 254번 일대의 침수피해 지역의 한 주민이 집앞에 쌓인 토사를 치우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6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천둥에 번개까지 게다가 비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퍼붓죠. 순식간에 물바다가 돼 집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질척이는 진흙더미를 간신히 빠져나오며 집 주변을 서성이던 박현정(가명, 50대, 여)씨가 기자에게 이같이 하소연했다.

박씨는 “이사 온 지 석 달밖에 안 됐는데 상습 침수 지역인 줄 몰랐다”며 “집 주변으로 물이 갑자기 차오르니 자동차도 이동하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선명하게 남은 붉은 흙탕물 자국을 가리켰다.

동강천 일대 저지대 마을(인천시 중구 운북동 백운로 254번길)은 매년 장마철이면 인근 산에서 쏟아져 내리는 많은 빗물과 동강천이 범람하면서 주택과 자동차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강천이 범람해 여러 채의 가옥과 자동차가 침수되고 가전제품도 물에 잠기면서 피해가 컸다. 올해는 다행히 동강천이 범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본지가 지난 2일 이곳을 찾았을 때도 간밤에 내린 폭우로 마을은 발이 푹푹 빠질 만큼 진흙으로 범벅돼 있었다.

이날 인천에는 0시 50분 기준 호우경보가 발효돼 시간당 30㎜가 넘는 장대비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인천의 이날 하루 강수량은 148.2㎜에 이르렀다. 인근 서울시 33.5㎜, 수원 5.0㎜에 비하면 엄청난 비가 쏟아진 셈이다.

폭우로 인해 이 지역뿐만 아니라 영종 중산동의 한 도로도 잠기고 주택이 침수하는 등 비 피해가 잇달았다.

image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일 내린 폭우로 인천시 중구 운북동 백운로 254번길 한 마을로 토사가 쓸려내려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6

김재웅씨는 “올해는 집안까지 물이 들어오지 않아 다행”이라며 “지난해에는 가옥 내 침수로 냉장고, 세탁기, 옷장 등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장장률씨도 “몇 달 전에 이사 왔는데 보름 전에도 큰비가 내려 피해를 봤다”며 “산 중턱 공사 현장에서 토사까지 쓸려 내려와 마을이 엉망이 됐다”고 민감하게 말했다. 이어 “폭우가 내리면 산에서 내려온 물과 공사 현장 토사가 함께 모여들어 마을이 쑥대밭이 된다”며 “배수시설이 제대로 안 된 것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구청에 전화하면 제대로 된 답변도 없어 속만 탄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주민이 안내한 길을 따라가자 마을 인근 산 중턱에 건축공사 현장이 눈에 띄었다. 공사 현장으로 이어진 길 위에는 자갈과 모래, 흙 등이 물줄기와 함께 마을로 흘러내리고 있었고 공사 현장에는 쌓아놓은 모래와 흙더미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건설현장 토지주는 “안전 관리를 위해 보강토를 설치했지만 폭우가 한꺼번에 쏟아져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며 “배수관 등 준비해 뒀으니 날씨가 풀리면 곧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집중호우 시 근본적인 배수 체계 정비가 필요한 지역”이라며 “지자체의 책임 있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해마다 피해를 보고 있어 안타깝다”며 “노력하고 있지만, 미개발 지역이라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물길이 농로를 통해 동강천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배수시설 개선을 위해서는 토지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올해 안에 토지주들과 논의해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에 배수로 확장시설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5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이 일대 인근에는 농지성토와 개발행위 등이 진행되고 있다. 저지대인 만큼 향후 인구 유입수 대비 가정오수, 빗물, 하수도 처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어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관계자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image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일 인천시 중구 운북동 백운로 254번길 저지대 일원의 상습침수 지역에 물이 빠진 후 진흙이 가득고여 있다. ⓒ천지일보 2022.08.06ⓒ천지일보 2022.08.06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