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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거리는 불볕더위, 농민들 “쉴 틈 없어”… 도시민들 물놀이장·실내 카페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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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거리는 불볕더위, 농민들 “쉴 틈 없어”… 도시민들 물놀이장·실내 카페 찾아

전국 대부분 폭염경보 열대야
서울 11일째 열대야 이어져
농촌, 일손부족에 ‘작업 강행’
도시민들, 계곡으로 더위 피신
외식 손님 많아 상인들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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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구미=강하현 기자] 지난 5일 구미 낙동강체육공원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7

[천지일보=전국특별취재팀] 전국 대부분이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전국 낮 최고 기온은 30~38도로 그야말로 대지가 불타오르는 듯한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오전 0시 40분 기준 전국 대부분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황이다. 특히 서울은 7월 26일 이후 11일째 잠 못 드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전국 폭염 상황을 살피며 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더위에도 일손 놓을 수 없어

본지가 최근 찾은 경기도 평택의 한 참깨밭에는 찜통 같은 더위에도 어르신들이 분주하게 참깨를 베고 있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연신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닦으며 벤 참깨를 한쪽에 모으느라 손놀림이 바빴다. 한참 낫으로 참깨를 베고 있던 박경철(68, 남,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씨는 “누가 해줄 사람도 없고 비 오면 또 비가 와서 일할 수 없으니 더워도 어쩔 수 없다”며 “아침 일찍 시작해 점심 먹고 오후 2시까지 쉬고 다시 일한다. 일할 때 해야 하는 게 농사”라고 말했다. 깨를 한 묶음 들어 옮기던 오은미(가명, 65, 여,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씨도 “더우면 더운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그때그때 할 일이 있다”며 “뜨거운 날씨에 욕심내고 일하면 큰일 나니 자기 몸 상태를 잘 봐가며 일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시골 농촌은 노년층이 대부분 살고 있고 도울 일손도 없어 요즘 같은 더위에 어르신들의 건강은 더욱 걱정되는 시기다.

지난 4일 전남 담양군 용면의 한 농가에서 만난 김재영(가명, 67)씨는 “올해는 비도 안 오고 물이 부족해 농작물이 제대로 자랄지 수확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생각이 많은 듯 하늘을 쳐다봤다. 체감 온도가 35.4도까지 오른 날씨에도 제초제를 뿌리던 한 어르신은 “더워도 어쩔 수 없다”며 “누가 해줄 사람도 없고 이대로 두면 잡초가 무성해 농로까지 덮으면 큰일”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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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평택=노희주 기자] 경기도 평택에서 농부가 참깨를 베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7

◆시장보단 대형마트·백화점 찾아

전통시장 풍경은 어떠할까. 5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시장에는 푹푹 찌는 날씨에도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대부분 선캡을 쓰거나 양산으로 햇빛을 가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상인들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숨 막히는 더위에 마스크를 벗고 장사하는 상인도 많았다. 점포마다 선풍기 한 대씩은 기본이고 2~3대 돌리는 곳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양동시장 내부는 아케이드를 설치해 외부보다는 다소 서늘하게 느껴졌다. 증발냉방장치인 쿨링포그에서 안개처럼 물과 바람이 분무 되자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에서 소외된 상인들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덥다”며 힘없이 부채질하고 있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60대의 한 상인은 “사람들이 무더위로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가니까 오후 6시 정도면 과일을 싸게 판다”며 “가게에 야외용 서큘레이터를 온종일 켜놔도 덥다”고 토로했다. 

반면 더운 날씨에 외식하는 사람이 늘자 상인들의 얼굴엔 오랜만에 웃음꽃이 폈다.

충북 청주에서 찌개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정숙(가명, 60대, 여)씨는 “폭염이 시작되고 나서 손님이 늘었다”며 “너무 더우니까 외식하는 것 같다. 거의 가족 단위 손님들”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이동하지 않고 밥 먹으면서 술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술 매출이 특히 늘었다”고 덧붙였다. 인근 고기 단골집을 찾았다는 홍성현(가명, 50대, 청주시 금천동)씨는 “더워지기 전에는 사람이 꽉 차진 않았는데 요즘은 사람이 가득하다”며 “불판 앞인데도 외식하는 것 보면 신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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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의 카페에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7

◆물놀이장·카페 찾는 시민들

지난 5일 경북 구미의 낮 온도는 36도까지 올랐다. 무더위 폭염 속에 시민들은 물놀이장을 찾거나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구미 낙동강체육공원은 7월 20일 3년 만에 개장했다. 김희연(가명, 30대, 여, 부산시)씨는 “아이들 방학을 맞아 친정 방문차 물놀이장에 놀러왔다”며 “해변보다 쾌적하고 안전요원도 많아 안심하고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물썰매 슬로프, 워터 바스켓, 워터 슬라이드 등 다양한 놀이기구에 시민들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물놀이를 즐겼다. 야외 물놀이장 근처에서 근무하던 안전요원은 “평일 1000명, 주말 1500명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다”며 “폭염 속에 지친 심신을 물놀이하며 씻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 담양의 용흥사 계곡에도 휴가온 사람들이 평화롭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캠핑용 테이블을 펼치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가 하면 어린이들은 흐르는 계곡물에서 물장구를 치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박이형(67, 광주시 북구)씨는 “어제 오고 너무 좋아 또 왔다”며 “밖에 날씨가 너무 더워 숨쉬기도 힘들지만 계곡은 시원해서 좋다”고 손자와 함께 발을 담그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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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원주=이현복 기자] 지난 4일 원주 금대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7

충북 진천의 백곡천을 찾은 오은희(44, 청주시 청원구)씨는 “집에만 있으면 애들이 게임만 해서 계곡을 찾았다”고 말했다. 청주 낭추골 물썰매장을 찾은 연지숙(가명, 42, 여)씨는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며 “어른들은 힘들지만, 아이들에겐 물놀이가 최고인 것 같다. 찾아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연씨의 딸 오아름(가명, 9)양도 “더우니까 물놀이가 제일 좋다”며 “친구들과 아파트에서 물총 싸움을 했는데 물놀이장이 더 시원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실내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음료를 마시며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던 한소윤(27, 여,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씨는 “바람이 불어도 햇빛이 너무 강렬해 시원하지 않다”며 “집에서도 선풍기보다 에어컨을 켜게 된다”고 말했다. 또 “더운 날씨가 이렇게 빨리 온 건 처음인 것 같다”며 “따가운 햇볕에 버티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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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평택=노희주 기자]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농업생태원에 있는 반려견 놀이터에서 주인이 반려견에게 간식을 주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7

이처럼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사람도 견디기 쉽지 않은 가운데 반려동물은 어떨까. 경기도 평택시 농업생태원에 있는 반려견 놀이터에는 한 가족이 소형 반려견을 안은 채 나오고 있었고 놀이터 안에는 대형견 한 마리와 주인만 있었다.

반려견에게 공을 던져주던 최하나(가명, 30대)씨는 “폭염주의보에 산책 나오기가 무서운데 대형견을 키우다 보니 뛰놀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며 “날씨가 선선할 땐 반려견이 많은데 오늘은 한 마리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금방 갔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놀게 해주고 싶었는데 애(반려견)도 더운지 동작이 느려진 것 같다”며 “야외 놀이터라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 폭염엔 반려견을 데리고 갈 곳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절기상 입추(立秋)인 7일에도 무더위는 이어졌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8일까지 최고 기온이 32~36도로 올라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많겠다.

(강하현, 김도은, 김미정, 노희주, 박주환, 서영화, 이미애, 이진희, 이현복, 류지민, 홍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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