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구조, 순식간에 차올라”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간밤 폭우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발달장애 가족 3명이 반지하에 갇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폭우가 이어진 전날 밤 8시 29분께 서울 관악구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가 침수해 이곳에 살던 40대 여성 2명과 13세 어린이가 숨졌다. 이들 모친이 병원 진료를 위해 사고가 벌어진 당시 집을 비웠을 때 일이다.
사고 당시 B씨가 지인에게 신고해달라는 요청을 한 뒤 이날 밤 9시 7분께 신고가 접수됐지만 이들 모두 반지하에 갇힌 채 결국 구조되지 못했다.
인근 주민들은 갇혀 있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방범창을 뜯어내는 등 사투를 벌였지만 지면보다 아래에 있는 반지하 구조로 인해 물이 순식간에 차오르면서 손쓸 방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가 접수된 밤 9시께 경찰은 폭우로 주택 내 물이 가득해 배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지만 배수 작업을 마치고 이들 가족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두 여성은 자매, 어린이는 두 여성 중 동생 B씨의 딸로, 이들은 자매의 모친과 총 4명이 함께 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언니 A씨는 발달장애가 있었다고 인근 주민들이 전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의사 검안 이후 부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번 폭우로 사망 7명(서울 5명·경기 2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