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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우리 수십년 압박할 것… 양자택일로는 국익 못 지켜”
정치 외교·통일 인터뷰

[인터뷰] “미중, 우리 수십년 압박할 것… 양자택일로는 국익 못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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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5일 서울 중국경영연구소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가 미중 신냉전 속 우리의 국익의 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5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미중 신냉전 속 ‘국익의 길’ 제시

“신냉전 10년 이상… 기회로 삼아야”
“韓 국력 컸지만 스스로 약하게 봐”
“현·전 정부 모두 中 소통 문제 있어”
“입장 세워 양국에 ‘NO’ 할 수 있어야”

 

“美 목표는 中과 격차 속도 줄이는 것”
“中 싫어도 국익은 이성적 판단해야”
“칩4 후에도 AI, 사이버 압박 계속돼”
“기술 초격차 유지·차세대 반도체 필요”

[천지일보=이솜 기자] “우리나라도, 미국도, 중국도 이전과 다릅니다. 먼저는 우리 스스로를 약하게 봐선 안 됩니다. 미중 신냉전이 최소 10년 이상, 20, 30년 가면서 전쟁 국면도 계속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할까요. 정확한 원칙을 가지고 국익을 위해 전략적 균형자가 돼야 합니다.”

지난 일주일 사이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공식적으로 ‘국익’이라는 단어가 2번 나왔다.

윤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데 대해 대통령실은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으며 지난 8일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참여 여부에 대해 윤 대통령은 “우리 국익을 잘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모두 미중 간의 갈등과 압박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2018년부터 미중 충돌이 전략 경쟁을 넘어 신냉전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이제 각국은 무엇이든 선택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고도화하는 주요 2개국(G2) 패권 경쟁 속 우리의 국익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선택지는 양국 중 하나를 택하는 것뿐인가.

지난 5일 서울 중국경영연구소에서 만난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장기간 벌어질 미중 양국의 신냉전 구도 중 우리는 국익을 위해 입장을 정확히 해야 한다”며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미국에도 ‘NO’, 중국에도 ‘NO’ 할 수 있어야 하고 한국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국력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익의 길’ 신간을 통해 G2 경쟁에 맞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세밀하게 제시한 박 교수는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이 불발된 데 대해 “대통령 측에서 펠로시 의장과의 대만 이슈 대화가 불가피할 줄 알아 부담이 컸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부의 대중 정책에 대해서는 경제 안보는 좋지만 이전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와의 의사소통이 안 되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중국은 정말 대만을 침공할까. 박 교수는 이에 대해 책에서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으며 단기간 내 침공은 없을 것이라 봤다. 박 교수는 우리 입장에서 중국군 대만 침공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주한미군 참전에 따른 남북 전쟁이라고 했다. 이렇듯 중국 문제는 결국 북한과 연관돼 있기에 반중 감정을 앞세워 중국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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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5일 서울 중국경영연구소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가 미중 신냉전 속 우리의 국익의 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5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윤 대통령은 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았을까.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만났다면 대만 이슈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미리 방지하려는 기제가 컸다고 본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서 분위기를 확 띄우고 바로 기세를 몰아서 왔는데 (대통령 측에서는) 부담이 매우 컸을 것이다.

자칫 대응을 잘못하면 문제가 커질 상황이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갔을 당시 중국 매체나 현지 분위기는 심각했다. 대통령실도 이런 상황을 파악했다고 예상한다.

-윤석열 정부의 대중 정책 평가.

=가장 큰 문제는 한중 정부 간의 소통 부재다. 이는 지난 정부 때도 그랬다. 문 정부가 친중(親中)이었다고 하지만 전혀 아니다. 여러 채널에서 티가 났다. 대표적으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시 중국의 한복 공정 논란이다. 한중 소통이 잘 됐다면 다른 소수민족을 내보내라고 충분히 대화로 조정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윤 정부의 경제수석도 앞서 ‘탈중국’ 발언을 했다. 이후 기업인들이 “이제 중국에서 사업하면 안 되겠네요?”라고 질문을 하더라. 학자라면 모를까, 그런 위치에서 그런 말(탈중국)을 하면 기업들이 혼란스러워한다.

한중이 서로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자기 입장만 이야기 하니 오해가 생긴다. 서로 귀를 열고 듣지 않으면 뭘 하려고 해도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이 중견 선진국이며 이는 윤 정부의 글로벌 중추 국가론과 맥을 같이한다고 했다.

=지금의 한국은 이미 규범과 가치, 자국의 이익을 근간으로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견 선진국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우리 스스로 우리나라를 강대국 대비 약소국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2021년 기준 이미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자 세계 8위의 무역 대국이다. 세계 종합 국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세계 8위 강대국에 올랐다.

이제는 우리가 국익의 원칙에 맞게 행동을 하더라도 많은 분야에서 한국을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양국이 우리를 버릴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미국 눈치를 안 볼 수 있나. 제재 위험도 있지 않을까.

=미국과 4자 안보 협의체 쿼드 국가 중 하나인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시기 러시아 기름 사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때리고 있나? 아니다. 인도를 키워서 중국을 대체해야 하니까 조금 안 맞는다고 피해주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미국이 제재하면 어떡하나”는 걱정을 전제한다. 그러기엔 한국이 너무 컸다. 미국 역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등에 있어선 한국이 핵심인 상황이다. 만약 미국이 실제 제재를 한다면 권위주의 중국과 똑같지 않나. 미국도 예전 같으면 제재도 했겠지만 지금은 각국을 달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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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5일 서울 중국경영연구소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가 미중 신냉전 속 우리의 국익의 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5

-“결국 미국이 중국을 이긴다”는 여론이 있다.

=미국조차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 미국의 목표는 중국 공산당을 없애려는 게 아니다. 중국과 격차가 줄어드는 자체를 막을 순 없으니 다만 속도를 늦추자는 데 있다.

미국이 중국을 왜 저렇게 때리겠나. 이미 인공지능(AI) 분야는 중국이 앞서간다.

미국 여론을 보면 동맹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약 27위에 그친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을 1등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반중 정서는 강하다. 반중 정서가 있더라도 국익은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 반도체 칩4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AI, 사이버 쪽으로 양국에서 계속 압박이 올 예정이다. 다양한 스펙트럼과 변화를 인정해야 할 때다.

-중국군의 대만 침공시 한국 영향 전망.

=미국의 참전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참전을 한다면 3차 세계대전 불가피하다. 미국군이 대만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국 일본 오키나와, 한국 평택에서 주한미군이 먼저 참전한다. 실제 한국에서 군대를 보내면 중국과 적이 되며 이는 곧 북한과의 전쟁을 의미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미중 신냉전 시기에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대만은 중국이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무너뜨리면 공산당 존재가 사라진다. 그래서 중국이 올인 한다. 중국의 침공 시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매뉴얼이 있다고 믿고 싶다. 침공이 벌어진다면 미군이 참전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남북 전쟁이 있다.

=한미 동맹도 북한 때문에 있지 않나. 중국을 적으로 만들면 북한 문제는 더 꼬인다. 미중은 서로 안전지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분단된) 상태가 더 좋을 수도 있다. 한중 관계가 틀어지면 북한 문제에 대한 해답도 없다.

-기술 패권에서 양국에 밀리지 않는 길은.

=한국이 반도체 메모리 부문에서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미중이 한국을 함부로 하지 못하고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 한편으로 미국은 자체 공급망을 키워나가고 중국의 기술경쟁력도 점점 커진다. 중국이 잘 하는 게 기술적 건너뜀(Leap frogging)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혁신경쟁력을 키워 반도체 공정의 기술 격차를 유지함과 동시에 포스트 반도체를 깊게 고민해야 한다.

미국은 항상 20~30년을 먼저 보는 나라이기에 선진국이라고 한다. 우리도 잘하고 있는 여러 분야를 발굴해낼 사업과 기관이 필요하고 여기에 힘을 많이 실어줘야 한다.

-미중 신냉전 속 우리의 국익을 지킬 방법은.

=어차피 벌어졌으니 기회를 잡아야 한다. 미중 패권을 우리에게 최적화 시켜서 국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양다리나, 줄타기 외교와는 다르다.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한미일 외교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한일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중재자 역할 요구 ▲미중 양국이 함부로 건들 수 없는 고슴도치 전략 ▲적을 만들지 않는 외교 안보의 유연성 필요 ▲우리 스스로 미중 양자택일 프레임 형성하지 않기 등 네 가지를 제시한다.

‘근수지어성, 근산식조음(近水知魚性 近山識鳥音: 물에 다가가야 물고기의 속성을 알 수 있고, 산에 다가가야 새 소리를 식별할 수 있다)’이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미중 양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국익에 기반한 연구와 분석 없이는 전략적 자율성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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