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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은 반지하 참사 망자와 유족에게 사죄해야
오피니언 칼럼

[세상 요모조모]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은 반지하 참사 망자와 유족에게 사죄해야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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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사람이 죽었다. 자칭 타칭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사람이 세 사람이나 한꺼번에 죽었다. 그중 한 사람은 장애가 있고 한 사람은 열세 살이다. 상도동 지하방에서 또 한 사람이 죽었다. 사람이 줄줄이 죽어나가는데도 누구도 책임을 말하지 않는다. 안타깝다고 한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왜 미리 대피가 안 됐냐’고 묻는다. 우주에서 불시착한 사람인가! 당시 상황이면 자신은 대피할 수 있었단 말인가? 누가 대피할 줄 몰라 안 한 건가? 목숨 잃은 것이 망자들의 탓이란 말인가? 세상 물정을 몰라도 이리 모르는 사람이 왜 참사 현장에는 나타나 가지고 사람들 복장 터지게 하나?

‘지하방, 반지하방’은 집도 아니고 방도 아니다. 하루에 일정한 시간 햇볕을 쬘 수 있어야 집이다.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야 집이다. 곰팡이가 피지 않아야 집이다. 누수가 되지 않아야 집이다. 벌레가 스멀스멀 지나다니는 곳은 집이 아니다. 사람들이 거주하고 싶지 않은 공간,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거주하고 싶어 하지 않는 곳은 집이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가운데 지하방, 반지하방에 거주하고 싶은 사람 있는가?

장마가 지면 물이 언제 얼마나 들어올까 밤새 잠 설치는 공간은 집이 아니다. 물이 차면 죽을 수 있는 곳은 집이 아니다. 사람들이 지하 화강암에서 뿜어져 나오는 1급 발암물질 라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지하방은 집이 아니다. 2평, 3평, 크다고 해도 4평 이런 공간은 집이 아니다.

집이 아닌 곳에 사람이 살게 하는 건 국가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대한민국은 계속해왔던 것이다. 한국에서 반지하를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져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지 2년이 흘렀다. 당시 대통령이라는 사람 문재인은 배우들을 초대해 파격 대우를 했다.

바로 그날 필자를 포함한 10여명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 대통령님! 반지하 탈출 계획 있으신가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지하·반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을 폐쇄하고 그 공간은 주거 목적이 아니라 창고나 사무용 공간으로 쓰고 대신 같은 수의 공공주택을 확보해서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거주자에게 즉시 제공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게 문재인 정권의 본 모습이고 ‘선진국’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이 땅에 사는 위정자들과 고위 관료, 돈 많은 사람들, 고액연봉자들은 집 걱정 없이 살고 있다. 이들은 가난해서 반지하에, 고시원에, 옥탑방에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 좁디좁고 열악한 환경의 쪽방과 원룸에 사는 사람들, 독립 공간 자체가 없어 시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모른다. 전혀 모른다.

문제를 정확히 알고 해결에 앞장서야 하는 사람들이 세상 물정을 모르니 해결의 실마리조차 나오지 않고 사람이 죽은 곳에 와서 생뚱맞은 소리나 하고 주구장창 재건축, 재개발, 융자 확대 이런 말만 한다. 이들이 주도하는 돈 중심의 정치, 재벌과 건축업자, 임대인을 위한 정치가 신림동 참사를 불렀다. 명백히 사회적 살해, 국가적 살해다. 윤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 국회는 책임을 느껴라.

서울시장 오세훈씨는 대통령과 함께 신림동 참사 현장을 방문했지만 사진 찍고 갔다. 그 자리에 갔으면 유족과 고인들에게 사죄하는 게 도리다.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같은 숫자의 공공주택을 확보해서 이주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수도 서울의 대표로서 사람들이 지하에 갇혀 거세게 차오르는 물길에 망연자실 속수무책 손 한번 써 보지 못하고 목숨 잃은 국민 앞에서 “제가 죄인입니다” 하고 사과조차 못하는 위정자라면 옷 벗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게 낫다.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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