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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참사 언제까지 지켜볼 수만은 없다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반지하 참사 언제까지 지켜볼 수만은 없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폭우로 목숨을 잃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가족들의 빈소가 10일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 반지하 집에서 장애를 가진 언니와 13살 난 딸과 함께 살고 있던 올해 46세인 홍모씨는 폭우로 인해 방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몸이 불편한 70대 노모도 함께 살았지만 요양병원에 있다가 목숨을 건졌다는 소식도 눈물 없이는 듣기 어려운 사연이다. 폭우로 두 딸과 손녀를 한꺼번에 잃은 그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번 신림동 참사처럼 언제까지 슬퍼하거나 안타까운 마음만 전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기회 있을 때마다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대책을 수없이 강조하고 홍보해 왔다. 그럼에도 이번 참사를 보면 정부 대책이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거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사각지대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번 신림동 참사처럼 ‘반지하 주택’이지만 ‘자가 주택’의 경우는 정부의 주거상향 지원사업 대상자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노모와 장애를 앓는 언니, 어린 딸이 함께 거주하는 매우 열악한 조건이지만 정부의 주거 취약계층 지원사업 대상자가 아니라면 정부 정책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묻고 싶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도 정부의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 잦은 이사와 전월세 가격 급등이 걱정돼 반지하 등에 거주하는 국민이 많다. 자가 주택이지만 일반 아파트나 주택 소유주와는 차원이 다르다.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지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시장 논리를 강조하면서 공공임대주택에 소극적이다. 부자들의 종부세와 재산세는 감면해 주면서도 공공임대주택은 멀리 한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신림동 참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상이변은 이제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이번 폭우보다 더 심각한 참사도 얼마든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림동 참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반지하 주택 등 주거취약계층이 맞닥뜨린 위험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그 가운데 다수는 정부의 지원사업 사각지대에 있다. 이제부터라도 전국적인 점검과 함께 주거취약계층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라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마침 국토부가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정책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세력이나 부동산 부자들의 나라가 아니라, 신림동 일가의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의 청사진이 나오길 기대한다. 끝으로 이번 폭우로 인해 소중한 목숨을 잃은 홍씨 가족을 비롯해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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