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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득 소장 “꽃핀 후 고사하는 대나무…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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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재득 소장 “꽃핀 후 고사하는 대나무…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강수량·기후위기·영양부족 등
꽃피는 ‘주기설’ 과학 근거 無
생명체 사람처럼 돌봄 필요해
자연·인위적 환경 조건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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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윤재득 공공시설사업소장이 최근 대나무에 꽃이 핀 현상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6

 

[인터뷰] 윤재득 담양군 공공시설사업소장(학예연구관)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대나무에서 꽃이 피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그러나 나무가 말라 생기를 잃어가는 이유에 대해선 한 가지로 단정할 수가 없습니다.” 

윤재득 담양군 공공시설사업소장(학예연구관)의 말이다. 

본지가 최근 전남 담양군 한국 대나무 박물관 내 사무실에서 윤 소장을 만나 ‘대나무’ 개화 원인 등 이상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실제로 올해 담양과 경남 밀양·하동지역 대나무 군락지에서 꽃이 핀 뒤 고사(枯死, 나무나 풀 등이 말라 죽음)하는 것에 대해 산림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생리작용·영양부족·기후변화 등 3가지로 추측하고 있을 뿐 100년 주기설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는 없는 상태다. 대나무꽃은 60년이나 120년 만에 핀다는 주기설이 전해질 만큼 꽃이 핀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전설에는 대나무 열매는 태평성대에나 출현한다는 봉황이 먹는다고 알려질 만큼 귀하고, 대나무꽃이 피면 상서로운 징조로 국가에 길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여겨왔다.

윤 소장은 “대나무 사이 간격을 넓혀 통풍이 잘되도록 밀집되지 않게 간벌(間伐)도 해주고 퇴비도 뿌려주고 환경 조성을 잘해서 가꿔야 한다”며 “너무 방치한 탓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관리 소홀에 대해 언급했다. 식물이든 사람이든 여백이 있어야 숨을 쉬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은 인간의 손이 닿아야 하고 돌봄이 필요하다는 윤 소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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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대나무가 말라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2.08.16

마치 농작물도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자연의 혜택과 인위적인 환경 조건 등이 맞아야 잘 자랄 수가 있듯, 대나무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우후죽순’이라는 말처럼 비가와야 죽순이 올라오면서 대숲을 이루는데 올해 4~5월 남부지방에 거의 비가 내리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분석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식물이 말라 죽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대나무가 언제 어느 시기에 어떤 이유로 꽃이 피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윤 소장은 “다행히 죽어있는 대나무도 땅속에 뿌리가 살아 있어 4~5월께 싹이 움트기 시작해 어린 죽순이 올라온다. 2~3년 후 대나무의 형태를 갖추고 자라기 때문에 대나무 멸종에 대해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담양은 대나무의 실용가치를 알아낸 옛 선조들에 의해 죽세공품으로 유명한 고장이기도 하다. 한국대나무박물관이 담양에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언제부터 담양에 대나무가 자생했는지 유래와 연도를 추정할 순 없지만, 이미 대나무를 소재로 한 생활 용구, 장식품을 사용한 흔적은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담양의 대나무 면적은 약 2600㏊ 정도다. 왕대와 분죽이 대부분이며 맹종죽도 있다. 그러나 식용이 가능한 것은 ‘왕대’다. 또 ‘산죽’이라고 부르는 신우대가 있다. 야산에 많이 분포돼 있고 옛날 조상들이 가는 화살을 만드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덕분에 담양에서는 죽순나물 등 죽순을 사용한 요리를 먹을 기회가 많다.

담양에서는 지난 2003년 대나무를 조금씩 심기 시작해 현재의 대나무 고장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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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윤재득 공공시설사업소장이 한국대나무 박물관 내 대숲 정원에 심어진 대나무의 품종과 종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6

윤 소장은 “최형식 군수의 공이 컸다”며 “당시에는 대나무를 많이 심는 것에 대해 크게 호응하지 않은 주민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2005년 죽녹원 조성 후 그해 12월, 눈이 많이 내려 대나무가 얼어서 터질까 봐 담당 직원들과 대나무에 쌓인 눈을 털어내느라 밤을 새운 일도 있었다”며 “생태인문도시 담양의 중심에는 결코 대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담양군은 최 군수 재임 당시 ‘죽녹원’을 개발하고 국도 29호선 광주에서 망월동을 지나 담양으로 들어오는 초입부터 가로수로 대나무를 심었다. 그 결과 2000년대 1600㏊에서 1000㏊가 증가한 2600㏊로 대나무 면적이 확대됐다. 이 기간이 약 15~20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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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대나무가 말라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2.08.16

현재 ‘죽녹원’은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정원수 보급으로 키가 작은 오죽(검정 대나무)을 주택 조경으로 심기 시작했다. 담양 무월면 달빛 정원의 오죽은 다른 꽃들과 함께 인기 있는 ‘포토존’으로 탐방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더불어 작은 화분에 심어 사무실 책상 앞에 두고 관상용으로 기르는 ‘어려도 대나무’를 개발해 실내에서도 대나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어려도 대나무는 손가락 크기 정도로 작아 실내 인테리어 조경수로 사용한다. 

끝으로 윤 소장은 “대나무가 세계 중요 농업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대나무를 매개로 문화를 끌어나가는 것”이라며 “가장 큰 것은 경제적 소득으로 관광 상품 개발, 홍보에 따른 국민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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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윤재득 공공시설사업소장이 최근 대나무에 꽃이 핀 현상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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