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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바뀌는 경영평가 기준, 목숨줄이니 따라야 하는 공기업의 숙명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정권마다 바뀌는 경영평가 기준, 목숨줄이니 따라야 하는 공기업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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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8.25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요즘 공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한숨을 내쉰다. 문재인 정부에서 신나게 얻어 터졌는데 윤석열 정부에서도 역시 얻어터지게 생겼다고 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경영평가 기준에 내부 혼선이 가득하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것이 공기업의 숙명이다.

최근 정부가 강도 높은 공기업 수술에 본격 들어갔다. 정부는 한국전력공사(한전)를 비롯해 부채비율이 높은 14곳 공기업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고 재정건전화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또 내년에 진행하게 될 2022년도 경영평가 때부터 재무성과 배점을 현재 10점에서 20점(공기업 기준)으로 2배로 늘렸다. 대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일자리 창출 실적 등 사회적 가치 배점은 기존 25점에서 15점으로 축소했다.

직전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올라간 공기업의 문제를 정권 초기부터 단숨에 해결하려는 인상을 주어 정책적 성과를 남기려는 시도란 시각이 있다. 공기업에게 경영평가는 사실상 목숨과도 같다. 등급을 높게 받으면 임직원의 성과급도 넉넉히 나오지만 반대로 등급이 낮으면 임직원 성과급도 없어지고 계속 낙제점을 받으면 기관장 해임 건의도 진행된다. 기관장에게는 살생부인 셈이다.

경영평가 점수 배점 기준은 매 정권마다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기업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기존 해오던 사업방향을 틀거나 다시 짜야 한다. 문 정부에서는 가장 중점을 둔 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신규 직원을 많이 뽑는 것에 배점을 높였다. 일자리 숫자 통계를 늘리기 위해 공기업에 압박이 가해져 공기업은 매년 필요 이상으로 신규채용을 했다. 또 군입대를 앞두거나 휴학 중에 공기업에서 단기간 알바로 일하고 있던 대학생들은 난 데 없이 정규직 전환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발생했었다.

문제는 그 결과로 대부분 공기업들의 부채가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한전은 국제에너지가격이 올라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함에도 정부가 인상도 하지 못하게 하면서 제일 많은 부채가 발생해 문 정부에서 가장 큰 피해 공기업이라 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뀌자 이제는 이전 정부에서 발생한 부채를 바로 해결하라고 난리다. 그리고 사회적 가치 배점은 낮췄다. 빚이 없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공기업은 그대로 따르면 돼 문제가 별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빚이 발생한 공기업은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공기업에서는 모든 곳에 동일한 혁신 잣대를 적용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도 말한다. 좀 더 상황과 처한 형편에 맞게 탄력적으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공기업 혁신방향에 장기적으로는 바른 방향이라고 공감을 하곤 한다. 문제는 너무 곧바로 메스(수술용 칼)를 들이댄다면 상처가 낫기보단 부작용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권 5년 동안 단계를 나눠 점진적으로 적용 한다던가 공기업마다 각각이 지니고 있는 기업의 성격에 맞게 구분해 적용하는 방법이 효율적인 혁신방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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